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찬가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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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시 반, 하늘은 아직 어두웠다. 버스 정류장의 사람들은 발을 구르며 입에서 연신 입김을 내뿜었다. 바람이 찼다.
어제와 같은 회색 롱코트를 입고 어깨를 잔뜩 움츠렸다. 고개를 들자 아직도 하늘에 달이 보였다.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
다닐 때도 이 시간쯤이면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와 지금이 이렇게 다르게 느껴지는 건, 다양한
사람들을 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일까? 촌에 자리 잡은 우리 학교에서 등교시간에 볼 수 있는 건 같은 학생들,
사감 선생님들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버스 정류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이어폰을 끼고 아이보리색 코트를 입은 2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여자. 러시아워를 피해서 조금 일찍 출근하는 것 같다.
카키색 잠바에 검은 면바지를 입고 담배를 태우는 키 작은 아저씨, 버스를 타고 한창 공사 중인 판교 신도시 쪽을 지나면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차림이다. 오늘도 일을 위해서 일찍 나선 듯하다. 또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패딩 점퍼를 입은 아줌마와
등산객으로 보이는 아저씨 등등, 각자의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이 시간에 떨면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교실 분위기는 전날과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았다. 아직 어색하고 서먹서먹했다. 옷 스치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쉬는 시간에는
서로 아는 몇몇끼리만 복도에서 얘기했다. 대부분은 자리에 앉아서 책을 살펴본다던가,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던가, 이도저도
아니면 엎드려 잠을 청했다. 수업을 처음 시작하니 이젠 정말 빼도 박도 못하는 재수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우울해졌다. 하지만 주위의 애들을 보니 확실히 투지가 느껴졌다.
〃자, 이제 열 달이 남았어. 작년 고3 때를 생각해 봐, 열 달 남았을 때는 어땠어? 금방 지나가는 것 같으면서도 엄청 긴
시간 아니었어? 재수 생활도 마찬가지야. 열심히 해서 성적이 올라간다면 열 달은 엄청 긴 시간이 될 테고, 안 그러면 또
작년처럼 허겁지겁 지나가겠지.〃
언어 첫 수업, 기출문제로 수업을 시작했다. 주섬주섬 프린트 뭉치를 나눠주는 선생님에겐 왠지 모르게 학자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단정한 셔츠와 니트 차림의 선생님은 안경을 고쳐 쓰고, 앞머리를 뒤로 살짝 넘긴 다음 말을 이었다.
〃열 달! 이거 평생 하는 거 아니지? 딱 열 달만 납작 엎드려서 참으면 되는 거야. 너희는 열 달만 하면 되지? 난 몇 년째
이거만 하고 있어.〃 일동 웃음. 〃그러니까 조금만 참아, 다 지나가면 '그래 그런 일도 있었지' 하면서 지금을 추억하게 될 거야.〃
이지적인 느낌과는 다르게 특이한 억양과 함께 유머감각도 있는 선생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저 선생님이 대성에서 그렇게 유명한 선생님이라며? 평가원에 있었다 그러던데. 재수할 때 별다른 정보도 알아보지
않고 온 나는 무슨 이야기인지 알 턱이 없었다. 나는 받은 프린트를 넘겨보았다. 작년 수능의 기출 소설,「역사(力士)」이었다.
하지만 이게 작년에 내가 푼 그 지문인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시는 뭐가 나왔더라? 악명 높은 비문학 '공룡 발자국' 지문은
기억이 나는데.
〃자, 작년에 봤던 거지? 풀어봐. 5분 30초 줄께, 많이 주는 거야. 시작.〃
교실은 정적 속으로 빠져들었다. 샤프를 잡고 몇 달 전 본 글을 다시 읽었다. 적어도 수능 때 이 지문에서 틀린 문제는 없었다.
