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인문수석희망 [573584] · MS 2015 · 쪽지

2017-12-28 07:33:46
조회수 424

뜬금 감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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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가 경험한 당신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가 삶으로부터 가장 멀리 떠나왔을 때, 저를 잠시나마 웃게 해주신 당신들 덕분에 다시 욕심을 가졌습니다.
오랜 시간 당신들을 너무 보고 싶었고, 드디어 내년이면 볼 수 있을까 싶었지만 끝내 좌절되었습니다.
그래서 좌절합니다.
누군가는 저를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것은 비참한 일입니다.

내후년이면 당신들을 볼 수 있을려나요.
떳떳하지 못한 저는, 올해도 내년도 수년간 보고 싶었던 당신들을 보지 못합니다.
저를 기억하고 있으신가요.
저를 기억하고 있으실건가요.
저를 기억하고 있으실까요.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습니다.
저는 올해도 내년도 당신들을 보지 못할 테고,
인생 지나가는 한 순간에만 저를 보고 지나가셨을, 멋진 인생을 사시는 멋진 당신들은,
당신들을 더없이 소중한 인연이라 생각했던 저도 시간이 흐르면서 당신들을 잊어가고 잃어가는데
저를 기억하실 분은ㅡ 아마, 거의 없겠지요.

슬픈 일이지만, 내후년이면,
당신들을 만나더라도 슬플 수도 있다는 점이,
이런 못난 저라는 점이
가장 슬픈 이야기일 것입니다.

#2.
지금 이 자리에서의 인연도
조금만 가지내면 당신들과 만난 인연이고
또 당신들 중 한 분과 더 큰, 아니, 많은 인연의 연결고리를 만든, 그런 인연이지요.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와서도,
당신들을 떠올리고,
괴로워하고 있어요.

괴로워하는 저는 못난 놈이지요.
하지만
실패자로서 할 수 있는 것은
현실로부터 도망치는 공상을 하는 행위 뿐

여기서의 새로운 인연도 좋은 인연이겠지만
당신들만큼은 아니겠지요
ㅡ라는 생각도, 제가 괴물이 되었기에 내리는 판단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오늘만큼은 더더욱
당신들이 보고 싶어요.
당신들과 가까이 있을 수 있었으면 하는 하루입니다.

#3.
내후년의 일이 실현된다면,
지금 아는 대략 4명의 사람들도
제가 당신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
당신들의 일부가 되겠지요.

그렇게 당신들을 만났을 때,
저는 당신들과 마주볼 수 있을까요.

아니, 지금은
당신들과, 그 4명과, 마주볼 수 있을까요.

눈에 밟히는 것이 참 많습니다.

#4.
일단 당장 꺼야 할 급한 불은,
가장 직접적인 고통의 원인이겠지요.
그저 열심히 바랄 뿐입니다.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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