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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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를 수능 당일에 결정하게 되어서,
남들에 비해 비교적으로 조금 일찍 재수를 하게 됐습니다.
12월23일.
화련한 크리스마스 앞에 빛나는 나무들,
그 옆에 나는, 낯설게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기에,
말을 잃었던 날이었습니다.
그 때 결심했었습니다.
절대로 결과만을 위해서 이 열등감과 슬픔을
정당화시키지 않겠다고.
무언가를 나는 준비해야만 했습니다.
그 나무를 바라보는 내 자신에게 있어
그 때 당시 시간을 때울 '망상 거리'가
그것밖에 없었노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이 되겠군요.
무엇을 준비할까.
내게는 그것이 '20대의 시작'이었습니다.
대학에 오면 감당치 못할만치 무한한 자유(Freheit)를
얻게될 것이라는 어느 노 교수의 말이
퍽이나 무섭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자유를, '자유'답게 자유로이 쓰기 위해서는
거대한 이 구멍을 무엇으로 채울 지에 대한
나름의 고뇌와 고민이 있어야만 함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수능이 50일도 안 남은 지금,
어느 정도 그 힘든 질문에 대한
답을 내렸습니다.
'따뜻함.'
나는 20대를 나만이 가질 수 있는
따뜻함으로 열기로 했습니다.
누군가는 절대 가질 수 없고,
심지어 아라비아의 신 마저도 빼앗을 수 없는,
나만의 따뜻함으로 그를 열어보기로 했습니다.
그 길이 내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과는
비교도 못할만큼 무섭고, 지독하고, 불안한 것이어도
능력이리라고 생각했으므로.
이번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12월 23일에
어쩔 수 없이 침묵해야만 했던 한 소년의
'한'을 푸는 곡조임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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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딸라
사딸라!
문학 공부하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저도 못하는데요 뭐..공주는 조온나게 성공할거임

히이이이형 힘내자
다 쟐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