편하게 읽기로 했다. 앞의 줄거리 없이 바로 서 씨와 그를 관찰하는 서술자가 나온다. 그리고 서 씨의 내력을 듣고, 서술자는
'그 집'과 나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고는 내용이 완전히 전환되어 '그 집'에서의 생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집의 분위기 때문에
결국 기타를 치지 않는 서술자의 이야기가 나오고 지문이 끝난다. 다시 생각해봐도 난해하지 않은 지문이었다. 문제도 그리
어려운 편은 아니었다. 다 풀고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 대부분 문제를 풀고 있었다. 얼마 안 가 문제를 다 풀고 제대로 다 풀었는지
확인하는 애들도 있었고,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고민하는 애들도 있었다.
〃그마-안. 어때, 바로 작년 걸 다시 풀어보니까? 어려워?〃
본격적인 풀이에 들어갔다. 칠판을 때리는 딱딱거리는 분필소리. 얼마 만에 들어보는 공부의 소리일까. 모두의 눈길이 칠판과
지문을 분주히 오갔다. 언어영역은 학원을 다녀본 적도, 인강을 들어본 적도 없어서 수업 내용도, 방식도 낯설었다. 이런 게
내공이라는 걸까? 설명은 명쾌했다. 언어영역을 별다른 생각 없이 느낌으로 죽죽 풀던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무의식에 내재된
풀이를 사고의 영역으로 끌고 와, 조각조각 해체해놓고 그 원리를 설명하는 식이었다. 마치 페달만 밟으면서 타던 자전거를,
바퀴와 체인과 페달로 분해해서 자전거의 운동 과정을 순서에 맞게 분석하는 것과 같았다.
〃어때? 아까 그 선생님 쩔지?〃
같은 반의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의 말이었다. 점심을 먹고 고등학교 동창 셋이서 옥상에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었다.
다른 한 친구는 2반이었다. 외국에서 살다 와 1년 늦게 고등학교를 들어와서 친구로 지내면서도 형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셋이
함께 첫 날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레 아까 그 선생님 얘기가 나온 것이었다.
〃응 확실히. 아 이래서 재수하면 성적이 오르나?〃
내가 말을 받았다. 친구는 형에게도 말을 건넸다.
〃형네 반은 어때? 언어 수업 했어?〃
〃아-아니, 우리 반은 아직 언어 없었어.〃
〃누구누구 들어오는데?〃
〃어…… ○○하고 ××. 한 명은 잘 모르겠어.〃
잠시 말이 끊겼다가, 우리 반의 친구가 다시 말을 꺼냈다.
〃야 아무튼… 아까 그 선생님 말고도 우리 반에 언어선생님 한 명 더 오시는 분 있는데 그 분이 진짜, 진땡 쩔어, 내 생각에는.
선행반 때 수업 들었는데 애들이 막 찬양해 진짜.〃
나는 호기심이 들었지만 그래? 하고 고개만 기웃거렸다. 친구가 다시 말했다.
〃근데… 여기는 담배를 못 피워서…… 강청(강남청솔)은 옥상에서 흡연 된다는데 여긴 안 돼.〃
〃왜? 원래 재수학원은 옥상에서 피는 거 아냐?〃
한 웹툰에서 작가가 재수하던 시절, 옥상에서 담배 피웠던 이야기를 본 내가 물었다.
〃아냐 근데 여기는 알바가 보고 있어.〃 그러고 친구는 주위를 살폈다. 〃있다, 저기 벽 쪽에 기댄 이어폰 낀 쟤가 알바야.〃
과연 혼자 서서 땅바닥을 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보통 옥상에서는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 하는데, 혼자 조용히
서 있는걸 보니 대충 감 잡을 만했다. 가만히 옥상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걸 보니 꾸준히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튼 춥다, 슬슬 들어가자…… 오, 야! 엄돌!〃
친구는 막 옥상 문을 열고 나온 다른 애한테 갔다. 나와 형을 보고는 먼저 가라고 얘기했다. 친구와 인사하며 뭔가 얘기하는 애는
모자를 쓴, 쾌활해 보이는 애였다. 나와 형은 4층에서 헤어졌다. 오후에는 담임 수업이 있었고 그 뒤에는 사탐 이동수업이었다.
