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 절반의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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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남 8학군의 유명 고교를 졸업 후
knds를 2년제로 마치고 고려대 자유전공에 우선합격한 학생이다
고교때 내 성적은 강남의 유명학교에서도 반 3등밖으로 벗어난적이 없었고
전교에서는 최고 9등까지 해보았을정도였다
이런 객관적인 성적보다 높았던것은 내 자신에대한 나의 기대치였다
그렇기때문에 현역 등급제시절 212/122 라는 처참한 성적을 인정할 수 없었고
원서하나 쓰지않고 곧바로 재수에 돌입하게 되었다
사실 많은사람들이 재수라고 한다면
남들보다 늦어진다는 불안함과 주위에서 밀려오는 압박감과 부담
그리고 무엇보다도 힘든 수험생활을 1년 더 해야한다는 스트레스때문에
정말 미칠듯이 고민하는 힘든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의 경우는 예외였다
그야말로 가벼운마음으로
이번시험은 단순한 실수였고, 다음에는 기필코 서울대에가겠지
이런 마음가짐이었기때문에
오히려 내년에있을 좋은결과를 생각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렐 정도였다
턱걸이로 강남대성학원에 무시험 합격후
나의 재수생활은 시작되었다
물론 정말 많은일들이 있었지만
모의고사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은건
아무리못해도 고연대 인문은 가겠지..
라는 절대적인 믿음이 내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것이 학구열이 대단하신 극성 어머니를 둔 탓에
초등학교때부터 '반에서 공부 잘하는 애'로 살아온 10년이 넘는 세월
그리고 어느샌가 그러한 주위의 인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내 자신
그렇기때문에 나는 내 자신을 과대평가하며 대한민국 문과입시라는 벽을
너무나도 만만히 보고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결과는..
언어 94 수리 92 외국어 90
사탐등급 3 3 3 4
라는 최종성적을 받아들게 되었다
어디선가 언수외만 잘받으면 사탐은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듣고
너무 언수외에 치중된 공부를 한게 문제였다
언어와 수리는 그다지 나쁘지않았지만, 2등급 턱걸이인 외국어 점수..
거기에다가 처참한 사탐백분위...
그야말로 대 참패였다
그러나 나는 역시 이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이것이 내 위치라는 것을 인정하지못하고 그저 운 탓으로만 돌리기 시작했다
이번 사탐은 나와 철저하게 안맞는 문제가 나와서 그렇다고..지독한 운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유치한 보상심리
즉, 못먹어도 sky는 가야한다는 강박관념때문에
관심 제로분야의 고려대 보건행정학부에 지원하게 되었다
유료 배치표에서도 합격 가능으로나왔기에 지원한 학과였는데
결과적으로 최종 대기 17번을받고 불합격하고 말았다
더 놀라운것은 당시 내 점수로 고려대 자유전공과 고려대 경영을 썼다면
합격했을 점수였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하자 나는 대한민국 입시제도에 환멸이 들었고
눈치작전의 원서질로 나보다 낮은점수를 얻은사람이 순전한 운으로 합격하는 이런 입시판에
더이상 머무르기가 싫었다
실제로 나와같이 재수에 실패했던 친구가 환멸을느끼고 유학길에 올랐다는 말을듣고
나도 유학이나 갈까...심각하게 고민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더 나은 미래를위한 선택과 도피는 엄연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유학길에 오르는것은 수능 입시라는놈에게 져서 도망치는게 아닌가?
그야말로 악바리같은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입시판이라는 놈을 내 머릿속에 이미지화시켜서
하나의 악당으로 만들고 나니
그녀석을 깨부수고 싶다는 욕망이 솟아났고
그와 동시에 수능에 재도전하려는 의지가 생겨났다.
