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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날개 [218575] · MS 2007 · 쪽지

2008-02-11 07: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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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8등급 수리 5등급의 연세대 경영계열 합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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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동에 올려야 하나, 합격자수기에 올려야 하나 고민하다 학습동에는 두 가지 내용을 병합해서 올리고, 합격자 수기에는 수기만 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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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8등급 수리 5등급의 연세대 경영계열 합격기 ~즐거웠던 2007년을 회상하면서~

과연 제가 이곳에 글을 쓸 만한 자격을 갖추었는지 확신이 서지는 않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이 목표를 쟁취하신 훌륭한 분이 워낙 많이 계셔서, 그 성취와 비교하면 ‘내가 이룬 것은 한 없이 작은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러나 이 글이 입시를 앞두고 있는 수험생 단 한 분에게라도 희망과 도움을 줄 수만 있다면 소심한 걱정 정도는 떨쳐 버릴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제 글을 보고 모두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저의 오래된 과거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어린 시절 장래 희망은 단연 ‘과학자’였는데, 그것은 아마 과학이라는 학문이 호기심 많던 저를 이끌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각종 과학 실험 기자재가 방안에 가득했고, 심심하면 원소주기율표를 외웠었죠(지금은 까먹었습니다만). 또 전자 제품은 꼭 분해해서 구조를 살펴봐야만 직성이 풀렸기 때문에 물건들도 무사할 날이 없었죠.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는 컴퓨터에도 관심이 생겨 매일같이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여러 대회에도 참여하게 되었는데, 과학 상자 대회, 전자 조립 대회, 과학 창의력 경시 대회, 정보 올림피아드 대회 등에서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제 꿈은 이공계열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믿음에 흔들림이 생겼습니다. 수학이 너무도 싫었던 거죠. 이 길은 무언가 내 적성과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신호가 계속 느껴졌습니다. 흥미가 떨어지는 과목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했고,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더욱더 수학과는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저는 학교 공부를 위해 여태껏 단 한 군데의 학원에도 다녀본 적이 없습니다. 다른 과목은 어느 정도 혼자 집에서 공부할 수 있겠는데, 수학은 어려웠죠.

게다가, 수학을 비롯한 모든 과목을 공부하는 자세 역시 지금 생각해보면 바람직하지 않았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더라도 확인하지 않고 넘어갔고, 시험 대비는 시험 전날 벼락치기였으니까요. 영어 듣기도 못했는데, 듣기 연습을 하지 않으니 매번 영어 듣기 시험에서는 고전을 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게 고3 때까지 이어졌죠. 어쨌건 중학교 때는 그 정도의 작은 학습량으로도 3등급 정도의 성적은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수학은 빼고요^^;

그런데 때가 흘러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예비 고1에 대비한 선행 학습 학원을 분주하게 다녔지만, 솔직히 말해 저는 주구장창 놀기만 했어요. 배치고사를 치르고 드디어 입학하게 되었고, 담임 선생님과 상담하는 시간에 망친 줄 알았던 제 배치고사의 결과를 알게 되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전산 오류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반에서 3등를 했다는 거에요. 그것은 ‘성적이 갑자기 추락하면 뭐라고 생각할까’ 하는 걱정을 안겨다 주었고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곧 1학기 중간고사를 치렀고, 예상대로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을 얻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어 과목 OMR 카드에 사인펜이 살짝 묻어서 저와 제 친구 점수가 각각 10점, 11점으로 찍혀 나왔습니다. 황급히 점수를 정정하기는 했는데, 정정한 점수가 54점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국어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었는데 노력을 하지 않으니 추락한 겁니다. 담임 선생님께서 \"점수 고쳐서 몇 점 나왔냐?\" 하고 물으시는데 대답을 할 수가 없어서 얼버무려버리고 말았어요. 영어, 수학도 70점, 59점을 받았죠. 아마 선생님도 엄청난 하락폭을 보여준 제 성적을 보고 놀랐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그때부터는 조금 공부를 했습니다. 기말고사 때 중간고사에 비해 국어는 35.8점, 국사는 20점, 영어는 22점을 올렸으니 이만한 성적 상승 사례도 드물 겁니다. 아마 제가 학습지를 풀었거나 학원에 다녔다면 홍보 자료에 실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수학 점수는 59점에서 53.6점으로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이 때 인문계열로 진로를 굳혔습니다. 순전히 수학 때문이었습니다.

그 후로 어림잡아 제 공부 시간의 90%는 수학에 투자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문제를 풀었습니다. 1학년 2학기 때는 5등급이던 수학을 3등급으로 올렸고, 2학년 들어서는 2등급 정도의 성적을 꾸준히 받을 수 있었습니다.

수학에 집중한다고 해서 결코 다른 과목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습니다. 전체적인 공부량이 늘었기 때문에, 수학을 제외한 다른 과목의 공부량 역시 줄기는 커녕 오히려 늘었죠. 조금 공부를 소홀히 했다 싶은 과목도 3등급 이내에 드는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편 2학년 중반 쯤 되면 수능에서 응시할 과목을 결정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가야 합니다. 후보 과목이 압축되는데, 저는 과감히 서울대를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1학년 내신이 워낙 좋지 못한 데다가, 국사와 제2외국어를 준비할 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정에 따라 국사와 제2외국어를 공부 시간에서 완전히 제외했습니다(제2외국어 응시는 했습니다.).