교실에 돌아와 보니 어색한 분위기는 여전했다. 아까 점심 먹을 때도, 복도에서 도시락을 받아 와서 전부 자기 자리에 앉아 조용히
혼자 먹었다. 적어도 고등학교 때의 시끌벅적한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4.5교시 중식수업시간의 느낌이다. 긴 점심시간 내내
이런 분위기였던 걸까? 그래도 간간히 옆 사람과 대화하는 애들이 보이긴 했다. 보통은 이를 닦거나, 좀 전의 수업 프린트를 보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곧 수업 종이 치고, 5교시가 시작되었다.
〃자 이제 오늘부터 진정한 재수 시작이지?〃
담임선생님은 허허 웃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일단 너희들이 오늘 아침에 낸 자기소개서를 좀 읽어봤거든. 아직 다는 아니지만, 일단 그거 갖고 상담을 좀 진행할거야. 음…
그리고 또 반장하고 자리를 정해야 되는데. 일단 반장은 원래 지원자를 받는데 우리 반엔 군대 갔다 온 친구가 있으니까 내가 반장으로
정했어. 아무래도 군대 갔다 오면 책임감도 있고 또 군기도 잘 잡을 테니까. 일단 반장 하면 그 학생은 대학을 잘 가는 징크스가 있어.
그리고 자리는 제비뽑기로 하는데, 뭐 지금은 온 순서대로 앉은 거지? 한 2주일 정도는 이렇게 자유석으로 하고 나서 뽑기로 하자.
이렇게 먼저 필요한 얘기는 다 했고, 수학 얘기를 좀 해야겠지?
내가 원래 이과만 쭉 하다가 올해 문과 담임을 맡게 되어가지구 문과 수업도 들어가게 됐는데… 확실히 문과에서는 수학 처음부터
아예 어렵다고 안하는 애들도 많잖아? 그러지 말라는 말이야. 기왕 1년 더 하는데 수학을 왜 안 해? 나형은 수 I만 보면 되잖아.
못했어도 1년 안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양이라구. 나 말고 선생님 세 분 더 들어오잖아. 선생님들 수업 잘 듣고 따라가. 어렵다고
안하지 말고. 일단 오늘은 첫날이니까 프린트로 수업하고, 교재는 내일쯤 나눠줄 거야.〃
담임선생님의 수업은 행렬 파트부터 시작이었다. 작년에도 많이 고생한 부분이라 그런지 한 장짜리 프린트의 네 문제도 쉽지 않았다.
주위 애들도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행렬이 원래 이렇게 어렵기는 했던 걸까? 복잡한 계산을 몇 번이나 거치고서 답을 구했다.
설명은 이해가 되는 것 같았지만 확실히 작년의 약점이었던 수리를 보충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걱정되기 시작했다. 올해도 수리에서
발목을 잡히면…….
경제 수업은 지하의 큰 강의실에서 했다. 수업이 끝나고 내려가 보니 그 강의실에서 수업을 마치고 교실로 올라가는 학생들이 나오고
있었다. 많은 인파가 좁은 복도에서 엉켜 잠시 동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가까스로 강의실에 들어갔다. 얼핏 봐도 80석은 넘어 보이는
널찍한 강의실이었다. 중간쯤을 택해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 경제 수강 인원이 많은지 사람들은 계속 밀려 들어왔다. 큰 강의실이 거의
다 찼다. 점심 먹고 한 시간 수업을 들었더니 슬슬 졸리기 시작했다.
경제 과목을 생각해봤다. 사실 경제는 기출문제를 풀어봐도 그리 어려운 과목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경제가 수능 날 모두를 충격에
휩싸이게 했다. 기출문제와 EBS를 풀면서 단 한 번도 30분의 시간을 넘겨본 적이 없는데 마킹하기 직전까지도 가장 뒷장은 손도 못 댔다.
