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정독이란? | 마음이 해이해질 때에는 어떻게 다잡아야 하나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838710
전 전교 500등정도인 인문계학생인데요 이번 중간고사에서 전교1등을 하려고 공부법을 찾아보던중 인터넷으로된 텍스트보다는 정리된 책이 더 좋다고 생각하여
여러가지 책을 알아봣는데요 그중에서 이광복외 두분이 쓰신 서울대3인합격수기라는 책을 사서 읽었어요
그중에서 이광복님 부분만 읽었는데요 철저한정독이란 문구가먼지 모르겠더랍니다 ^^;
이광복님이 책에 쓰신 철저한 정독이 자꾸 떠올라 다시 읽어봤는데요
한 페이지당 15분을 소비하려면 책을 읽어나가다가 A라는 단어가 나오면 A가 왜 거기에 나오는지 A에 파생되는 이떄까지의 내용등을 모두 머리속에서 나열해서 읽고잇는 내용의 상황에 정리해서 정리하는식인가요?
저는 아무리 천천히 느긋하게 읽으려고해도 심지어 정석책의 개념설명부분에서도 1page당 2분이상이 안 걸리더라구요
물론 그렇게 읽어서 효과가 있고 이광복님이 철저한정독보다 더 좋다고 생각했으면 오르비에 가입까지해서 이런글을 안올렸겠죠?
철저한 정독이 먼지 아주 상세히 적어주세요..
그리고 이 게시판의 몇개의 글들에 대한 이광복님의 리플을 봤는데요
수학 개념익히는데 12개월이 든다는 말을 봤거든요
전 수리 가형 100점권으로 가는데 2개월정도 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개념만 익히는데 12개월이 드나요
재가 중요한것들을 많이 모르고있는거 같아서 충격적이네요..
어떤식으로 개념을 익히는지도 상세히 알려주세요 저에게는 뜬구름 잡는소리잖아요 ^^;
그리고! 저의 공부패턴을 알려드릴게요 옆에서 재가 공부하는거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해주시고 머가 문젠지 알려주세요~ㅎㅎ
수학을 기준으로... 정석책을 펴듭니다
전혀 모르는 처음보는 단원을 진도나간다고 예를 들게요
A단원을 펼치고 개념설명을 읽어나갑니다 다 읽는데 10분 이내로 듭니다
그리고 유제예제를 풉니다 유제를 보며 '이걸 도대체 어떻게 푸는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유제는 20%도 못맞춥니다 유제 답지를 보고 바로 밑에 예제를 풀죠 예제는 거의 다맞습니다 유제에서 숫자만 바뀌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주 어려문 유제 예제 문제에서 결국 막히게 되고 연습문제 30문제중에서 겨우 2~5문제 맞추게됩니다
그리고 나서 크게 낙심하게 되죠 저는 이게 개념을 몰라서 그런가 라는 생각을 해본적이없습니다
문제를 외우려고 했죠 하지만 orbi7.kr 특별학습동에서 조회수쩌는 글들을 모두 읽고나니 개념이 너무너무 중요한것이더군요
그런데 어떻합니까? 저는 개념이란 글자만 알지 먼지 당췌 모르겠어요
개념이 처음부터 진도나가면서 내용을 엄청나게 자세히 읽어서 생기는지
아니면 인터넷강의를 들을떄 생기는지 그 단원을 여러번 진도나가고 그단원의 문제들이 달라보일떄 개념이 생기는지..(이것은 단순히 문제를 외우는것일까요?)
글 쓰고 나서 보니까..철저한 정독이 먼지 알려달라고 3줄만 쓰면 될 내용이네요 나참 ^^;
어떤시각으로 책을 읽는지 아주 잘 가르쳐주세요 부탁입니다
마지막으로! 요세 정신상태가 많이 헤이해져가는데요
그럴떄 마다 이광복님은 어떻게 마음을 잡았는지 공부하기 좋은 상태를만드는 효과적인법 아시는거 모두 알려주세요 부탁이에요..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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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정독에 대해서 말을 해 보자면,
언어 영역의 경우, 하나의 지문이 있으면 이렇게 공부를 합니다.
우선 30~45초 정도 동안 그 지문에 딸려있는 문제들과 선택지를 대충 훑어 읽고, 이 지문에서 어떠한 것들을 파악하는 것이 목표인지를 염두에 둡니다.
그리고 4~5분 동안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풉니다.
문제를 푸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5문제 당 6분을 넘지 않도록 합니다.
