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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가르치다보면 많이 듣는말이 있습니다.
'거기까지 사고를 못한다.'
'내가 사고력이 부족해서 못풀었다.'
실제 사고력이 미치지 못해서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A->B->C->... 등으로 논리를 전개할때 속도차이가 나면 이건 문제풀이 성패에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직접 학생들이 생각하고 알고 있는 것을 들어보니 저 말이 진짜 사고력의 문제인가라는 생각이 들때가 더 많았습니다.
수능수학문제는 크게 '똑똑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와 '성실하면 풀 수 있는 문제'로 나뉘어집니다.
평가원 기준 1년에 수험생이 추가로 보게되는 문제는 30×3=90문제 입니다.
특이한 해가 아니라면 평년기준 저 둘의 비중은 1~2:89~88 입니다.
통념과 다르게 평가원에서 아예 새로운 문제의 출제는 1년에 1~2문제밖에 출제되지 않습니다.
진짜 냉정하게 보편적인 지능을 가진 학생 기준으로 성실하면 풀 수 있는 문제만 다 맞춰내도
원하는 대학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서울의대 연세의대 아니면 다니지 않겠다는 학생도 간혹 있지만 시대인재 같은 재종에서조차 저런학생은 극히 소수아닌가요?)
요는 틀린 문제들의 면면을 보면 해당 텍스트에 걸맞는 수학적 개념을 표현하지 못한 지식의 부재와
도출한 논리를 끝맺기 위한 계산의 미숙함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학생들도 내심 압니다.
자기가 내용을 몰라서, 계산 못해서 모의고사볼때마다 10몇점씩 쓸려나간거
근데 그 이유를 지식과 계산에 두면 '엄마한테 야단맞으니까' '쪽팔리니까' 등의 이유로 사고력이라는 추상적인 이유를 든겁니다. 특히 요즘은 이걸 재능으로 포장하면서요.
재수 삼수까지 해도 교과 내용을 몰라서 틀렸다 하면 학생입장에서 체면을 다치지만, 사고력이 부족해서 못풀었다고 하면 체면도 덜 상하고, 백업해주는 부모입장에서도 더 할 말이 없어지니까요.
근데 그게 정확한 이유가 아닐 가능성이 크고, 이유를 정확히 마주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습니다.
의학적 기준에 걸리는 지능장애가 아니고서야 보편적인 지능으로 일탈하지 않고 12년+@로 한국에서 수학문제를 골고루 풀었다면 수능수학은 큰 문제가 안생깁니다.
한국어 택스트에서 내포된 내용을 막연하게가 아니라 정확하게 알고 수학적인 식과 그래프 등의 도구로 바꾸는 과정, 경험지식으로 충분히 숙달가능한 부분을 훈련한다면 만점을 받아 인터뷰를 하는 상황은 장담할 수 없어도, 겨울에 따뜻하고 행복하게 새내기 준비를 하기에는 충분합니다.
혹여 성적문제로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는 부모님들은 학생이 사고력이라는 표현을 하면 주의깊게 살피시는것을 추천합니다. 사고력의 부재, 재능이 없다는 도피처는 안락하고 그 도피처에서 재수삼수사수하는 학생들 이 동네에 정말 많습니다.
말투 저런 이유가 원래 대상독자가 학부모였어서 그런거라
여기서 하루에 사고력이란 단어가 수천번씩 쓰이는데
그중 상당수는 지식과 경험의 결핍을 포장한 말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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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의 선택은? 낮에도 올린 투표이지만 더 많은...
설의 연의는 다른 급간입니다. 연의는 연잡대에요
왜 울어요
설연/카 가 아니라 설//연카 라고 말해준 건데
기만 그만
글 취지에 매우 동의합니다
그런데 지식은 수업 들으면 경험은 공부시간 쌓이면 늘어납니다
수능에서 사고력의 핵심은 메포메님이 말한 1년에 1-2문제를 맞히는 것도 있지만, 사고력을 갖춘 학생이 하는 수동적인 공부를 따라가기 위해 사고력이 부족한 학생이 능동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입니다
저 글의 제1 목적은
수학실력이 낮다는 문제상황의 원인을
해결방법이 모호한
‘사고력의 부재‘
해결책이 전무한
‘재능차이‘로 돌리는 현 세태 수험생에 대해 그러지 말라는 거긴 합니다
근데 나도 수학 ㅈㄴ 개못할때 저걸 어케 생각해 ㅅㅂ << 이랬는데 하다보니 늠
근데 저도 과외하는 입장에서 1의 역수를 -1 이라고 하는 학생도 봐서 잘 모르겠음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작년에 가르쳤덕 학생이였는데 솔직히 해결 못함 공부 안한게 너무 누적되어 있었고 수직선에서 x축 y축 이런것도 잘 몰라서 역함수가 y=x 대칭이란것도 이해못함 중1부터 수학 안해서 그냥 최대한 2ㆍ3문제 안 틀리게끔하고 수12는 못했는데 확통은 재밌어해서 확통 23~27이랑 28이랑 29중에 하나 맞고+수12 단순계산 문제만 맞혀서 4등급 겨우 맞았는데 찐 9등급 수준 학생이라 수능 엄청 잘봤다고 좋아함
압도적인(-) 재능 앞에 노력은 무의미하다
수능보기 직전에도 딱 10번까지만 풀게하고+시각ㆍ속도 문제+주관식 2ㆍ3점+확통 그리고 12345 몇번 나왔는지 최대한 잘 찍게 함 ...수능보기 진짜 며칠전까지 공식 암기 못해서 공식 암기집 만들어서 깜지쓰라고함
진짜 열정적이셨네요
동의합니다
착하게 말하면 학생들은 안 읽으려나요
도파민에 절여진 학생들이 좋개 말해서 들을리가..
