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배신하지 않은 단 하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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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과는...
암담했다.
평소 모의고사 점수와 비슷했다.
시험 끝난 후 수학을 심하게 망쳤다고 절망했던 탓에, 채점 하고 난 직후에는 오히려 그렇게 많이 안 틀린 것에 안도했었지만..
그리고 그냥 무사히 시험을 치른 것에 대해 감사하기만 했었지만..
나중에 학교 애들과 점수를 비교해 봤을 때 내 점수가 원하는 대학이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을 때, 거의 미쳐버릴 것 같았다.
수능 보기 전, 모두들 나한테만큼은 넌 정말 잘 볼거라고 말해주었었는데..
넌 노력한 만큼... 진짜 1년동안 열심히 했으니까 넌 진짜 그만큼 나올거라고 이야기해 주었었는데..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이렇게 힘든건지.
나는 항상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했는데 왜 남들보다 결과가 나빠야 하는건지..
너무 힘들었다. 그때가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던것 같다.
친구와 같이 매일 울고, 우울한 이야기만 했다.
그 어떤 말도 나한테 위로가 되지 않았다. 정말 친했던 친구들한테도, 나보다 시험을 잘본 친구라면 내 힘든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진심으로 잘 보길 바랬던 친구들이었지만.. 정말 나보다 훨씬 더 잘봤단 이유만으로, 얼굴 보는게 힘들어졌다.
인간이란 정말 사악하고 간사한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치만 그 당시 나에겐,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밖엔 없었다.
그때 그렇게 힘들었는데, 나에게 그래도 정말 힘이 됐던 한 친구의 한마디는 이거였다.
\"넌 진짜 잘될거야. 아무리 그래도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아.. 나중에 가서는..\"
불공평한 세상이었지만, 난 노력이 날 이미 배신했다고 생각했었지만,
그 친구의 그 얘기가 내 마음을 조금은 움직였다.
아직 희망이 있긴 있었다. 내가 원하던 대학의 수시 시험이 몇 일 뒤에 있었던 것이다.
난 그 시험에 미친듯이 매달렸다.
내 인생에서 그렇게 무언가를 열심히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지금 생각하면 나도 놀라울 정도로...
거의 신들린듯이..
조금은 자신이 있었다. 수능보다는 논술이, 항상 내가 훨씬 더 좋아하는 것이었고 조금더 자신있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또 그리고 난 논술을 꾸준히 준비해왔었다.
당시의 시험 준비가 나에게 수능 충격을 극복하는 데에 상당히 큰 도움이 됐다.
난 수능을 거의 말끔히 잊어버릴 정도로 내 모든걸 걸고 수시 준비에 매달렸던 것이다.
시험도 그럭저럭 봤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별로 기대하지는 않았다.
이미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 한테서 수시라는게 너무도 변수가 많고 실력으로만 커버되지 않는 것
들이 너무 많고, 너무 되기 힘들거란 얘기를 숱하게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나는 진인사 한 후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수시 시험이 끝난 후 나는 곧바로 정시 준비를 시작했다.
이때쯤 난 정말 모든 결과에 대하여 해탈한 상태였다.
말 그대로 해탈...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정시 논술도 미친듯이 준비할 터였다.
그렇게 열심히 한 후 결과가 어떻게 되든, 혹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내 실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고 1년 더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내 노력과, 내 믿음과, 하나님은 날 배신하지 않으며 날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또 한번 놀랍다.
보통 수시 시험이 끝난 후 결과 발표 때문에 초조해서 아무 일도 못하는 애들이 허다하다고 하던데..
난 거의 수시를 깨끗이 잊고 정시에만 매달렸던 것이다.
정시까지 갔을 때 논술을 완벽하게 써내지 않으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는 성적이었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미친듯이 논술 공부만 했다.
다행인 것은, 논술이 좋았다.
수능 공부할때보다는 숨통이 좀 트였다.
수능이라는 객관식 시험은, 절대 객관적이지 못하다.
20%를 알고 있어도 맞출 수 있는게 객관식 시험이고, 80%를 알고 있어도 틀릴 수 있는게 객관식 시험이다.
즉, 절대 객관적으로 실력을 측정할 수 없는 시험인 것이다.
이런 시험 치르는 요령을 공부해야 한다는 우리가 불쌍하고, 그걸 가르치는 우리나라 교육이 개인적으로 통탄스럽기는 하지만...
논술은 달랐다. 쓰는만큼 늘었다.
10여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쳐 온 학원 선생님도 논술은 정말 정확하게 결과가 나온다고 하셨다.
진실로 그 지식이 시험장에서 없어질 순 없는 것이다.
고대로 답안지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 믿음 하나로 노력했다.
노력한만큼 글이 나아지는걸 보는 것이 즐거웠다.
수시 결과가 나오는 날 역시 난 초연했다.
