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us [813173] · MS 2018 · 쪽지

2018-06-12 03: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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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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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영화에서 텔레포트 기술을 봤던 적이 있다. 그 원리는 대강 - 물론 현실성은 없지만 - 인간을 이루는 요소들을 분해하여 인간의 모든 구성 요소를 정보화해서 다른 곳으로 전달한 뒤 목표지점에서 재조립하는 식이었다.


 인간이 단지 물질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가에 대한 길고 복잡한 논의를 건너뛰어, 이렇게 전달된 인간은 '원본'과 완전히 같은 사람이라고 치자. 원본이 그러했듯, 이 사람은 단순히 육체적 활동만이 아닌 모든 종류의 지적 활동을 할 수 있다.


 이 사람은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다. 원본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분명 '원본'은 아닌 그는 순간이동의 과정을 경험하였는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순간이동'의 경험 자체에 의해 원본과 복제체는 구분되게 되는 것이 아닌가? 결국 '원본'은 절대로 복제될 수 없는 것인가? 이러한 고민에 따르면 원본과 복제체는 결코 같지 않다. 이는 복제인간에 관한 논의로 발전될 수 있다. 인간을 정보화하여 다른 장소에서 재조립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정보로 '원본' 의 복제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논의는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원본'의 완전한 복제체가 존재한다면, 그는 그의 자아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이러한 논의 자체를 부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의 자아를 정의하는 것은 오롯이 그 자신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모호해진다. 이 문제에 대한 최고의 권위자인 '원본'은,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사라졌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명확히 존재한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복제체' 와 '원본'이 같다는 '복제체'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그는 '원본' 이 되며, 따라서 '원본'으로써 그의 자아에 대한 판단은 옳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복제체'의 주장을 기각하자니 그의 말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까지 쓰다가 생각하기가 귀찮아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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