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 쪽지

2018-05-16 01: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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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찬우가 보내는 편지(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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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세상을 구하는 중이다"

저는 항상 또래들과 달랐습니다.

학교 수업을 들을 때도 친구들보다 이해하는 속도가 느렸고, 대학에 가서도 남들 다 하는 학점 공부, 토익 공부도 하지 않으며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것들만 했던 사람.

나를 꾸밀줄 몰랐기에 옷 한 벌 사보지 못했고, 돈이 없어 친구들한테 술 한 잔 기울이자고 말 한 번 못했던 사람.

할 줄 아는거라고는 장시간 지하철을 타고 가며 책을 보는 것과 시간이 날 때면 아이들을 데리고 무슨 개똥철학인지 내가 읽은 책들을 다같이 읽고 토론하자며 밤새 흥분에 휩싸인 채, 아 나는 평생 이렇게 살아갈 운명인가보다라고 느끼며 살았던 사람.

대기업에 취직하는 친구들이 아직도 그러고 사냐고 꾸짖을 때면 "나는 지금 세상을 구하는 중이다"라며 대들기 일쑤였던 사람.

생각해보면 그 세상에는 아이들도 있었겠지만, 사실 나도 포함되어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족 관계로 힘들어하는 아이를 어찌해주지 못해, 실컷 얘기만 들어주다 정작 내 가족 모임에 늦어 쩔쩔맸던 적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그런다고 세상이 구해지냐는 주변의 말에
그럼에도 그 친구의 세상은 구하게 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던 기억...




그대는 왜 공부를 하고, 왜 대학에 가려고 하는가.

우리네 어른들이 그대의 윤택한 삶만을 위해 대학에 가라고 하는 거라면, 또 그대도 그대만의 이기심만을 위해 그러한 선택을 한거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그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대가 지닌 가치는, 단지 그것으로만 쓰이기엔
너무나 아까운 것이기 때문.

응원한다. 수험생.

심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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