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싱클레어 [429588] · MS 2012 · 쪽지

2018-08-30 12:37:25
조회수 3,878

너무 예민해도 탈 너무 둔감해도 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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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나 문학 같은거 하면 적성 살리기 좋을 거라는데

전공도 휙 틀고 그래서 골치다

신경성이 백분위로 95가 나오는데..


반대로 신경성이 낮으면, 즉 예민한 정도가 낮으면 좋은 걸까?

보통 사람들이 야간 근무 멘탈이랑 체력 다 나가서 얼마 못 한다고 하는데

우리 사장은 정서안정성이 높고 신경성이 낮은 사람이라 우울 불안 스트레스를 거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예를 들면

몇 주 전에 잠을 두시간 자고 급하게 대타해달라는 연락 받고 이틀 밤을 새고 교대자가 20만원을 펑크냈다 실수라고 정정하는 대형사고를 내고 멘탈이 다 박살난 상태였다.


바로 그 때 사장 전화왔을 때

상황 이야기하면서 미칠것같다고 했는데


너 임마 뭐가 힘들어

쿨하게 일해


이렇게 키득키득 거리면서 이야기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었다.


여러 시험이 있고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관둔다고 이야기했을때도

그건 니 개인사정이고

난 장사해야됨 이런 식으로 화내서

버티려고 했던것도 포기하고 그냥 나가기로 했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이나 야간근무 해본 분들이라면 다 알텐데

아무리 공감능력이 없고 세상물정에 어둡다고 해도 뭐 이거 고등학생도 아니고..

야간에 일한다고 하니 군대 갔다온 주변사람들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미쳤냐고 그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고 생활 다 망가질텐데 하면서 그만두라고 한게 생각난다

심지어 위에 썼다시피 나는 겁나 예민한 사람이다

(...)

그걸 한 건 내 100퍼센트 내 바보짓이긴 하지만..


솔직히

나만 나간게 아니라 알바생 다섯명이 관둔 걸 보면 이건 사장 문제인 것 같다.


정상적인 사람이면

힘들겠구나

근데 좀만 더 근무해줘라, 내가 너무 힘들다.

이럴텐데


사실 정상적인 사람이랑 근무를 해서 더 티가 났다

사장님 형님인데

집 망하고 진로 걱정에 야간 근무 죽겠다 하니

엄청 힘들겠구나 근데 그래도 나 좀 도와주셈 

이런 식으로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니 사장이랑 너무 비교됬다고 해야 할까..


심지어 저 인간 근로계약서도 안 쓰고 본사 물건 상습 횡령에 주휴수당 안 준거로 찌를 수 있는데

저 상태에서 나한테 화낸게 더 화난다

나를 얼마나 얕잡아 본거지..


근데 그렇다고

사장님이 나쁜 사람이라고 보긴 애매하다

스트레스 잘 안 받고 겉으론 매력적이고 굉장히 성실한 양반이라

경찰 소방 군인 했으면 딱일 양반이긴 한데

너무 둔감해서 문제가 생기는거 아닐까


근데

친한 카페 사장님한테 저 이야기 했는데

또 까였다

본인 인생에 집중해도 바쁜데 남일 신경쓰지 말라고

한달전에 나오라고 했는데

왜 그러냐고


그렇다

사장님 말이 맞다

난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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