라는 생각이
같은 맥락에서 수능 국어도 수능 수학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돌아오셨다
저승하고 하이파이브했다가 돌아왔습니다
수능이 천문학적 시험이라는 생각은 안듦
평범한 사람도 빡공으로 3년쯤이면 늦어도 23~24세엔 끝낼수있는 시험
제일 중요한건 많이 푸는 것
20대초 3년이면 천문학적 시험 아닐까요?
20대 중후반 세무사(같은 3년이라도) 변리사 시험보다 훨씬 기회비용이 큰건데
근데 저는 수능 국어가 사실 세무사 변리사 수험서 읽기의 기본이라고 봐서 사실 수능을 기초잡는 훈련이라 치면 둘은 연계되어 있다고 봅니다
특히 수능 때 만든 공부하는 습관은 전문직 얻을 때까지의 기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20대 중후반에 사람이 앉아서 공부를 시작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이 설령 천문학적이어도 의미가 있다)
관점 감사합니다
수능이 싫으면 전문직 안해도 불편하지 않은 공대로…
어휴 이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공대야말로 공부 안하면 단명합니다
마흔에 치킨튀긴다는 썰이 괜히 있는게 아니지요
전문직 수험생에 상응하는만큼 안하면 그냥 끝입니다
공대는 30대 중후반까지 잠깐 좋긴 합니다만 딱 거기까지죠
^2045 특이점^
오면 좋겠네요
최선을 다하지 않아놓고 재능과 사고력이라는 단어 뒤에 숨지 말라는거네요
딱 저 두 단어가 수험생 본인이 최선을 다해도 별 수 없었다는 취지를 암묵적으로 깔고 가니까
이건 단순 뇌피셜이긴 한데, 메포딕님 말씀하시는거 보면
의외로 "진짜 열심히 한 애"가 실패하는 걸 정말 안타까워하실 거 같음
물론 저 기준이 빡빡하시긴 하겠지만
최선을 다한 무한 N수는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원숭이가 햄릿을 타자기로 친다는 통계학적 썰에 따르면
무한이라는 관형어가 붙은 시점에 최선은 필요없죠ㅋㅋ
최선을 다한 N수는 결코 배신 하지 않는다 (N<500)
정도로 정정합니다.
최선을 다한 N수는 결코 배신하지 않습니다 외우세요
단순 교과 내용말고도 아래에서 쌓고 와야하는 능력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게 보통 빵꾸난채로 이상한거만 하다가 수학극복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 듯
사실 그렇게 학생들이 핑계대는 근본적인 원인에 어렸을 때부로터의 사고력으로 인한 스노우볼이 있긴 함
그 사고력이 수학에 대한 흥미나 경험에 영향을 끼쳤을 꺼고 수학 공부량에도 영향을 미쳤겠지
그래서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학생들도 나름 열심히 하려고 했을꺼고, 그런 점에서 이렇게 글 쓰는거는 좀 그런듯
일종의 사실적시 명예회손 느낌?
훼..
모의수능부터 재수까지 만년 미적 2입니다.
저는 사고력을 키우면 다 해결될거라 생각했어요.사고력이 아니라 특정 유형을 공부하는것에 대해서,지식이나 스킬을 배우는 것에 대해서 거부했습니다.어떤문제가 나와도 다 뚫어낼 근본적 능력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했습니다 공부한 스킬이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점수변동에 대한 불안감이 컸습니다.
사고력으로 피지컬로 뚫어내야 한다는 이상한 고집이 있었어요
발상적으로 푸는 건 내 실력이 아닌것같았어요. 또 스킬 같은건 유도해보면 뻔한내용인데 그걸 암기해야해?라고 생각했던것같아요
그래서 이제 스킬이나 유형에 대해서 좀 정리해보면서 공부하려고 하는데 제 방향이 맞을까요?
그냥 내가 농땡이쳐서 망했네하고 넘어가는게 제일 맘편하던데
근데 진짜 곱셈공식도 모르는애 과외해봤는데 죽을맛이었음..ㅋㅋ 숙제도 안해오고 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