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톤] 글을 제대로 읽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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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하세요!! 아리스톤 군입니다 ㅎㅎ
지난 번 까지는 논증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연역에서는 가장 중요한 숨겨진 전제에 대해서 말했고
귀납에서는 오해하기 쉬운 인과논증에 관해서 말했습니다 ㅎㅎ
이 논증들을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앞으로도 연습할 겁니다.
2.
그래서 오늘 할 것은 글을 이해하는 것에 대한 태도에 관한 겁니다.
지금까지 했던 모든 행위는 이것을 위한 거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것은 바로
‘예시를 이해하는 것은 글을 이해하는 것과 별개의 문제’라는 겁니다.
즉, 글에서 나오는 예시를 이해했다는 것이 글을 이해했다는 것을 보증해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모든 물체는 지구 중심방향으로 향한다.’ 라는 명제가 있다고 합시다.
이것에 대한 예는 ‘사과가 땅으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위에 명제를 알고 있으면 이 예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과 예시만을 이해한다는 것이 ‘만유인력’을 이해하는 것을 보증해 주지 않습니다.
또한 사과 예시만으로는 다른 물체가 지구 위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예제를 보죠,
예제 2] 2017 수능 국어
하지만 콰인은 가설만 가지고서 예측을 논리적으로 도출할 수 없다고 본다. 예를 들어 새로 발견된 금속 M은 열을 받으면 팽창한다는 가설만 가지고는 열을 받은 M이 팽창할 것이라는 예측을 이끌어낼 수 없다. 먼저 지금까지 관찰한 모든 금속은 열을 받으면 팽창한다는 기존의 지식과 M에 열을 가했다는 조건 등이 필요하다. 이렇게 예측은 가설, 기존의 지식들, 여러 조건 등을 모두 합쳐야만 논리적으로 도출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측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정확히 무엇 때문에 예측에 실패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콰인은 개별적인 가설뿐만 아니라 ⓒ 기존의 지식들과 여러 조건 등을 모두 포함하는 전체 지식이 경험을 통한 시험의 대상이 된다는 총체주의를 제안한다. |
그냥 이해하면 되는 명제는 ‘가설로 예측을 논리적으로 도출할 수 없다’입니다.
이를 통해 가설이 항상 논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리고 예를 보면 금속에 대한 것입니다.
꽤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가설로 예측을 논리적으로 도출할 수 없다’입니다.
왜냐하면 ‘가설과 조건, 여러 조건들이 합쳐져야만 가설로 예측을 논리적으로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렇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다보니, 예측이 틀린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가설만 분석하는 게 아닌, 모든 것들에 대해 전부 다 분석해야한다는 ‘총체주의’를 콰인은 주장하게 됩니다.
[참고] - 예제 2에서 나온 예시 이해
-> 가설만 있다고 해봅시다.
이 가설은 경험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 가설이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왜냐하면 경험 없이 열과 팽창의 관계를 말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경험적 지식은 과학자들이 실험해서 얻은 겁니다.
즉, 가설 자체로는 어떤 것도 말할 수 없습니다.
-> 과연 예제 2에 나온 예시를 이해하는 것이 쉬운가요?
위에 정리한 예제처럼 글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예시는 이해조무사 역할을 합니다.
근데 지문이 어려워지면 예시는 그 조무사 역할도 제대로 못합니다.
그리고 수능 국어는 점점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과연 예시가 우리가 원하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3.
수능 국어의 난이도가 올라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발문이 어려워 진다?
선지가 어려워 진다?
둘 다 아닙니다. 애초에 문제를 내는 방식은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남은 것은 지문이고
국어 난이도를 올리고 싶으면
결국 지문을 건드리는 수밖에 없겠죠.
그럼 지문 난이도를 올린다는 것은 뭘까요?
무작정 지문의 길이를 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수능 지문의 길이는 지면상 어쩔 수 없이 한정될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짧은 지문 안에 더 많은 내용을 때려 박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현상에 대해 ‘정보의 밀도가 올라간다’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정보의 밀도를 올리기 위해서
전문적이고 어려운 단어를 쓰거나
필요가 없는 표현들을 제거하면 됩니다.
그리고 필요가 없는 표현들 중에 ‘예시’가 포함됩니다.
그래서 수능 국어 지문에서 예시가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예제를 보죠.
예제 2] 2018 수능 국어
송신기에서는 소스 부호화, 채널 부호화, 선 부호화를 거쳐 기호를 ⓒ 부호로 변환한다. 소스 부호화는 데이터를 압축하기 위해 기호를 0과 1로 이루어진 부호로 변환하는 과정이다. 어떤 기호가 110과 같은 부호로 변환되었을 때 0 또는 1을 비트라고 하며 이 부호의 비트 수는 3이다. 이때 기호 집합의 엔트로피는 기호 집합에 있는 기호를 부호로 표현하는 데 필요한 평균 비트 수의 최솟값이다. 전송된 부호를 수신기에서 원래의 기호로 복원하려면 부호들의 평균 비트 수가 기호 집합의 엔트로피 보다 크거나 같아야 한다. 기호 집합을 엔트로피에 최대한 가까운 평균 비트 수를 갖는 부호들로 변환하는 것을 엔트로피 부호화라 한다. 그중 하나인 ‘허프만 부호화’에서는 발생 확률이 높은 기호에는 비트 수가 적은 부호를, 발생 확률이 낮은 기호에는 비트 수가 많은 부호를 할당한다. |
먼저 소수 부호화에 대해서 말합니다.
소수부호화는 데이터를 1,0으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0과 1을 비트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가장 작은 비트 수를 엔트로피라고 말합니다.