무엇보다 시급한것은 현역, 재수시절 모두 2등급을받은 외국어
그리고 사탐영역이었다
사실 내 외국어 독해 풀이방식은 이랬다
띄엄띄엄 아는단어들이 보이면
그것들을 토대로 내 임의의 문장을 만들어서
그야말로 내 멋대로 해석해버리는것이다
신기하게도 그 방법으로 문제를푸니 대부분의 문제가 풀렸고
소위 영어 좀 한다는 친구들이 어렵다는 문제를
이방법으로 대충찍으면 그친구들보다 빠른시간안에 풀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순간적인 상황판단과
문맥에 대한 고도의 추론능력등... 상당히 부단한 두뇌의 상호작용을 요하는 방법이다
모의고사나, 연습문제를 풀때와같이 비교적 가벼운 심적상태에서는
이방법이 그럭저럭 잘 먹혀서 1개를 틀리거나 심지어는 100점또한 달성해봤지만
수능을 달랐다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인생에서 상당한부분을 차지하는 이 중요한 시험에서 긴장을 안할수는 없고
두뇌작용이 모의고사때와같이 릴랙스하게 돌아갈리는 만무했다
앞선 두번의 수능시험에서 유독 외국어 영역에서 시간이 촉박하여
나중에는 거의 찍다시피 문제를 풀었고
전에없이 난이도가 높다고 느낀것도 이런때문이었다
그런것도 모르고 나는 이런 엉터리방법으로 풀은 내 점수가
진짜 내 실력이라 착각하며 수능점수를 순전히 운이 나쁜탓으로 돌린것이다
근본적으로 정확한 정공법의 독해를 완성시켜야 했다
같은방법으로는 또한 실패가 뻔했기에..
나는 '속독'을 익히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이것이 가장 힘든부분이었다
언어나 외국어에서 시간을 확보한다면 정말 크나큰 이점이 될것이고
시간에 쫓겨 문제를 찍는일따윈 없을거라고 여겼다
그리고 1년이라는 긴 시간에 속독을 익히는게 설마 안되랴..
역시 이러한 안일한 마음을 가졌었다
그러나 이게 말처럼 쉽지 않았고, 3수시절 나를 가장 괴롭혔던 부분이었다
인터넷 학습프로그램을 통해 속독의 기본기
즉, 한줄을 한번에 보고
글자를 보는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보는것은 이해했지만
기복이 문제였다
어떤날은 정말 물 흐르듯 막힘없이 독해가 되는반면
또 어떤날은 정말 쉬운문장이라도 금방금방 이해가 되지 않는것이다
사실 주위 친구들이 언어공부를 하면서
'언어는 정말 컨디션이 중요해!'
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지만, 그것은 유치한 변명이라고만 생각하였다
그러나 막상 닥쳐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말로만 듣던것과 체감의 차이를 실감하고나니
'역시 아무리 열심히 한다해도 수능당일 컨디션이 안좋다면 말짱 꽝 아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지만, 수능은 예외가 아닐까? 운으로 들어가는 입시..'
이런생각이 들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불면증에 걸릴정도로 이 생각은 계속됐고
아무리 열심히해봤자, 컨디션에 따라 좌우된다고 생각하면
그야말로 미칠것같아 책을 집어던지고 싶은적이 어림잡아 100번은 되었을것이다
그런 괴로운시간은 계속되었고 거듭해서 속독연습을 한 끝에
기복의 차이는 어느정도 줄어들었지만, 어쩄든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었다
이 시기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내가 드디어 '인정'하는 법을 터득했다는 것이다
수능 당일 내가 컨디션이 좋아 평소보다 많은시간을 남기며 고득점을 하거나
컨디션이 좋지않아 시간에 쫓겨 평소보다 형편없는 점수를 받거나
그것은 나의 실체 나의 점수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정을 하고나니 전에없는 배짱이 생겨서
'주사위는 던져졌다. 될 대로 되라! 나는 최선을 다 할 뿐이다'
라는 마인드가 생겼고
심지어 내가 생각치도않던 중경외시급 점수가 나와도
그것은 엄연한 '내점수'이고 '내능력' 이니 점수에 맞춰 대학에 가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마음이 한결 편해지며, 컨디션이 좋지않아 독해가 막히는 날에도
미칠듯이 답답한 느낌이 줄어들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습관이 생겼다
(p.s 중경외시가 하급 대학이라는것이 아니라, 제 치기어린 과거의 표현을 쓴것이니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컨디션이라는것은 '일'단위로 발생하는것이 아니고
심지어 같은날이라도 아침에는 독해가 잘 되다가
점심에는 안되고, 저녁에는 잘되는
즉, 롤러코스터같이 하루에도 몇번씩 바뀔수 있었다
수능 전날에도 나는 학원에 나와 자습을 했는데
역시나 그때도 독해가 갑자기 막히는 등 여러번의 컨디션 변화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나는 '인정하자'라는 간단한 모토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세번째 수능날
앞서 두번의 수능은
반드시 성공해야한다 반드시 sky에 갈만한 점수를 얻어야한다
라는 부담감으로
첫번째 언어시험부터 정신없이 떨렸던 심적상태였지만
'인정하는 법'을 터득한 나에게
정말 마법같이 모의고사를 보는 듯 편안한 심적 고요가 찾아왔고
결과는
언어 94 수리 100 외국어 98
사탐등급 1122/1
가군의 고려대 자유전공 우선합
나군의 서울대 소비자 아동 1차탈락
이라는 결과였다
사실 앞서 마이너스 이미지가 될 수 있는 '절반의 성공' 이라는것을 제목으로 정한것은
정말 이놈의 원서질...