이제 채점을 하고, 조금 여유를 갖고 맞춘 문제는 그것이 왜 답인지, 다른 선택지는 왜 답이 아닌지를 내가 설명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만약 하나라도 설명을 할 수 없다면, 그것은 내가 그 문제를 모르는 것입니다. 틀리거나 둘 중에 하나를 고민하다 얼떨결에 맞춘 문제는 당연히 모르는 것입니다.
이제 해설지를 거의 씹어먹는다는 심정으로, 해설지의 내용들 중 중요한 부분, 문제 풀이에 단서가 되는 부분을 지문에 옮겨 적고 그 이유를 표시합니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지문 하나에 30~4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외국어 영역의 경우는 적어도 안정적으로 2등급 이상을 찍을 수 있기 전에는, 문법이나 끊어 읽기가 심각하게 부족한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 옳고, 이 경우에도 공부 방법은 비슷합니다. 기본적으로 문자를 해독할 수 있는 수준의 영단어 암기 (최소한 지금까지 수능 시험에 출제된 모든 단어) 가 필요하고, 그 다음에는 지문의 모든 문장 구조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해설지를 본다든지, 선생님께 묻는다던지 해서, 각 문장의 주어가 어디고, 병렬 구조라면 대등한 단어 혹은 구는 어떤 것들이며, 수식어, 수식구, 수식절은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같은 것들이 모두 표시가 가능해져야 합니다.
개념을 이해했다면 처음 공부하는 단원도 유제는 90% 이상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답을 보지 말고 개념과 유제 문제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문제를 풀려고 노력해 보세요. 단, 한 문제 당 풀이 시간은 15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합니다. 15분이 초과되면 효율을 제고하기 위해서 답을 보고 이해하는 편이 낫습니다. 처음 공부하는 단원에서는 기본 정석 기준으로 유제는 거의 다 풀 수 있고 연습 문제는 1/3~1/2 정도는 풀 수 있고, 못 푸는 1/3도 중간에 막히는 한 줄(미처 생각하지 못한 발상 등)만 뚫어주면 풀 수 있는 것이 그래도 공부를 공부 같이 하는 학생들의 평균적인 수준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봐야 합니다.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우면 좋은 선생님이나 강사, 과외선생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느냐는 질문은 어떻게 보면 철학적인 질문이라 학생의 상태를 바로 옆에서 지켜 보지 않고서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목표는 무조건 높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현실적이어서 중간 중간 달성도 하고, 더 높은 목표로 갱신할 수도 있는 것이 제일 바람직합니다.
전교에 몇 명의 학생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500등이라면 비교적 하위권일텐데, 지금 몇 학년인지 명시하지 않았지만, 그 위치에서 (수학) 전교 1등이나 수리 가형 100점은, (학생이 1학년이어서) 앞으로 남은 2.5년 동안 수리 가형 시험 범위만 공부한다고 해도 달성할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수리 영역의 경우에는 일단 70점 정도에서 한 번의 벽을 마주치게 되고 그 다음에는 88~92점 정도에서 다른 벽을, 그 다음에는 96-97점 정도에서 다른 벽을 마주치게 되는데, 현재 점수대에서 70점으로 가는데 필요한 만큼의 노력이 88~92점까지 가는데 다시 들어가고, 거기에서 96~97점을 가는데 다시 들어갑니다. 그리고 96~97점에서 100점까지 가는 데에는 그동안 들어갔던 만큼의 노력이 다시 한 번 더 들어갑니다.
전교 1등을 따라잡는 것은 남은 시간을 고려할 때 물리적으로 너무 어렵구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500등인 학생이 1등인 학생을 어디까지 따라잡을 수 있는지는 1등인 학생이 공부하는 시간 만큼을 기본적으로 공부하고 그 이상 공부한 시간의 합과 비례하는데, 앞으로 2.5년 동안 하루 평균 24시간을 공부한다고 해도 그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등인 학생이 놀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지요.
저는 고등학교 때, 고등학교 때의 1일이 졸업 이후의 1개월을 결정한다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삶의 효율에 대한 레버리지가 고등학생 동안에는 30배인데, 경제성과 효율성을 이해하는 이성적인 인간이라면 어떻게 공부가 아닌 다른 일을 할 수 있나요.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학생의 전교 석차는 계속 왔다갔다 하지만, 졸업을 하는 순간 그 석차가 고정되어 평생을 갑니다. 보통은 그걸 깨닫는 시점이 20대 중반이라는 것이 때로는 자신 뿐만이 아닌 자손들의 인생까지 흔들어 놓는 비극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