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빌런 라모 [818498] · MS 2018 · 쪽지

2018-08-11 20:38:26
조회수 714

과거 진로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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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입학하고 첫 입학 당시 희망대학/학과를 1지망 지거국 한문학 2지망 지거국 철학 3지망 지거국 화학(....)을 써서 제출했었어요. 3지망이야 만일에 하나 이과갈 경우 희망한다고 별도기재해놨었어서 문제는 안되었었어요.
그 당시 담임선생님이 연세가 꽤 되신 분이셨어요. 지방대(당시엔 대학생=엘리트 지성인이었으니) 국문과를 나오셔서 국어교사를 하고 계셨는데, 제 상담카드를 보고 조용히 조언해주셨어요.

"xx야, 인문대를 가면 굶어죽는다. 나야 시대를 잘 타고 나서 인문대 나오고 선생까지 하지만, 동창회를 가면 정말 암담하다. 교직 빼고는 다 직업란에 '前)......회사.....부 '라고 적혀있다. 교사나 교수, 연구원으로 살려면 학벌이 엄청 좋아야하고, 그 정도 실력이면 실용적인 학문을 배워서 잘 먹고 잘 사는 게 편한 거다.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자."라고 하시면서 종이를 새로 다시 주셨어요. 결국 1지망과 2지망을 각각 상경계로 바꾸고 나서야 그 종이를 받아가셨어요.


그 선생님이 저를 싫어해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는 전혀 생각 안 해요. 자기가 가르쳤던 학생의 앞길이 뻔히 보이니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 당연지사죠. 다만 죄송한 것이 있다면 아직 그 학생이 정신 못 차리고 인문대를 지망한다는 거죠...ㅎㅎ
오늘 진로 관련 얘기를 잠깐 했었기에 갑자기 생각나서 뻘글을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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