오히려 내가 엄마에게 너무 실망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남기고 정시 공부를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다.
정말 난 그랬다. 떨어질 거라고 확신했다.
특목고 내신이 불리한 것도 알고 있었고, 논술 시험을 내 딴에는 그럭저럭 봤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뛰어난 답안을 써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보다 뛰어난 아이들이 넘쳐날 것 같았다.
수능처럼.... 노력한만큼 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고 생각했다.
도서관에서 밤 늦게까지 공부하다가 집에 들어가서 결과를 확인하려고 했는데 결과 발표 나올때즈음 되니 초조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무리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해도 궁금해서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차라리 떨어진거 확인하고 다시 마음잡아서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피씨방으로 향했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그 순간 피씨방을 뛰쳐나오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렇게 되리라 단 한번도, 단 일초도 상상해본적 없었기에.. 난 그냥 자포자기의 상태였고, 이제 하늘이 이끄는 대로 겸허히 모든 결과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었기에..
노력은 날 배신하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결과는.. 나에겐 과분한 행복이었다.
그날 하루종일, 그리고 그 이후로 몇일 동안 다른 친구들의 수시 합격 소식과 떨어진 소식을 함께 들으며 감동해서, 또 안타까워서 계속 울기만 했다.
입시가 흘러갈수록 느끼는 것은,
정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궁극적으로 결과는 공평하다는 것.
학교 애들만 보더라도, 평소 모의고사 성적과 수능 성적과의 상관 관계는 거의 없어 보인다.
내내 반에서 1,2등 하다가 수능만 이상하게 망친 경우도 허다하고,
내내 그냥 그렇다가 수능 대박낸 경우도 허다하다.
물론 모의고사 점수가 들쑥날쑥 하다가 수능을 못보거나 잘보거나 하는 경우가 제일 많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아직 끝나지 않은 입시이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결국 공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항상 노력하던 친구, 항상 그 노력으로 모의고사를 잘 봐왔던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정말 이상하게도 수능을 망쳤고, 그것 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어했다.
하지만 결국 원하는 대학 수시에 합격했다. 그 친구의 3년간의 노력으로.
주변에 그런 친구는 여럿 있다.
누구나 쉽게 수시로 턱 붙을것 같았던 애가 이해할 수 없게 떨어진 경우도 많다.
반면 아무도 예상치 못했는데 수능을 잘 봤거나 수시에 붙은 아이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의 뒤에는 분명 엄청난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원하는 대학을 쉽게 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내가 봐온것 만해도, 아무도 없었다.
누구에게나 힘든 과정이 있고, 시련이 있다.
그 시련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극복해야만 진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입시이지만, 결과는 보나마나 공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소수의 예외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공평한 것임을, 노력이 절대 배신하지 않는것임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인간의 가능성은 또한 무한하다.
따라서 아무리 지금 성적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도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노력한다면 이루어 내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노력하는 길밖에는 없다.
자신을 믿고, 그 노력을 믿고 꾸준한 자세로 임한다면... 결과는 그에 합당하게 하늘이 인도해 주는 것임을 난 믿는다.
평범한 제 이야기를, 이렇게나 긴데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항상 다른 분들 글만 생각없이 재밌게 읽다가, 이렇게 솔직한 제 이야기를 털어놓으려니 이것도 참 힘드네요. ^^;
이제 고3이 되시는 분들, 수능 준비하시는 분들, 힘이 필요하신 분들, 정말 힘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또 지금 논술 준비하시는 분들, 제 사랑하는 친구들.. 모두 끝까지 최선을 다하신다면 꼭 좋은 결과 있으실 거에요. 그러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 lacri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2-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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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밖엔...들지 않네요..
저도 반드시.. 1년뒤에 이런 글을 쓰게 될 거에요..
1년뒤에 확인해주세요..ㅎ
고1~고2 생활... 저와 똑같네요..
여자 와 남자. 문과와 이과.. 라는 사실 외에는..
정말...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정말 수고하셨어요~
노력은..배신하지 않고 하나님도. 항상 계획하고 계시는거...
저도 믿습니다.열심히하겠습니다..
박하사탕님이랑 같은 의견
나에게도 노력이 배신하지않았으면 좋겠네요...................
저도 수능치고 절망에 빠져 눈물만 쏟고 있었습니다. 노력에 대해서 정당한 보상을 해주는거 같지 않는, 그 야속한 제도의 괴리에 대해서 읊조리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죠. 그러다가 생각지도 않았던 수시에 기적같은 합격... \"제대로된 노력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습니다. 나중엔...\"
노력은 배신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실력은 가끔 배신을 하더군요
노력하는 사람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이 노력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어떤 위대한 사람이 그렇게 말 했는데 ㅋ
노력으로 얻어진 실력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다만 운이 배신할 뿐이겠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만이 진정한 성공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것 같네요.
