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kangsoobin [315469] · 쪽지

2009-11-22 21:40:35
조회수 3,535

음 성공도 아니고 실패도 아닌 수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442593

(개인적으로 고3 수능 끝난분들 보다는 수능 보기 전의 분들 혹은 재수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좋겠네요)

가채첨 결과입니다

언 외 수 윤리 한지 근현 사문
96 94 90 44 37 0(?) 36
1 1 2 2 3 5 3 (메가 컷 기준)

수능이 끝났습니다.

Q:저 뭐하냐구요?

A:그냥 TV보고 질리면 컴퓨터 하고 컴퓨터 질리면 TV보고

Q:성적이요?

A:그냥 그래요

Q:하고 싶은 말이 뭐냐구요?







저는 지방에서 평범한인문계(야자 10시 30분까지 시키는)에서 고3 생활을 했던 학생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아직 연합고사가 있습니다 그때 당시 180점 만점에 170개를 맞고 학교를 들어갔네요.

(개인적으로는 아주 맘에 드는 제도 입니다. 중학교때 놀고 살아도 한달 빡세게 공부하면 고등학교를 보장해주는)

고1 때 440점까지 찍었습니다. 거의 언어 외국어 100 찍고 수학은 80점 정도 나머지는 사과탐 점수겠죠.

고2 때 난생처음 458점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기분 째지죠, 458 찍고 동문들 다 모여 있는데 앞에서 단상앞에 나가 장학금 받고.

근데 그게 끝이였습니다. 성적 적당히 찍었으니까 이제 좀 놀아야 겠다.

건방져지고, 엘리트 의식에 쩔어있고, 난 기대주니까, 난 뭘 해도 되겠지

458점에서 350점까지 쫙쫙 떨어집니다. 고2 5월달에 저 점수 찍었으니까 정확히 고3 5월달에 358점 나왔거든요.

그리고 적당히 공부하다가 올해 공부한 것에 비해서는(사실은 수능이 너무 쉽게 나왔지만) 가채점 결과가 잘나왔네요

(저도 사람인지라 사탐이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그니까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구요?


고등학교 생활동안 한번도 머리를 길러본적이 없습니다. 학교가 항상 스포츠컷(귀두컷) 만 가능했거든요. 반삭도 불가능한 학교

였는데 머리가 길어지니까 그동안 못한 것이 다시 표출되는건지 항상 머리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핸드폰? 역시 고등학교생활동안 핸드폰은 손에 대본적이 없습니다. 학교도 이또한 금지...

MP3도 불가능. 영어듣기 해야한다고 말하는데도 절대 허용 안되는 학교였습니다.

이 모든것이 수능 끝나고 모두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수능 끝나고 나니 허탈합니다. 수능이라는 목표도 없어졌고, 대학은 이제 점수가 보내주는거지 제가 지금부터 공부한다고

가는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이제 대학 갈일만 남았습니다. 정말 FREE한 시간입니다.

누구의 터치도 없습니다. 하루종일 컴퓨터해도 부모님조차 아무말씀 없으십니다.





그런데 이제는 공부가 하고 싶습니다.

적당히 공부해온게 너무 아쉽습니다.

정말 밤을 새가면서 공부한적도 없고 공부때문에 코피 흘려본적 없는 제가 부끄럽습니다.

따지고 보면 고3생활만큼 정말 공부 열심히 해야할일, 또는 할일 없습니다, 고시 칠분들은 예외겠네요. 근데

고시준비 하시던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고3생활동안 공부 하는정도만 하면 고시 붙는다고 말씀하십니다.

핸드폰 생기고 나니 문자도 보내고 싶구요 문자 오면 답장도 날려줘야죠,

컴퓨터 하루종일 해도 누구 하나 뭐라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밤 12시 다되서 들어오면 좀 뭐라 하시긴 합니다.

근데 내일 이야기 하자 라고 그냥 말하고 자고 나면 끝입니다.




정말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하기가 힘듭니다.

고3 생활 열심히 못보낸게 후회됩니다. 정말 평생동안 그렇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물론 지겨울 수도 있습니다. 아니 공부 안하고 성적 잘나오면 그게 더 좋은거 아니냐구요?


정말 아닙니다.

공부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 하나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저는 정말 많은 유혹속에서 뼈를깎는 고통이 없는 이상 저는 제 자신을 극복 하기 힘들껍니다.





정말 열심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부탁드립니다. 부탁입니다. 저는 당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부탁드립니다. 간곡히.

정말 열심히 공부해주시기 바랍니다. 자기 자신을 이겨주세요.

고3만이 가질 수 있는 열정을 가져주세요. 고3만이 지닐 수 있는 열정을 갖지 못하고 사회로 나오면

소모품에 불과합니다. 지속시간 80년의 소모품. 자기 자신이 능동적으로 자신을 이끌어 나가는게 아닌

사회가 요구하는대로, 조직이 시키는대로, 주변사람들이 말하는대로.

내 인생을 소모품으로 끝내기 싫다면, 정말 한번 열심히 해보세요.

부탁입니다. 이글을 읽는 분들중엔 현역, 재수생(혹은 장수생)도 있고, 수능을 봐야할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러니까 현재 입장에서, 재수도 맘대로 할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저는 공부할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재수 해서 정말 피터지게 공부해보고 싶다고. 재수 해야겠다고.

근데 이런 성적 맞고 나니 부모님이 그냥 되는데 가서 반수치라고 합니다. 근데 반수 그게 망하는 지름길이지요 뭐.

결국 저는 이제 열정을 쏟을 일이 없는 겁니다. 그게 가장 한스럽네요.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마지막으로 몇마디만 덧붙이려고합니다.

1.고3 처음 맞은점수, 독하게 마음갖고 공부 하지 않으면 그대로 갑니다.수능성적까지. 저도 그대로 갔습니다. ^^;

2.일생동안 열정쏟을일은 고3밖에 없습니다. 열정을 가진 고3을 지닌 사람만이 정말 멋있는 사람입니다.

3.수학은 신승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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