패닉 상태가 되어 대충 찍고 넘겼다. 누군가는 그래프 문제를 외워뒀다가 사회문화 시험지에 그려서 풀고 마킹을 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나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소문의 그 인물은 IQ 150이 넘는 멘사 회원……. 결국 39점을 받았는데 두 번째로 충격적이었던 건 39점의
백분위가 99였다. 더 황당한 건 1등급 컷이 38점이었다고 한다. 1점 차로 백분위 3%가 갈리는 현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가장 먼저 나눠주는 프린트는 역시나 수능 기출이었다. 과연, 다시 풀면 이전보다 나으려나?
시험지를 붙잡고 문제를… 문제를…
〃어이, 어이 거기 학생! 안 일어나?〃
…졸린 채로 문제를 풀다가 깜빡 잠들었다.
〃뒤에, 너도! 둘 다 일어나서 뒤로 나가!〃
뒤를 보니 아까 그 모자 쓴 친구였다. 그렇게 둘 다 뒤에 나가서 수업이 끝날 때까지 서 있었다.
네 시부터 여섯 시까지는 쭉 자습시간이었다. 가방을 챙겨서 나가는 애들도 있었지만 꽤 많은 숫자가 남아 있었다. 아무래도 재수 첫
날이니 아직은 다들 열의가 넘칠 것이다. 일단 자습 시작 전에 사물함에서 책 몇 권을 가져왔다. 대성의 기초 교재인 초이스 시리즈였다.
하지만 첫날부터 선생님들의 수업을 들어보니 찬밥 신세인 듯 했다. 아무튼 나는 다른 문제집을 갖고 있지 않아서 이것부터 풀기로 했다.
일단 수리부터 풀기로 했다. 현역 시절 나의 발목을 잡은 건 다름 아닌 수리였다. 재수하면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뭐가 문제였을까? 개념 설명을 읽어보면 다 아는 내용인데 왜 문제를 접하면 도저히 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걸까? 그런 물음을 한 켠으로
밀어놓고 문제를 풀어보기로 했다. 초이스는 보통의 교재와 비슷하게 개념 설명으로 한 페이지, 예제와 유제, 연습문제의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첫 단원인 지수부터 차근차근 해 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잘 풀렸다. 왠지 모르게 수능 직전보다 세 달 가까이 공부를 쉰 지금 수학 실력이 더 나은 것 같았다. 슥슥, 공책 위를 춤추는
샤프의 움직임이 경쾌했다. 글씨가 매끄럽게 써지는 B심이 좋다. 마이맥 밑 문구점에서 산 A4노트를 반 접어서 2단으로 만든 다음 문제를
푼다. 빼곡하게 들어차는 풀이를 보면 가슴이 뿌듯해진다. 그렇게 두 시간을 푸니 첫 단원을 거의 다 풀었다. 자습 분위기는 좋았다.
모두가 고요하게 각자 공부를 하고 있었다. PMP로 인강을 보고 있는 애들이 많았다. 오늘의 수업을 복습하는 애들도 보였고 각자 자기
방법대로 무언가를 했다. 다들 나에 못지않게 열심이었다.
오후 열 시, 첫 날 자습까지 끝나고 학원을 나오니 밖은 깜깜했다. 아이들을 데리러 나온 차들이 골목을 꽉 메우고 있었다. 그 틈새를
비집고 나가 교대역으로 향했다. 모두 지친 모습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한숨을 쉬니 입김이 희뿌연 입김이 나왔다. 이런 날들이
앞으로도 며칠이나 반복 되어야 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몸이 더 피곤해지는 것 같았다.
교대역 2호선 플랫폼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강남대성, 마이맥, 메가스터디 재수생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냥 사람이
엄청 많았다. 3년 동안 이런 빽빽한 전철을 타 볼 일이 없었던지라, 앞으로도 이걸 타고 다녀야 하나 싶은 마음에 숨이 턱턱 막혔다.
