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일 [812532]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8-05-12 13:58:57
조회수 14,100

전국형 자사고에서 일반고 전학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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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전에 먼저 글쓰기에 소질이 없어서 미리 사과부터 드리겠습니다.


저는 나름 전국에서 이름 있는 자사고 학생입니다.

지난해 대입 실적으로 적어도 전국에서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학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저희 학교에 관심이 아주 많았고 지난해 학교에 합격했을 때의 기쁨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처음 학교에 들어왔을 때는 정말 희망에 가득차고 기쁜 마음으로 학교에 들어왔습니다. 

그 마음가짐으로 기숙사에 들어오고 신입생 OT를 진행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가족과 떨어져서 살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어했지만 금방 적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학교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 둘씩 새로운 경험을 했죠.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50분 수업을 듣기 시작했죠. 생각했던 것과 같게 학생들 그러니까 친구들은 정말 훌륭하였습니다. 중학교 때와 다르게 수업시간에 자는 친구들은 거의 없었고 야자시간에는 딴 짓하는 친구가 없이 모두 공부에 집중해서 정말 재미있게 공부 할 수 있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급식을 먹으면서 우리 학교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기쁜 마음가짐으로 학교 생활을 해나갔고 태어나서 처음 보는 3월 모의고사를 보았습니다. 성적은 그래도 마음에 들었어요. (111111;국영수사과한) 그런데 학교 등수들이 조금 충격적이더라구요.

영어에서 한문제를 틀렸는데 등수가 80등이 나오고 국어에서는 2점이 나갔는데 60등이 나오더라구요.(정확한 등수는 아니고 대략 그정도였습니다.) 선생님들 말씀으로는 다른 과목들은 학년 평균이 대략 1등급 컷 살짝 위로 나오고 수학 평균은 1등급 컷이랑 일치하더라카시더라구요. 그 때는 살짝 자부심이 들었습니다. 우리 학교 수준이 이정도는 되는 구나 하는 마음으로요.


그렇게 학교에 적응하여서 즐겁게 생활을 하였습니다.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1동아리, 2동아리를 들어가면서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물론 공부도 놓지 않았구요. 이때쯤인가 뉴스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수시 계속 확대되는 추세.. 최저등급 폐지

.. 이런 뉴스들이요.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고 비싼 학비까지 내면서 우리 학교를 온 것이 잘한 것일까...? 라는 의심이 조금 들었지만 선생님들의 교육부 비판과 그래도 내신이 그렇게 안나올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잘 생활에 나갔습니다.


그래도 수준 높은 선생님들의 교육과 다양한 활동들을 경험하면서 재미있게 학교 생활을 했습니다. 특히 저희 학교 특유의 독서 프로그램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조금의 의심만을 안고 첫 시험기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과는 다르게 다른 일반고들과 시험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수학과 영어을 제외하면(수학의 경우에는 시험 범위가 일반고에 비해서 2배정도 되고 모든 문제가 서답형이나 서술형으로 출제되었습니다. 그리고 영어의 경우에는 원서를 교과서로 사용하고 원어민 수업을 진행하여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일반고와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그렇게 태어나서 어느때보다 열심히 시험 준비를 하였습니다. 아침 6시 30분아 기상하여 11시 20분 기숙사 자습이 끝날 때까지 쉼 없이 공부했습니다. 시험 2주전부터는 새벽 1시까지 공부를 허락해줘서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1시까지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시험이 시작되었고 그렇게 첫날 시험 국어,수학을 모고 극악의 난이도에 놀랐습니다. 국어는 나름대로 잘봤구요. 시험을 치를때는 자습을 제한 없이 하게 해주어서 새벽까지 공부하며 진짜 죽어라 노력을 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날에는 밤까지 새면서 시험을 끝냈지만 시험이 끝났다는 기쁨보다 성적에 대한 걱정과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차 저녁까지만 놀다가 자습실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가채점을 하고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점수에 충격을 먹고 자살 충동까지 들었습니다.

시험의 변별력을 만드는 것이 배운 내용으로 심화하여 문제를 내는 것이 아닌 잠깐 말로 알려주고 넘어갔거나 아예 찾아볼 수도 없는 문제들을 출제하여 변별력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시험을 끝내고나니 큰 고민이 생기게 되었어요.


