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대로샤샤샤 [698222] · MS 2016 · 쪽지

2018-03-22 22: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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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짓으로라도 행복한 대학생활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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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해서 처음으로 학교에 가던 날을 떠올리자면

생각만큼 비참한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익숙한 장소로 돌아온 느낌이었죠

그런데 익숙한 곳이라 괜찮다는, 그 느낌은

일주일도 채 못가더군요.


이제 저는 괜찮지 않습니다.

장학금을 꼭 타야하는 사정이라

학점도 꽉꽉 채워야했고. 강의도 열심히 들어야합니다.

여전히 친구도 몇 없습니다.

이미 학과 친구들은 친할대로 친해졌죠.


통학 하는 길에 선망하는 대학의 과잠을 보는 날이면

이상하게 더 울적해집니다.

아 물론 그건 이상한 일이 아니겠군요.


작년 반수 마음을 처음 가졌을 때 듣던 노래를 들으면

이제는 슬픕니다.

새로운 대학에서 듣게될 줄 알았던 이 노래를,

나는 여전히 이 대학의 도서관에서 듣고있구나.

벗어나지 못했구나.


그런데 어디에도 쉽사리 티를 내지 못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삼수고, 삼반수고 뭐고. 반대하십니다.

그 심정 백번 이해하죠

제가 무슨 성과를 냈어야 부모님도 믿고 지지해주시는 거죠.

그래서 저는 아무한테도 티를 내지 않고있지만,

실은 애교심같은 거 한 톨도 없습니다.

여전히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를 표현할 때,

'우리 학교'라는 말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아주 무미건조하게 ㅇㅇ대학교라고만 얘기하죠.

이게 생각처럼 쉽게 바뀌지 않더군요.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늘 넘기 힘든 벽입니다.

그걸 알아도 계속 도전하는 게 청춘이라 믿고 살았는데.

이제는 정말 확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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