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주의) 해이했던 고3, 재수 전에 자기반성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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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망쳤다.
사실, 당연한 결과였다. 나의 고3은 내가 전에 생각했던 수험생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으니까.
내게 고3의 이미지는, 어두운 방에서 책상에만 불을 켜고 문제집이 닳도록 밑줄을 치던 사촌 누나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막상 고3이 되자 나는 내가 생각했던 모습처럼 살지 않았다. 학교 시험에서는 정시로 대학을 가겠다는 이유로, 모의고사에서는 그래도 우리 학교에서는 나름 괜찮은 성적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내 처참한 성적을 합리화했다.
그리고 애써 감추던 불안감은 9월에 나타났다. 9월 모의고사에선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과외 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스스로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받았다. 아직 많이 남았다고 위로하며 왕복 세시간이 걸리는 과외를 그만두고 발등에 불 떨어진 사람처럼 허겁지겁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허황된 꿈을 갖고 있었는지.
수능은 결코 만만한 시험이 아니었다. 완벽히 준비했다고 자부하는 베테랑들도 미끄러지는 나무가 바로 수능이었다. 나는 아직 제대로 된 자세조차 갖추지 못한 급조된 수험생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미뤄진 일주일동안 나는 이런저런 같잖은 핑계를 대며 공부를 소홀히 했다. 그동안 주변에게 부렸던 허세들은 나의 가채점 결과 앞에 그저 부끄러운 흑역사가 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 뒤로도, 어떻게 써야 할 지조차 모르는 논술시험을 보러 다니며 '하나는 붙겠지' 하는 마음으로 안일하게 살았다. 붙을 리가 없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손바닥을 들어 하늘을 가리려 했다.
그렇게 모든 수시 발표가 끝나는 12월 21일, 나는 미루고 미뤘던 나의 현실과 대면했다. 결과는 뻔했다. 주변 친구들은 하나 둘 대학에 합격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면허도 따러 다녔다. 나만 제자리였다. 그렇게 2017년이 지났다.
사실 지금 많이 두렵다. 1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내가 다시 이 1년을 저번 1년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친구들보다 뒤처진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 모든 것은 스스로가 하기에 달려있다 생각한다.
평생 후회하지 않을 1년을 한 번 살아보리라 다짐한다. 2018년 한 해동안 내가 전에 없이 최선을 다하며 살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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