4,5등급은 물론이고 6,7등급인 과목들도 수두룩 한 것 같은데 이대로 수시는 하늘로 날아갈 것 같고 시험기간을 한 번 겪어보니 엄청나게 피가 말리고 스트리스로 죽어버릴 것 같았습니다. 이대로 우리 학교에 있는 것이 과연 나에게 좋을까라는 생각이 자꾸 생기다가 이번 계기로 터져서 나오게 된거죠. 제 꿈은 어릴 적부터 의사였고 저희 학교의 의치한 실적이 매우 좋아서 학교에 들어왔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들어와보니 환상이 깨져버린 거죠. 재수율은 80%에 임박하고 대부분의 합격자들은 n수생들이었습니다.


이대로 학교에 남아있는 것이 좋은 선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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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uInMe♤ · 767540 · 18/05/12 14:02 · MS 2017

    제 모교 후배님이신거 같군요.. 힘드신거나 물어보시고 싶으시면 쪽지주셔요

  • YouInMe♤ · 767540 · 18/05/12 14:03 · MS 2017

    그 학교에서 1학년때 5,6,7 있어도 수시로 고대 갔습니다

  • પ નુલુંગ ખਅ · 783475 · 18/05/12 14:05 · MS 2017

    왜 안오시나 했다..

  • YouInMe♤ · 767540 · 18/05/12 14:07 · MS 2017

    저 셤 잘보라고 해주면 안되여? 1시간뒤에 2차고사자너
  • પ નુલુંગ ખਅ · 783475 · 18/05/12 14:08 · MS 2017

    시험 잘보십셔 수시 고공갓 슴밴님
  • Lucid · 774170 · 18/05/12 14:04 · MS 2017

    이미 거기서 시험을 쳤는데 일반고 편입 한다고 해도 수시로 의대는 힘들지 않을까요
    제 친구도 자사고에서 3~4등급 받다가 일반고로 오자마자 전교1등 하긴 했는데 학교 분위기에 휘말려서 놀다가 결국 등급도 폭락하더라구요 정시로 노리고 공부할려면 자사고 분위기가 더 도움될 수도 있어요

  • YouInMe♤ · 767540 · 18/05/12 14:06 · MS 2017

    ㅇㅈ... 일반고 전학가도 교과는 사요나라고 학종도 힘들거같음

  • 교대에가자 · 809569 · 18/05/12 14:06 · MS 2018

    나름 이름있는 자사고 졸업한 삼수생입니다.
    내신 4등급대인 친구도 학종으로 고려대에 붙었습니다.
    대학에서도 자사고, 외고처럼 학생들 수준이 뛰어난 학교는
    내신따기 어렵다는걸 알기에 어느정도 감안해주는걸로 알고 있어요..!
    당장 나온 내신등급으로 너무 자책하지 마셨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봐요ㅎㅎ

  • [철벽상근이] · 801136 · 18/05/12 14:07 · MS 2018

    부럽다...

  • પ નુલુંગ ખਅ · 783475 · 18/05/12 14:10 · MS 2017

    동기님 이제 와서 탈주해봤자 달라지는건 없을듯

    지금은 전국구 자사고 5등급이지만 전학가면 그냥 일반고 5등급 취급받음

  • 베놈 · 802703 · 18/05/12 14:21 · MS 2018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이마일 · 812532 · 18/05/12 14:29 · MS 2018

    제가 진짜 빡세게 정시 대비해서 정시로 의대 뚫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정시 구멍이 너무 작은거 같아서 계속 고민이 되네요ㅠㅠㅠㅠ 수시에 대한 아쉬움도 되게 크고요. 중학교 때에 저보다 공부 못했던 친구들이 일반고에서 올1등급 받거나 전교 1등 했다는 친구들을 보면 너무 부럽더라구요 솔직히 저희 지역이 수준이 낮아서 일반고 갔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자꾸 들고요. 답변들 다 감사핮니다

  • YouInMe♤ · 767540 · 18/05/12 14:41 · MS 2017

    1학년 1학기 중간보고 수시 버리는거 자체가 좀...

  • 이마일 · 812532 · 18/05/12 14:45 · MS 2018

    수시는 계속 안고 가기는 할텐데 학교에 대한 애정이 떨어져가서요

  • 베놈 · 802703 · 18/05/13 01:47 · MS 2018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이마일 · 812532 · 18/05/13 22:37 · MS 2018

    넵 조언 감사합니다!