노력으로 내면의 실력을 다져놓는다면 어떤 과정을 거치든 간에 성공이 예견되어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다만 사람들은 그 과정 중에 힘들어 주저앉고 말기 때문에 성공을 눈 앞에서 놓치곤 하지만..
잘 읽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정시 논술 준비도 흔들림없이 하셨다니 대단하네요. 정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것 같네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노력은 결국 두뇌의 뛰어남을 넘어섭니다.
( 입시 이야기가 아니고 긴 인생에서의 이야기입니다.)
2년 후 제 모습을 그려보니 눈 앞이 흐려지네요.
반드시 성공해서 저도 수시 쓰겠습니다.
허언이 아닙니다 두고 보싶시오.
수고하셨습니다..
솔직히 와닿진 않네요
수시붙고 난후의 여유라고할까요?
만일 글쓴 분이 수시에 떨어졌다고 하셨으면 과연 저런말 하실지?
글쑨 분은 지금 결과가 좋은관계로 과정은 자기마음대로 합리화 시키는것 같네요
참고로 제주변엔 노력 엄청나게 열심히해서 수능까지 환상적으로보고 원서떨어진애들 더러있습니다
죄송한말이지만 님 운도 많이 따른것 같습니다^^
노력이 배신할때도 있어요
우리학교는 기숙사학교라 친구들이 서로 뭘하는지 훤히 알수가 있는데 수능 100일전부터 책 한자도 안보고 수능 4일전에 기출풀어본애가 이과 475점 나온걸 봤소... 포공 여유있게 합격하고...
세상은 공평하지 않을때도 있어요
피나게 노력한 애들이 재수결심하는 걸 숱하게 봤습니다. 수시 붙고 난 후의 여유라는데에 동감 --;
수시로 대학들어가는 분들 정말.. 밉던데.
그다지 실력 없는거 같은데 학교 선생(그다지 존경안함)말 잘들어서 내신
잘따는 애들 많이 봤거든요. 쩝
근데요.. 노력이 배신때릴때도 있더라구요.. 겪어본지라 더욱 그렇게 생각되네요.
사실 저도.. 수시로 대학 가는애들 보면 좀 밉더라구요 ㅋ
멋지네요..
중학교때 좋은 성적 받은것 과 특목고 진학한 점..저랑 공통점이 많으신 분 같네요.. 다만 대학을 들어 갔냐 못들어갔냐의 차이 ㅋㅋ 전 재수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노력은 배신 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꼭 보상받기 마련입니다.
단지 그 때의 차이입니다.
피땀흘린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이말... 저와 이승엽선수(?)의 공통적인 좌우명입니다 ㅋ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야...다시한번 치르게 되는 수능준비를 더 잘할 수 있지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노력은 배신하지않는다...
하늘에 한점 부끄럼 없이 노력하면..운도 따라주기 마련입니다.
솔직히 앉아만 있는다고 다 공부 하는건 아니거든요..;;주변에서 너는 열심히 했어..막 요러니까
진짜 나는 열심히 했나보다...하고 믿게 되는경우도 많아요. 제 경우입니다...
입시가 흘러갈수록 느끼는 것은,
정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궁극적으로 결과는 공평하다는 것.
정말 제대로 공감입니다.ㅎㅎ.. 읽는 내내 님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2년을 수학 따라잡으려고 공부했다고 해도 과언이 닌데 매번 처참한 점수를 받고 절망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글 읽다보니까 내가 지금까진 노력한것도 아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 지금부터라도 미친듯이 공부하고 노력하면..거기에 알맞는 대가가 나오리라 믿구요 (물론 운도 좀 따라주면 좋겠지만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아...안습..ㅠㅠ 정말 공감갑니다...
잘보고 갑니다~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적어도 시기를 수능으로 한정하고 보면 노력은 배신합니다
운도...노력한 사람에게 따르는 것이겠죠..
운도...노력한 사람에게 따르는 것이겠죠.. 2
매우공감..경험상ㅠㅎ
9월모의평가 보고 매우 좌절하고 있었습니다. \"그래 나도 노력한테 배신당하는 구나.... 한달 반 동안 정말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을정도로 공부했는데, 남들 쉬는시간에 포트리스나 하고 영화보면서 놀때 심지어 최상위권 친구들마저 놀때 속으로 비웃으며, 그래 놀아라 난 다시 책에 얼굴을 묻는다. 승자는 나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9월에서 미끄러졌습니다. 분명 점수로보나 등급으로 보나 가장 잘 나온 시험이지만 노력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늘 공부가 잡히지 않더군요. 하지만 이 글 보고 다시 힘내렵니다. 한달 반동안 미친듯이 달린 노력은 언젠과 평등한 결과라는 이름으로 보답을 받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