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epkIqoChZ5sd [743421] · MS 2017 · 쪽지

2017-12-15 23:14:06
조회수 504

어떻게 해야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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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위 말하는 정시충이었어요.

뭘 믿었기에 그랬는지 이제와 하는 후회는 쓸데없지만요.

6평,9평 모두 합쳐 두세개 정도를 틀렸고 10모에서는  국어 하나를 틀렸기에 당연히 수능은 잘볼 줄 알았어요. 언어 습득도 빨라서 10월 한달 한 아랍어도 잘 나올거라 생각했어요. 수학은 일년 내내 잘했던 과목이었기 때문에 수능때도 자신있게 풀었어요. 결과는요? 생전 처음 받는 등급이 나왔어요.

모든 과목이 생전 처음 받는 점수가 나왔어요. 와, 가채점 하는데 정말 눈앞이 캄캄하더라고요.

가장 먼저 부모님과, 수능 만점을 기대하던 담임의 얼굴이 생각났어요. 저만 보면 복덩이라 하던 부장쌤도요.

제 가채점표는 아무도 얻지 못했어요. 사람이 그렇게 오래 울수 있나 싶게, 학교에서 밤을 샜어요. 차마 부모님 얼굴을 뵐 수가 없었어요. 학교 밖 벤치에서 밤을 새고 나니 담임 얼굴을 보게 되었어요. 담임에게 가채점표를 넘기자, 일년간 그토록 환하게 웃어주던 얼굴이 일그러지며 실망이라는 말을 내뱉었어요. 아팠어요.

엄마에게 갈 용기를 냈어요. 역시나. 화를 내봤자 바뀌지 않는 결관데. 화내시는 엄마를 보며 그냥 눈물이 났어요. 그래도, 거기까지는 버틸만했어요. 다음날 눈을 가만히 감고 누워있는데,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지호야, 너는 언니처럼만 되지 말아라. 늘 저를 동경으로 쳐다보던 동생의 눈에 처음으로 다른 빛이 어렸어요.

문과 일등 언니 재수한대, 수능 폭망했다는데? 이런 말이 귓가에 울릴 때마다, 저는 자살을 생각해요.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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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니이이 · 769160 · 17/12/15 23:16 · MS 2017

    같은 수험생의 입장에서 주제넘는 말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수험생활 한번 더 한다 해서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뭔 자살입니까 그런 허튼 소리 마세요!

  • 하시발 · 709046 · 17/12/15 23:17 · MS 2016

    삼수해본 제입장으로서는 힘드시겠지만
    인생의 일련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다시 방향설정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듯이 지금 상황 잘이겨내시다보면 좋은 일도 무조건 올겁니다. 나쁜생각하지마셔요. 수능성적은 인생의 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 나봉선 · 731629 · 17/12/15 23:43 · MS 2017

    쪽지 봐주세요

  • qwertyasdfgh · 700932 · 17/12/21 18:20 · MS 2016

    마음 고생 심하셨는데 고경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