쁍쁍 [714762] · MS 2016 · 쪽지

2017-12-29 09: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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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오르비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4947714

안녕하세요! 이번에 수능 본 삼수생이에요...ㅎ 과탐때문에 고생하고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오르비에 조언을 구했던게 벌써 글쓴 날을 보니 9달 전이네요. 시간이 정말 빠르고, 요새에는 저 혼자만 두고 시간만 흘러간다는 생각을 정말 자주 해요. 

 그 힘들던 3수 기간도 어찌 어찌 지나가고, 수능 연기라는 정말 큰 일도 겪고, 수능을 정말 보고 이제 1년이 마무리되는 연말의 어느 자락에 서서 바라보니 시간이 어느정도 지났음에도 작년의 저는 참 외롭고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여전히 들어요. 과거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다지만 저는 어떠한 대가를 치른다고 해도 이번 한해를 아름답게만기억할 자신이 없습니다. 

 저,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그렇게 한계치에 다다른것 같다, 라고 생각했을 때 오르비가 이상하게 떠올랐어요...ㅋㅋㅋ 바보같을수도 있지만 그때는 여기만큼 N수생이 많은곳이 떠오르지 않았고 현실에서 위로를 구하기엔 제가 너무 위축됐었거든요... 그렇게 눈팅만 하던 오르비에 처음 가입하고 글을 썼을때가 아직도 생각납니다. 저를 위로해주시고 같은 처지라고 동감해주시고, 같이 잘 해보자고 말씀해주시고... 무엇보다 위로가 되었던 말은 제가 이번에 보낼 1년이 어떤 방향으로든지 저를더 나아지게 해줄거라는 글이었어요. 그 댓글은 아직도 캡쳐해서 앨범에 두고 있습니다.

 서론이 많이 길었죠? 

 결과적으로 저는 수시로 그렇게 원하던 의대에 가요. 수학 한문제를 조상님이 도우시고 지구과학으로 과탐을 바꾼게 신의 한수가 아닌가...(뜬금없지만 oz센세... 사랑합니다)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휴학했던 곳에 자퇴를 하러 갈 생각이에요. 인증을 해보고도 싶었지만... 왠지 처음이라 무서워서 이렇게 글만 남깁니다. 

 오르비가 순기능만 있는 사이트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무조건 100% 좋은곳! 이란 없으니까요. 단지 저는 그냥 순수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극도로 우울한 마음에 올린 글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제게 따뜻한 글로 손 내밀어 주셨어요. 그런 글들이 아니었으면 정말로 나쁜 생각 많이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저도 훌륭한 의사로서, 또 하나의 인간으로서 어디서나 아픈 사람들에게 기꺼이 손 뻗을 수 있는 사람이 될게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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