기호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평균 비트수가 엔트로피보다 크거나 같아야 하네요.
그리고 기호를 엔트로피에 최대한 가깝게 바꾸는 것을 엔트로피 부호화라고 하고요.
엔트로피 부호화 중에 하나가 허프만 부호화입니다,
허프만 부호화는 발생확률과 연관이 있습니다.
발생확률이 높으면 비트수가 적은 부호를 사용하고
발생확률이 낮으면 비트수가 많은 부호를 사용하네요.
자 생각해 보죠.
실제로 위 수능 지문에서 예시는 ‘어떤 기호가 110과 같은 부호로 변환되었을 때 0 또는 1을 비트라고 하며 이 부호의 비트 수는 3이다’ 이 한 문장 밖에 없었습니다.
이 예시만을 이해하여 위에 정리된 내용을 알 수 있을까요?
없겠죠.
그리고 실제로 교수님들은 문장(명제) 자제를 이해하길 원합니다.
왜냐하면 대학교재들이 전문적인 형식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수험생 여러분들이 어려운 문장에 쫄지 않기를 바랍니다.
4.
그러면 다른 영역에서도
명제 자체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한가요?
예, 필요합니다.
다른 영역들 역시 문제가 명제(문장)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죠.
예제를 보죠.
예제 2] 2018 수능 영어 33번
In the less developed world, the percentage of the population involved in agriculture is declining, but at the same time, those remaining in agriculture are not benefiting from technological advances. The typical scenario in the less developed world is one in which a very few commercial agriculturalists are technologically advanced while the vast majority are incapable of competing. Indeed, this vast majority have lost control over their own production because of larger global causes. As an example, in Kenya, farmers are actively encouraged to grow export crops such as tea and coffee at the expense of basic food production. The result is that a staple crop, such as maize, is not being produced in a sufficient amount. The essential argument here is that the capitalist mode of production is affecting peasant production in the less developed world in such a way as to limit the production of staple foods, thus causing a food problem. |
[번역]
제 3세계에서, 농사일 하는 인구비율이 줄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농업에 남은 사람들이 기술적인 이익을 얻지 못한다고 처음에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뻔한 시나리오로 아주 극소수의 농부들만 기술적 이득을 본다고 합니다.
대다수는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더 큰 세계적인 요인에 때문에 대다수들이 그들이 생산품을 고를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케냐의 예를 듭니다.
물론 케냐에서 생산되는 기호 식품 때문에 기초식품을 키울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를 통해 대다수들이 생산품을 고를 수 없다는 사실을 통해 귀납적인 추론은 가능하지만 연역적인 추론을 불가능합니다.
해석을 이어나가서
결과적으로 주요 작물이 충분한 양으로 생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 말합니다.
정말로 말하고 싶은 것은 자본주의자들이 취하는 생산 방식이 제 3 세계에서 사는 농민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영향은 기초식품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사실 때문에 식량문제가 발생한다고 결론내리죠.
이해를 해봅시다.
제 3세계에 있는 일반적인 농민들은 기술적 이득을 못 얻지만, 극소수의 농부들은 기술적으로 이득을 얻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농민들 사이에서는 경쟁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 여기에서 일반적인 농민들은 자신의 이익을 늘리기 힘듭니다 )- 개인적 해석
왜냐하면 경쟁이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따라서 극소수의 자본가이자 농부들은 일반적인 농민들에게 영향을 줍니다.
( 왜냐하면 극소수들이 이익에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 -개인적 해석
그리고 그 영향으로 인해 일반적인 농민들이 기초식품이 아닌 기호식품을 키우게 되었고, 이로 인해 식량문제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예제 3] 2018 수능 수학(가) 20번
(가) 평면 는 선분 AC와 만나고, 선분 BC와도 만난다. (나) 평면 는 선분 AB와 만나지 않는다. |
두 점을 연결한 선이 한 평면과 만난다면, 이 두 점은 평면 반대편에 존재합니다.
이 명제를 이해하면 위 상황을 쉽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선분 AC와 평면 와 만납니다. 이 말은 평면 를 기준으로 점A와 점C가 반대편에 있다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점B와 점C는 반대편에 있습니다. 같은 원리로 평면 를 기준으로 점A와 점B는 같은 편에 있다는 겁니다.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5.
어쩌면 이런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예시를 이해하는 것이 글을 이해하는 것과 연관이 없다고 말하면서
왜 예시를 들면서 설명하지.
...
예시는 이해조무사입니다.
동시에 제가 하는 방식이 수능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흐뭇).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것은
예시를 이해하는 것과 글을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예시보다 명제 자체를 이해해야 한다.
어려운 문장을 보더라도 쫄지 말자.
이 세 가지가 제가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럼 이 세 가지 태도를 지키면서
어떻게 명제를 이해해야 할까요?
흐흐 그건 지금까지 제가 적어놓은 방식을 지키시면 됩니다.
쉬운 단어보다 어려운 단어를 이해하자.
A의 B를 처리할 줄 알아야 한다.
긴 문장을 처리 할 줄 알아야 한다.
연역 – 숨겨진 전제를 적절히 사용해야한다.
귀납 – 인과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자
이 다섯 가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태도를 지켜주셔야 합니다 ㅎㅎ
그럼 이제 남은 작업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문을 읽고 난 후의 작업입니다.
다음시간에는 글을 읽고 난 후의 작업에 대해서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아마 이해하고 체득하시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거라 생각하지만
===========================================================================
잘 보시면 명제와 문장을 섞어쓰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명제와 문장은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섞어 쓴 이유는
모든 문장은 명제 처리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목을 바꾼 이유는 지문 이나 발문을 읽는 방식을 먼저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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