합격은 보장 못하지만 설대식으로 0.5%정도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고도
이 망할 원서질때문에 논술조차 쳐보지못하고 1차탈락을한
내 멍청한 실수 때문이었다
원래 마음대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썼다면 최소 논술은 볼 수 있었을텐데..
앞서 '인정하는 법'을 계속 언급했던 나지만
이부분에관해서 좀체 인정하고 싶지가 않은것이
나도 참 이 방법을 완전히 터득하지는 못한듯 싶다-_-;;
세번의 수능을 겪으며 내가 느낀것은
수능에서는 물론 개인의 공부량, 공부방법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것은 수능 당일날의 심리상태라는 것이다
수능 도중 막히거나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때
나는 그 찰나에 이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이 문제를 내가 틀리든 맞추든 그것은 내 실력이다.
원서질은 몰라도 수능은 운이 아니다.
나는 내 실력을 정직하게 평가받고 그 실력에 맞는 대학을 가면 되는것이다.
그러므로 전혀 떨 필요가 없다. 설령 틀린다해도 그것은 내 실력이니까'
그리고 약간의 자신감이 추가되었다
'나는 지난 1년간 그 누구보다 열심히했다
만약 내가 이 문제를 틀린다면 나머지 전부도 틀릴것이다
누구보다 최선을 다한 내가 틀렸으니 그것은 당연하다'
이런 마인드로 수능을 쳤기에
그나마 괜찮은 성적인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마인드를 갖추는것도 정말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매일 저녁식사후 잠깐 교대 운동장을 걸으면서
나는 항상 시험장에 있는 마인드 트레이닝을 했고
그때마다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노력했고
결국엔 시험장에서도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결국 요약해서 말하면
첫째, 수능 실패의 성적!
인정하라, 그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너의 성적, 실력 그 자체다
둘쨰, 스스로 엘리트 의식에 젖지 마라!
안이한 마음상태는 수능 패망의 지름길이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단련하라
셋째, 수능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약한 과목을 마스터하라!
원인을 모른다면 2연패, 3연패는 불보듯 뻔하다!
마지막, 수능 당일 마인드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라!
심적상태와 수능 성적은 직결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초 긴장상태를 이겨낼 강인한 상태를 만들어 내야한다
이 네가지가 나의 마지막 당부이다
글로는 채 몇줄도 되지않는 짧은글이지만
3번의 수능을 친 못난 수험생이 얻은
나름대로 처절한 교훈들이다
부디 가슴에 새기고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좋은 결실히 맺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가지 더 참 인상깊었던 격언(?)을 첨가하자면
'최선이라는 말처럼 주관적인 단어는 없다' 라는 것이다
요건 사실 메가 수리쌤의 말인데..
내가 스스로 아 오늘은 이만하면 많이 했어...라며 자기만족으로 공부를 대신하려할때마다
떠올리면서 마음을 다잡았던 글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내 다짐을 적자면
세상풍토에 찌들지않고
정말 인류를 넘어 전 세계의 행복을 추구하는
가슴따뜻한 법조인이 되었으면 좋겠고
또 그렇게 될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본 모두가
나처럼 실패의 계단을 걷지않고 전체 인생에 있어서 정말 가벼운 수능 입시라는 벽을
가뿐히 통과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실패한 사람이라도 좌절하지 않기를
2번 실패한 나조차도, 2년동안 이 짧은 글에 적지못한
참 많은것을 배웠기에
좀 더 학교에 일찍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보다 더 큰
많은것들을 얻어가니까...
그럼 여기서 내 두서없는 3수 수기를 마칠까 한다.
내 고3때의 마음가짐을 대변하는 글귀를 마지막으로 이만 줄이겠다
'뻔한 세상의 순한 양보다는
모순덩어리 세상의 반동분자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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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시고 쿨하게 탈퇴하시네요...
ㅋㅋㅋㅋ
잘읽었어요 ㅋㅋ 휴
잘읽었어요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요..잘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