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때 나보다 덩치큰 여사친한테 고백받은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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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말하지만
난 체구가 조금 작아.
반에서 조금 큰 여학생들과 비슷한수준?
중학생때부터 학원에서 알던
키와 덩치 모두 나보다 큰(...) 여학생이 있었어.
약간 비만이지만 공부를 잘하고
수줍음 많은 성격에 착해서
나랑 연락을 좀 많이 했어.
물론 공부 위주로.
애초에 내가 그친구를 여자로 보지 않아서(....)
편하게 대한 것도 있고,
그친구 남사친이 나뿐인걸 알아서
좀 많이 친절하게 대해줬었거든.
시험기간에 내가 시험범위를 물어본다거나,
학원 가기전에 숙제를 물어본다거나 하면
그친구는 다 대답해주고,
내가 고마워서 사족을 좀 붙이는게 대부분이었지.
어느날 학원을 내가 끊게되서
그 친구한테 미리말해주고 학원을 나오는데,
그 친구가 따라나오더라고.
그리고 편지를 하나 주더라.
난 걔네엄마랑 우리엄마가 친해서 뭐 전해주라는줄 알았어.
근데 주면서 하는말이,
'집에 가서 혼자 읽어봐...' 하고 배시시 웃으며 도망가더라고.
어? 잠깐?
머릿속에 퍼뜩 예감이 들었으나
솔직히 펴볼때까지 '설마?'라는 생각 뿐이었어.
내가 이 친구를 여자로 보지않은것과 마찬가지로
이 친구가 자기보다 키도 덩치도 작은 나를 좋아할거란 생각도
0.0001%도 해본적이 없었지.
집에 가서 읽어보기는 개뿔,
집에가다가 농협 ATM기 앞에서 바로 펴봤지.
장문의 공을 쓴듯한 편지.
난 수능 국어시간보다 빠르게 글을 읽어나갔고,
마지막 줄까지 도달했어.
'나 그동안 너 좋아했어. 니가 날 좋아하지 않을 걸 알아서 무리하진 않을게. 잘가.'
아.....
이친구가 나를 좋아했었구나.
그리고 내가 여자로 대하지 않는 것도 알고있었구나.
그럼에도 고백을 한 거구나.
너무 충격을 받아 이불속에서 한시간은 고뇌했었어.
'얘가? 도대체 날 왜? 언제부터? 무엇때문에?'
솔직히 지금에 와서 하는 생각이지만
자신의 체형때문에 자존감이 낮은 친구였는데
고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까.
난 이 편지를 읽고
도저히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결국 핸드폰 문자 한통 보내지않았어.
아무 감정도 없는데 사귀자고 할 수도 없고,
거절하자니 그 친구가 상처받을 것 같고,
계속 친구로 지내자고 하기엔 용기가 없었어.
내가 아무런 답장도 안해서
그 친구는 아마 고백해서 내가 멀어졌다고 생각할테고,
그 친구는 자존감이 더 떨어졌을테고,
다시는...
다른 누군가에게 고백을 못하게 되지 않았을까?
미안하다.
내가 너무나도 겁쟁이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같은걸 좋아해준 것에 감사하고,
다른 누군가를 만나 행복해지길 진심으로 빈다.
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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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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됴륵
우왕 글너무 예쁘게 잘쓰신다
결론이 어떻게 된거에요?
그냥 고백받은 순간부터 연락이 끊겼어요...
사실 고백받은 제가 아무 연락도 안했으니 제가 끊은거죠..ㅠ

글을 정말 이쁘게 잘쓰시네요. 그 친구에게도 진심이 전해지길 빌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