  • 세르베사K · 723854 · 18/05/12 15:17 · MS 2017

    자사고 출신인데
    1학년 첫 학평에서
    전국 0.1%성적 받고
    내신에 연연 안했어요

    물론 일반고 갔으면
    가볍게 전교1등 했겠지만
    오합지졸 중에서 잘해봐야
    대학오면 실력 다 드러나죠

    대학에 모교출신들이 많아
    모임도 있고 도움도 많이 받아요

    인생최종목표가 대학이 아니라면
    명문고 출신이라는 것도
    나름 큰 메릿인 것 같아요

  • 이마일 · 812532 · 18/05/12 15:25 · MS 2018

    넵 감사합니다ㅠㅠ 열심히 해봐야겠어요

  • 이마일 · 812532 · 18/05/12 15:25 · MS 2018

    다들 답변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봐야겠어요

  • 이름정하기귀찮아 · 590817 · 18/05/12 16:55 · MS 2015

    양서읽기가 마음에 드셨다니;; 지금은 양서읽기 수업 어떤가요?! 저 때는 완전 극혐이었는뎁..ㅠ
    그리고 2차고사 없어졌다더니.. 수학은 100% 서술형으로 바뀌었나보네요 ㅋㅋㅋ

  • YouInMe♤ · 767540 · 18/05/12 17:04 · MS 2017

    2차 2016년부터 폐지요ㅋㅋ

  • 이마일 · 812532 · 18/05/12 18:06 · MS 2018

    사실 진짜 극혐인데 그냥 좋다고 썼어요 ㅋㅋㅋㅋㅋ 영어 토론이랑 양서 시간 진짜 뭐하는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

  • 아세틸콜린 · 793504 · 18/05/12 17:11 · MS 2017

    진짜 공감되네요ㅜㅜ 선배들 실적보고 명문인줄 알았는데 재수안하고 한번에 가는게 더 이상할 정도로 재수비율이 높더라구요.... 역차별 너무한거 아닙니까.... ㅠㅠㅠㅠ

  • 이마일 · 812532 · 18/05/12 18:09 · MS 2018

    넹 ㅠㅠ 너무 함글어요

  • 햇살애 · 702700 · 18/05/12 17:46 · MS 2016

    전주에 있는 학교이시면 그냥 쭈~욱 가시면 됩니다. 재수생 많은건 눈높이가 높으니 당연한거구요. 참고로 1학년때 수학 교내내신 6등급 받아도 현역수시로 지거국의대이상 가는 학교입니다. 물론 3학년땐 1등급으로 올랐지만요. ㅎㅎ

  • 이마일 · 812532 · 18/05/12 18:08 · MS 2018

    넵 전주에 있는 s고 맞습니다 ㅋㅋㅋ 일단 최대한 열심히 해보려고요ㅠ 지금까지 기숙자 자습하고 학원 나왔네요

  • 햇살애 · 702700 · 18/05/12 18:15 · MS 2016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19샤의대 · 803781 · 18/05/12 20:45 · MS 2018

    S고 재학중인 친구들이 세 명다 4등급대에 정시파이터 하더라구요.. 힘내세요

  • 이마일 · 812532 · 18/05/13 22:37 · MS 2018

    ㅠㅠㅠ선배님들도 화이팅하라고 전해주세요

  • 설경제18 · 707616 · 18/05/12 23:58 · MS 2016

    안녕하세요
    ㅅ고는 대학내에도 고등학교 모임이 있고 각 지역에도 모임이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만나기도 하고 좋은 인맥이 될겁니다 또 굳이 수시로 갈 필요 없습니다 그곳에서 갈고닦은 실력으로 충분히 정시 입학 가능합니다

  • 이마일 · 812532 · 18/05/13 22:36 · MS 2018

    넵 조언 감사합니다!!

  • 신세경 · 638272 · 18/05/13 00:09 · MS 2015

    ㅅㅅ고 떨어지고 다른데왔는데 계속 다니시는거 추천드려요 전국어디의대를 가든 선배가있는 몇안되는 고등학교에요. 넓게보시면 다니시는게 장기적으로 도움되리라 생각됩니다

  • 이마일 · 812532 · 18/05/13 22:37 · MS 2018

    넵 일단 진짜 이악물고 열심히 버텨보려고요 조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