성수행 전철이 도착했다. 안에도 엄청난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 밖으로 인파가 몰려나온다. 과연 엄청난 규모의 환승역이다.
그 빠져나온 만큼의 자리를 새로운 사람들이 채운다. 전철은 그렇게 사람을 가득가득 채우고 다음 역을 향했다. 사당까지 단 세 정거장이기에
망정이지, 만약 이걸 타고 신도림까지 간다면…… 끔찍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서초, 방배에서는 문이 열려도 사람들이 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멀뚱멀뚱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틈을 비집고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이 가득한 컵에 넘치지 않도록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그런
느낌이었다. 포화 상태의 전철은 이윽고 사당에 도착했다. 문가를 비집고 나와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다. 이제는 또 버스를 타야 한다.
출구를 나오니 버스정류장의 사람들이 보였다. 그 주변에서 택시 기사들은 〃안양 갑니다〃 라던가, 〃수원, 수원이요〃 등등을 외치면서
손님을 잡고 있었다. 양복 차림의 두 아저씨가 그쪽으로 갔다.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반쯤 업히다시피 한 상태였다. 다른 한 명을 부축한
아저씨는 택시 기사와 흥정을 하는 듯 했다. 서로 몇 마디씩을 주고받더니, 택시로 갔다. 버스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사거리 저 쪽에서 신호에 걸린 버스가 몇 번인지를 보려 눈을 부릅뜨기도 했다. 열 시 이십 분
정도였다. 직진의 녹색 신호가 켜지고, 한 무리의 버스를 필두로 자동차들이 교차로를 건너 이쪽으로 왔다. 앞쪽부터 777, 수원 가는 버스였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쪽으로 몰려갔다. 4212에는 탈 사람이 없었다. 그 뒤에 11-2번이 도착했다. 비산사거리를 가는 버스. 냉큼 버스가 설 자리를
예측해서 뛰어갔다. 금세 사람이 몰렸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내리고, 앞으로는 서로 먼저 타기 위해 견제를 하면서 한 명 한 명 버스 계단을
올랐다. 앉을만한 자리는 눈에 띄지 않았다. 버스는 금방 가득 찼다. 기사는 혹시 뒤에서 누가 뛰어오지 않나 백미러를 슥 살핀 후에 엑셀을
밟았다. 버스는 무겁고 낮은 소리를 내더니, 그대로 움직였다.
반쯤 진이 빠진 상태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맞는 버스를 탔냐는 엄마의 문자였다. 다행히도 잘 타서 30분 내로 도착할 수 있겠다고 답장을
하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버스는 수도방위사령부를 지나 남태령을 넘고 있었다. 어릴 때 읽었던 학습 만화 중에 남태령의 유래에 대해서 나온 게
있었는데, 아마 고등학교 국사 책에 그런 내용은 실려 있지 않았던 것 같다. 남태령의 유래에 대해 읽던 그 시절만 해도 그런 것이 공부로
느껴지지 않고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재미를 잃어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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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쩌는게 진짜 함재홍셈 진짜 사랑하는데.. ㅠ.ㅠ 대박졈 ㅋㅋㅋ
올해 대박수기 하나 나오네여. 님 출판제의 들어올듯?
그쵸그쵸..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ㅋㅋ
오오 기달렸어요... 글 솜씨가 ㅎㄷㄷ 하신데요.....
글진짜쩔어욤..............우와대단하세요!!
ㅋㅋ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 글씨 이뿌당
소나무님 수기 이후로... 이 정도 급 수기.. 보기 힘들었는데.. 기대되네요!
소설읽는거같아요 ㅋㅋㅋ 짱!!
3편기대중이요!!
3편 빨리 써주세요
3편 4편 빨리 컴온~~~~~~~
정말 글 잘쓰시네요!!! 추천 누르고 갑니다
되게재밌네요
3편기대되요
올해 재수결심하는 사람으로서 공감이갈만한 글인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