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쁑쒝 [30568] · 쪽지

2005-02-23 23: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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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월 수능 정복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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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10월

공부량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였습니다. 미친 듯이 공부만 했습니다. 하루에 14시간정도 공부만 했습니다. 이때 공부했던 것이 제 전체 공부량의 50%인 것 같네요. 이때부터는 독서실을 다녔습니다.
9월 평가원을 제대로 말린 저는 공부에 대한 태도부터 다잡기 시작했습니다. ‘공부의 시작은 겸손이다’ 이 생각만 하고 최대한 겸손하게 공부했습니다. 너무 늦은 것 같아서 너무 긴장되고 무서워서 독서실에서 소리없이 울어버린적도 많았습니다. 밑의 시간표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식사시간을 따로 두지 않았습니다. 거의 삼각김밥으로 혼자 끼니를 때웠으니까요. 책을 보지는 않더라도 그냥 책 펴놓고 밥 먹고, 무슨맛인지도 모르고 먹었습니다. 그렇지만 이게 편해서, 서럽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죠. 독학은 생각이 없을 수록 편하니까요. 스트레스를 음악으로 풀었었는데..갈수록 떨어지는 체력과 함께 집중력도 떨어져서 공부할때면 저도 모르게 음악이 머리에서 맴돌았습니다. 그래서 mp3 플레이어를 동생에게 주고 음악도 듣지 않았어요. 제 머릿속에는 딱 하루 11월 17일만 있었습니다. 그날 혹시라도 머릿속에서 음악이 맴돌까봐 아예 머리를 포맷하기 시작했죠. 텔레비전도 보지 않았고, 보더라도 음악이 나오면 채널을 돌렸습니다. 갈수록 체력이 저하되었습니다. 고려 무신정권때 피비린내나는 정권싸움 속에서 어떤 사람은 살해당할까봐 밖에 나가지도 않고 집에만 있다가 운동부족으로 죽었다는 이야기에 동감하면서 매일 신발을 질질 끌고 다녔습니다. 그냥 걷다가 주저앉거나 다리에 힘이 풀려서 쓰러지는 것도 다반사였죠. 웃거나 떠들면 마음이 들뜨는 기분이 들어서 되도록이면 말도 아꼈습니다. 체력저하로 집,독서실 반경 1km를 벗어난 날이면 피곤해서 공부가 안되었기 때문에 모의고사 보는 날 빼고는 아무데도 가지 않았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시체였던 것 같네요. 마음이 울적하고 유난히 힘들어지는 날에는 아주 재미있는 만화책을 읽거나 수기를 읽으면서 마음을 다졌습니다. 이때 읽은 수기가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가 있었고 스토리있는 소설책은 공부에 대한 양심상(;;)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때는 지금까지 고생한게 아까워서 재수하지 않으려고 공부했다고 하는게 더 맞는 말 같네요. 미국과 한국에서 보낸 혼자 있었던 시간들이 너무 힘들어서 마음고생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재수했다가는 정말 우울증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어서 살기위해서 공부했습니다. ‘힘들다고 느끼는 순간 너는 지는 것이다’ ..힘들다고 느끼지도 않으려고 발버둥쳤지요. 늦여름부터는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려서 공부할 때 신경쓰일 정도였습니다. 낮잠도 거의 자지 못하고 밤에도 불면증에 시달렸습니다. 10분의 족욕과 따뜻한 우유가 불면증에 많이 도움이 되더라구요.

9:00~1:00 언어
1:00~4:00 외국어
4:00~7:00 수리
7:00~11:30 사탐
11:30~12:00 제2 외국어 (한문)

