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종반 VS 독재,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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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재작년에 강남대성 본원, 작년엔 동네 독학 재수학원에서 공부를 했던 3수생입니다. (97년생)
여담으로, 오늘 성균관대학교 등록금 납부하고 왔구요, 연세대학교는 현재 추합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재종반과 독재를 모두 경험해본 경험자로서, 어떤 종류의 학원을 선택하느냐도 N수에 있어서 굉장히 큰 요소라는 것을 현역 고3 수험생과 N수를 준비하고 계신 여러 수험생분들께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람들 사이에서 평가가 좋고 이름있는 학원이라고 해서, 그 곳에 다니는 여러분이 꼭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① 재종반 (재수 종합반)
재종반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잘 짜여진 스케줄 (공부, 식단, 자습 등...)
- 좋은 강사진 (학원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 빠른 피드백이 가능하다.
- 같은 처지의 N수생들과 경험 & 의견 공유가 가능하다.
- 경쟁을 통한 공부 분위기 조성
그리고 제가 재종반에서 일년간 공부를 통해 느낀 것은, 재종반 생활은 학교 생활의 연장과도 같다는 것입니다. 만약 학교 수업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 한 학생이 재종반에 등록한다면? 얻어가는 게 적을 수 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수험생 본인이 느끼기에 자신이 정해진 시간동안, 정해진 과목을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타입의 학생이라면, 재종반에 등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런 유형의 수험생은 재종반에서 N수를 한다면 정해진 커리큘럼대로만 해도 성공할 수 있는 학생입니다.
한마디로, 진득하게 책상에 앉아서 공부할 수 있는 학생이 재종반에 적합한 학생입니다.
"잠깐만요! 저는 여태까지는 집중도 잘 못하고, 수업시간에 맨날 떠들거나 잤지만, 이번 N수는 진짜 마음 독하게 먹어서 열심히 앉아서 공부할 자신 있는데요? 저는 재종반 가면 안되나요?"
안됩니다.
정말 냉정하게 말해서, 여러분이 마음먹고 독하게 공부할 수 있는 학생이면 고3 현역때 그렇게 했겠죠. (이게 현재의 제가 재종반 등록 당시의 저에게 가장 하고싶은 말입니다.)
저도 저렇게 생각하고 재종반을 등록했지만, 사람의 습관이라는 건 절대로 쉽게 고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굳게 마음을 먹어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던 아이들 대부분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면 긴장이 풀리고 금방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업때 집중 안하고 놀기만 했던 나도 재종반 분위기 때문에 공부하게 된다? 전혀요. 분위기는 분위기고, 여러분이 공부하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분위기에 맞추는 건 여러분 입이지, 여러분의 손과 두뇌가 아니에요.
그리고, 목숨 걸 정도로 친목질 좋아하고 사교성 높은 수험생도 재종반은 만류하고 싶습니다. 결국 그 안에서 친구 사귀고, 그룹이 형성되는 순간 피시방이나 코인 노래방에 친구들과 매일같이 들락날락하는 여러분을 보게 될겁니다.
아무리 내가 진득하게 앉아서 공부할 수 없고, 친목에 목숨을 거는 사람이더라도 재종반에 등록하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굳이 말리지 않겠습니다. 값비싼 실패 또한 좋은 경험이거든요.
재종반 하면서 1년동안 2000만원 ~ 3000만원 정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학원비, 논술, 단과, 식비, 교통비, 생활비 등)
② 독서실 독재 (독서실 독학 재수)
독서실 독재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장 저렴하다.
- 정말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
저는 독재 학원에 등록하기 전에 독서실에서 약 두 달간 공부를 했었습니다. 정말 자유롭고 저렴한 것 말고는 장점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N수 생활은 너무 자유로우면 꼭 문제가 발생합니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난 오토바이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때문에 정말 강인한 정신력과 헝그리 정신으로 버틸 수 있는 (버텨야 하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그닥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③ 독재학원 (독학 재수학원)
독재학원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어느정도 자유가 보장된다. (학원마다 조금씩 다름)
- 부족한 과목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저는 독재학원의 가장 큰 장점이 자신에게 부족한 과목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 재종반도 자습시간에 자기가 부족한 과목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는데요?"
제가 말하는 공부는, 자습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수업시간까지 포함해서 얘기 하는 겁니다. 제 케이스를 예시로 들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언어쪽에 강점이 있는지라 국어와 영어는 별다른 수업을 듣지 않고도 1등급을 유지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재종반에서는 자신있는 과목인 국어와 영어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국어와 영어 대신, 수학과 과탐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를 원했지만, 재종반에서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과목별로 정해진 시간들이 있고, 자습은 그 별개의 사안이니까요. 하지만 독재는 그게 가능합니다.
만약 수험생 본인이 몇 과목에 대해서 압도적인 자신을 가지고 있고, 몇 과목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면 재종반보다는 독재를 추천드립니다.
독재도 학원마다 선생님이 상주해계셔서 모르는 부분은 언제든지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재종반보다 피드백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또한 독재 학원의 창업이 워낙 쉽다보니, 원장이나 실장이 학원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도 많고, 방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학원을 내버려두고 개판 오분 전으로 만들어놓는 학원도 많다는 것 또한 독재학원의 단점입니다. 재종반이라면 최소한 이런 걱정은 안 해도 되죠.
그리고, 재종반도 학원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독재학원도 학원마다 분위기가 다릅니다. 정말 숨 쉴 틈도 없이 빡빡하게 조여서 관리하는 학원이 있는가 하면, 어느정도 학생들을 풀어주고 자율적으로 공부하게 하는 학원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수험생 본인의 취향으로 남겨두겠습니다.
④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
소크라테스의 어록중에 가장 유명한 대사인 "너 자신을 알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나 자신을 먼저 아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어떤 유형의 공부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파악하시고, 그 다음에 학원을 알아봐도 늦지 않습니다.
무작정 등록했다가, 본인과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이리저리 철새처럼 옮겨다니는 수험생도 은근히 많았고, 학원의 스타일이 나랑 맞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꾸역꾸역 참아가면서 공부하는 수험생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두서없이 이것저것 적어보았는데, N수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부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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