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故子) [816345] · MS 2018 · 쪽지

2018-07-02 01: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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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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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오늘도 독서실에서 빠르게 돌아온다





형의 모습은 마치 삶의 낭떠러지에 있는 아니, 삶을 포기하고 사자한테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아프리카의 병든 얼룩말처럼 맥없이 의자에 앉았다





"요즘은 무던히도 더워서 말이야..거기서 더 못있어지더라구.."





형은 맥없이 풀려버린 눈동자를 땅에 떨어뜨릴뿐이다






"...너도 요즘 일들은 잘되어가니? 요즘은 힘들어서 무던히도  노력해.."





"어..어 잘되어 가고있어"





"그래? 기쁜일이네 나도 열심히 해야겠어 야하"





형은 실성한 얼굴을 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다음날 형의 얼굴은 심하게 초췌해져 있었다..삶의 기로라는건 이런것일까..





"다녀오겠습니다 너도 열심히하고"






형은 나즈막히 미소를 띄웠다






옆에있던 아버지는 말을 거들며 "저건  웃는게 아니구만..저런 상들은 잘알지..어험"






형은 날이갈수록 병들어 가고있었다







그날 밤이였다





"야야 자니?"





"...."





"야하 나는 아무래도 1년더하겠다..무던히도 노력했는데두 안따라주는걸보면..."





"아무래도 6월을 보고 삼수결정을 해야겠어.."






"형아..형아 왜그래"






둘은 조용히 눈물을 훔치며 밤을 지새웠다






6월이지났지만 형은 등급에 대해서 전혀 말을 하지않았다..





7월사설, 9월모의고사..






형은 아파트 단지 뒤쪽에 있는 병든 나무처럼 썩어가고있었다





수능날이였다 그날은 이상하게 눈이내렸다






"잘보고 오겠습니다" 형은 그말한마디후 집을 나섰다






형은 그후 7시쯤에 반쯤 정신나간얼굴과 반쯤박살난 안경 헐거워진 가방과 찢어진 옷을입고 나타났다






"계단에서 굴렀숴요..정신이..없네..하하"





그리고 형은 무서울정도로 한마디조차 하지않고 잠을잤다






다음날 형은 비중한 각오로 아버지와께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다





"마지막 기회로해주세요...저도 노력했지만 딱1번만 1번만.."





"기회? 허! 1년을 더하겠다구? 이런 염병할!"





아버지는 골프채를 형에게 휘둘렀다





퍽 소리와 함께 형은 쓰러져버렸다





"흥! 네깟놈이 삼수? 1년더? 어림도없는소리 며칠을 더 공부하겠다고 뻐득거려 뻐득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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