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초밥이좋아요 [755252] · MS 2017 · 쪽지

2018-05-20 17: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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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時. 유치환,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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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죽으면 한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 유치환, 바위 『생명의 서(書)』(行文社, 1947)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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