제가 3학년이었던 2007년은 즐거운 한 해였습니다. 꾸준히 점수가 오르는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모의고사 시험을 칠 때마다 성적이 나아졌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해나가면 수능에서 전영역 1등급을 받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3학년 2학기가 되자 반 아이들의 상태가 조금 이상(?)해 졌습니다. 떠들기도 하고, 땡땡이도 많이 쳤는데, 저는 그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그렇다고 미친 듯이 죽어라 공부만 한 것도 아니에요. 쉬는 시간에 친구와 닌텐도 DS로 마리오 카트도 하고^^; 집에 가서는 컴퓨터로 일본 애니메이션도 봤습니다. 그러나, 주종 관계를 절대로 뒤집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주된 관심사는 ‘수능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얻는 것’ 이었으니까요. 게임이나 컴퓨터는 주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죠.

9월이 되자 수시2학기 모집이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내신보다 수능이 훨씬 나았기 때문에 정시모집의 전형이 저에게 유리했지만, 주어진 기회를 그저 놓칠 수만은 없으니 설령 떨어진다 하더라도 지원은 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연세대 식품영양전공과 고려대 경영대학에 원서를 냈습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논술 시험 날짜가 같았기 때문에 한 군데는 포기해야 했는데, 수능 가채점 결과를 보고 생각보다 못 쳤으면 연세대에, 잘 쳤으면 고려대로 갈 마음이었죠.

9월 말부터는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고, 보충 수업이 끝나는 대로 바로 집에 갔습니다. 수능 시험이 임박한 시점에서 무리해서 공부해 봐도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 바탕에는 이제까지 공부를 충분히 열심히 했다는 나 자신에 대한 신뢰가 있었습니다.

또 막판 등급 고르기에 매우 많이 신경을 썼습니다. 제 3학년 모의고사 등급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03월 : 312/1121
04월 : 221/1111
06월 : 222/1211
07월 : 212/2221
08월 : 311/1111
09월 : 211/1112
10월 : 121/1124
11월 : 112/1211

보시다시피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목표였던 연세대, 고려대 경영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세 영역에서 필히 1등급을 받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각 과목간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습니다. 하나를 누르면 다른 하나가 튀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누르는 강도를 조절해야 했죠. 비록 모의고사에서 세 영역 모두 1등급을 받은 적이 없었을 지라도, 반드시 수능에서는 그 등급을 받고야 말 것이라고 자기 암시를 했습니다.

수능 전날, 가져갈 물건을 챙겼습니다. 도시락(김밥), 귤, 수건, 휴지, 물티슈, 수험표, 원판사진, 신분증, 아날로그 시계, 폼 클렌징, 지우개, 연필, 사인펜, 평가원 모의고사 문제지 등.

당일 고사장에는 7시쯤에 도착했는데, 틀렸던 평가원 모의고사 문제부터 살폈습니다. 수능 문제와 가장 유사한 문제가 평가원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죠. 또 능력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 언어 영역과 외국어 영역의 지문을 빠르게 읽는 연습을 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가채점을 하고, 예상 등급 구분 점수를 봤을 때 저의 기분은 최고였습니다.

일주일 후, 고려대에서 수시 논술 시험을 봤습니다.

그러나 떨어졌습니다.

수능 우선 선발 조건을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원인이 뭘까 생각해 보니, 다른 수능 우선 선발 자격을 갖춘 학생들보다 학생부 성적이나 논술 성적이 미흡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내신 성적은 이미 종결된 것이었고, 상대적으로 나쁜 내신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논술을 조금 더 잘 쓰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불합격을 뒤로하고 정시 원서를 쓸 날이 다가오자, 저는 연세대 경영계열과 고려대 경영대학을 놓고 어떤 곳이 유리할지 끊임 없이 고민했습니다. 연세대에서 수능 우선 선발자는 논술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연세대로 몰릴 것이 불 보듯 뻔했습니다. 게다가 연세대 논술 시험도 경험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성적 산출을 해보니 낮은 제2외국어 등급 때문에 제2외국어 영역에 가산점을 주는 고려대가 훨씬 불리하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불확실하지만 어쩔 수 없이 연세대에 원서를 냈습니다.

고려대 논술 준비는 오직 고려대에서 발간한 ‘고려대 논술백서’로만 했는데, 그것 때문에 제 논술 경험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3만원 정도의 대학별고사 인강 하나를 들었습니다. 제 최초의 논술 강의 수강이었죠^^;

그리고 연세대에서 제시한 우수답안을 보면서 어떻게 써야 좋은 점수를 받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면서 감이 잡혔습니다. 연세대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시간 분배 계획을 짜고, 첨삭을 받는 대신 해설과 비교하여 제 스스로 자신의 답안을 첨삭하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합격했습니다.

제가 짧은 수험 생활 중에 깨달은 것은, ‘겸손’입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고, 다른 사람에게 물어 답을 구해야 합니다. 성적이 우수한 친구들을 보면 고작 1개 틀렸다고 우울해 하는데, 그것은 자신보다 성적이 낮은 친구에게 자기 성적을 과시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욱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진일보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만족하는 사람에게 발전은 없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는 것이 공부의 첫걸음입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면 덧글을 통해서 질문해 주세요.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영역별 학습 방법 같은 것은 학습동에 올렸습니다.

http://orbi7.com/bbs/zboard.php?id=pls_study&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275
http://www.megastudy.net/event/200801_success/success_view.asp?idx=448561&page=1&smode=&ssort=&s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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