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써보는 카이스트 학교장 추천전형 광탈.ssul + 창의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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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때 였습니다.
꿈이 과학자였기에 당연히 카이스트, 포항공대 입학을 생각중이었죠.
하지만 정시전형이 없었기에 이리저리 수시를 알아보던중
카이스트에 한학교에 1명만 추천할 수 있는 학교장 추천전형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전형이었고, 저희학교에 저랑 경쟁할 사람이 1명있었는데 제가 후보가 되었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짓이었습니다... 저는 지방 사립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내신2.7... 경시대회 수상경력 無
그런데 모의고사는 저랑 경쟁할 친구보다 약간 높아서 제가 후보가 된 것이지요.
그때가 6월 평가원 성적표가 나오고 얼마되지 않았을 무렵이었죠. 그때 쓸데없이 잘쳐버렸습니다...ㅎㅎ
그친구에게 조금 미안한 감정이 있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제출자료를 모으고 해서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면접당일이 되고 면접관과 마주하였습니다.
면접관의 태도는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반갑지 않은? 태도였습니다.
잘 나왔던 6월 평가원 성적표도 첨부하였고
저는 제가 이때까지 과학에 얼마나 관심이 많고, 얼마나 많은 창의적 생각을 했는지 열변을 토했지만
면접관은 그런것에 대해서 전혀 듣지 않았고, 그냥 저의 내신성적표를 보고는
"내신성적이 이렇게 낮으면, 당연히 불성실한 학생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라는 말만 하고 나머지 질문은 이미 "너는 광탈이다 그러니 그냥 대충질문할게" 라는태도로 일관 하였습니다.
당연히 면접탈락할걸 예상했고, 결과는 뻔했습니다. 광탈이었죠.
물론 저는 그해 수능도 아주 말아먹었고, 재수를 해서 어느정도 공부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운좋게 의대를 가긴하였지만
오랜시간이 지나서 그때를 가끔식 생각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내신성적이 낮다고 불성실한 학생이라고 한 말에 대해선 아직도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는 당연히 수능에 대해선 성실한 학생이었고, 공부자체에 성실하고 정말로 좋아한 학생이었기 때문이죠.
수업은 제가 수능공부를 하기위해 의도적으로 듣지를 않았고, 내신시험에 에너지를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내신도 수능만큼 노력했다면 당연히 1.x 초반대 등급을 받았겠지요.
그런데 제 에너지를 거기에 낭비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하지만 저는 면접관이 저를 광탈시킨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말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저는 고3때까지 창의력이 전부인지 알았습니다. 제 잠재력은 누구보다도 크다고 생각하였고
훌륭한 과학자가 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재수를 하면서 어떻게 철이들었는지, 하늘이 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공부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할
시간이 많아졌고,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면서 제가 왜 그렇게 많은 수시에서 모두 다 떨어졌는지 알 것같았습니다.
저는 객관적인 지표로 증명할 수상실적하나도 없이, 창의력과 잠재력만을 믿어달라고 떼쓰는 초등학생 마인드를
고3때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현역 수능을 망한게 인생에서 일어난 가장 좋은일이라고 아직까지 생각합니다.
그런마인드를 가지고 운좋게 수능을 잘쳐서 연구자의 길을 걷는다면,
자만에 빠져서 결국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때문이죠.
물론 제가 정말로 잠재력이있고, 창의력이 뛰어날 가능성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재수를 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공부가 더 좋아지고, 가장 크게 깨달았던건
탄탄한 기초지식이 없는 창의력은 아무 쓸모가 없다... 라는것이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건 창의력이 맞습니다, 하지만 창의력만 가지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과학책에서 나오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창의력 하나로 갑자기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고, 새로운 이론을내고
하는것처럼 간추려 나옵니다. 하지만 좀더 깊게 파고들면, 그 하나의 발견, 이론은 절대로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배경으로 되는 지식들을 체화될때까지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과정들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응용하는 연습끝에 조그만한 창조를 이룰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에 집중을 해야 할 재수때 이런생각을 한 것이 수능성적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연구자가 되는데 정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전 아직은 걸음마단계의 연구자이기 때문에 제가 설명했던,
기본배경지식을 체화하는 지루한 과정이 더 많은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먼 미래에 제가 굳게 믿고 있는 제 창의력과, 잠재력을 쓸날이 언젠가 오면
다시 2010년 카이스트 면접날을 떠올릴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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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사람살리는 임상의사분들도 모두 빛!!
저도 기초의학 전공 생각하고있는데 임상의학에 비해서 좀 널널한가요?
제가 연구실을 잘 골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친구들 인턴하는거보면 몸은 훨씬 편합니다...ㅎㅎ 뭔가 공부를 계속해서 기쁜 마음도 있구요. 연구실 잘못걸리면 스트레스 엄청 받는다더라구요 ㅠㅠ
왜...난...붙고도...찝찝한...것일까 ㅜㅜ
존경합니다 카이스트..
결국 재수해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