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의 무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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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행복하다고 여러번 자기고백을 합니다.
그런데, 행복하다는 감정만 강렬히 내 가슴에 꽂힐 뿐,
무엇때문에 행복한 지,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조금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내가 왜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을 줄곧 나 자신 스스로에게 던지곤 했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다시 불행함의 중심에 놓이었을 때,
'아라비아 사막'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때문이었습니다.
고민하고 고민해보고, 내가 찾은 답은 딱 하나.
내가 유한한 존재임을 인정했다는 사실.
그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나는, 특출나게 무언가를 잘 하는 것이 없습니다.
또 나는, 매우 차단한 불안감에 사로잡혀있기에
'미래'에 대해 확고하지도 않습니다.
또 나는 언젠가는 죽습니다.
매우 나약한 존재.
나는 내가 그런 사람임을 인정했기에,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저 유한성으로부터
무한함을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미래라는 것에 대해 확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내게 오는 반응, 그것에만
집중할 수 있지요.
엡실론 - 델타 논법의 단초인,
수렴의 정의를 이해하고 나서
나에게 왔던 강렬한 성취감을 기억합니다.
나는 그래서, 현재
그것에 몰입하면서
현재를 규정합니다.
강렬한 '반응자석'을 무시하지 않고,
그것에 기꺼이 이끌리는 삶을 살고있습니다.
또, 그것으로부터 앞으로의 반응에 대해서도
이끌릴 수 있다는 기대.
내가 어떻게 규정될 지 모르기에
세상 모든 요소들이 나를 규정할 수 있다는 무한함.
그것이 내 행복의 근원이었습니다.
대단하지도 않고,
특출나지 않아도, 인간이라는 존재만으로
특별해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
유한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한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 나는 '꿈' 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습니다.
주로, '관심사'라는 말을 쓰지요.
내가 지금 관심있어 하는 것에 이끌리는 것이
내가 이 고독 속에서 행복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리라고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진홍의 연가가
겨울에만 울리는 것이 아니라 확신합니다.
하루 하루에 내 자신이 '이끌려야 할 것'에
이끌리고 있음을 성찰하다 보면,
내가 유한한 존재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매일매일, 특별해지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진홍의 연가는
어땠으며,
내일 진홍의 연가는
어떤 음율을 가지고 있을지,
그저 나는 그것이 궁금할 뿐.
그리고 그것을 궁금해하는
내 자신이 그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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