-언어
수능 기출과 평가원 기출을 풀었습니다. 듄 파이널은 풀다가 시간이 아까워 버렸습니다. 수능기출은 여름에 한번 풀었지만 다시한번 분석하면서 꼼꼼하게 풀어나갔고, 현대시3-4세트, 소설3세트, 비문학 장르별 1-2세트씩 풀어나가되 절대 개념없는 양치기가 되지 않도록 주의했습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언어는 (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들은) 왜 틀렸는지 고민하는 것이 공부의 80%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20%는 어느정도의 축적량이라고 생각하구요. 고전은 시조는 이미 5월에 마무리 지었기 때문에 자신없는 가사위주로 공부했습니다. 고전은 금방 졸리기 때문에 하루에 30분씩 하면서 한 작품을 이틀에 나눠서 천천히 봤지요.별로 급할게 없었기 때문에. 아 그리고 시간 조절하려고 모의고사도 풀었습니다. 괜찮다는 문제집만 골라서 풀었습니다. 좋지 않은 문제집은 이때 와서는 시간낭비일 뿐이죠.
맞춤법,속담,사자성어,어휘,언어학제재,어법 등도 조금씩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xx름 선생님의 약x체크 수업과 교재가 많은 도움이 되었구요, 봄부터 준비한 어휘노트와 고사성어노트, 그리고 어법과 국어학제재만을 따로 수업으로 만들어 놓은 인강도 활용했습니다.
공부를 하다가 이건 아니다 싶은 것은 과감하게 버렸고, 이건 필요하다 하는 것은 과감하게 물고 늘어졌습니다. 시간은 금이기 때문에 쓸데 없는 데다가 돈은 버려도 시간은 버리지 말아야지 생각했죠. 무엇보다도 독학생은 인강에 목매기 쉬운데 그러다가 망한 케이스를 많이 봤습니다. 인강도 필요한것만 보고 신청해서 보다가도 아닌 것 같으면 버렸습니다. 귀찮아서 ㅇㄷㅇㄱㄹ도 이용하지 않고 돈을 막 버려가며 가장 효율적인 학습법만을 고집했죠;물론 시행착오의 과정이었지만. 언어는 안정적으로 90대 초반을 기록했습니다. 그렇지만 알 수 없는 눈깔 에러 현상으로 틀리는 문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제까지 괜찮다가 막바지에 와서 발문을 거꾸로 읽거나 맞는 것을 고르다가 끝에와서 틀린 것을 골라내는 센스는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고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그라미도 쳐보고 꼼꼼하게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수리
수리는 이제야 시작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동안 알 수 없는 자신감으로 뷁스러운 점수 (80중후반)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문제 건들고 버리기를 되풀이해왔으니 말입니다. 박X동 선생님의 수리인강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시간버리는 것은 아닌가 했지만 믿고 끝까지 들으면서 교과서를 풀어나갔습니다. 그리고 생각하려고 노력했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간결하게 그러나 정확하게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더 이상의 지식은 필요하지 않았고, 실수로 틀리는 10-15점을 잡는게 관건이었습니다. 이때의 연습이 수능 수리때 빛을 발했죠. 어쨌든 이때는 교과서문제와 교과서 문제를 응용한 것만 풀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기출도 풀지 못했지만 일단 7차 교육과정인 지금은 교과서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교과서를 하나 정해두고 열심히 봤습니다. 성실하려고 노력했죠.

-외국어
외국어 역시 이제야 시작이었습니다. 9월이 되어서야 어휘를 외우기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4백여개 정도 외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10월말경에는 3천개정도 외웠죠. 외국어 어휘는 보고 또 보고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독해와 함께해야 빛을 발합니다. 일단 외국어 교재는 타당하게 어려운 어디구청 문제집 시리즈를 풀었습니다. 황당하게 어려운 단어 빼고 모두 외웠습니다. 외우고 다음에 봤을때 생각이 조금이라도 잘 안나면 또 적어서 외우고를 반복해습니다. 독해역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죠. 문제풀이는 거의 하지 않고 한문장 한문장 정확히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되도록 어려운 문제집을 이런식으로 하루에 1시간 넘게 읽어나갔습니다.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느껴지고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독해하면서 문법적 사항도 생각하면서 읽었구요. ebs 외국어 파이널은 버렸습니다. 너무 쉬워서요.

-사탐
본격적인 문제풀이와 심화과정에 들어갔습니다. 평가원문제와 수능기출을 풀면서 문제풀이를 했는데 양치기를 제대로 했죠. 국사와 한국지리는 500제도 풀었습니다. 문제풀다가 조금이라도 의아한 선지는 무조건 형광펜이었고, 틀린문제는 꼼꼼하게 봤습니다. 오답노트는 시간상..그리고 귀차니즘 때문에 만들지 않았고 대신 의아한 선지를 옮겨적었습니다. 나중에 보기 쉽도록 되도록 크게 적었고 때로 혼자 퀴즈놀이를 할 수 있도록 틀린 선지 그대로 적어두고 작게 x를 써두는 쎈스를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문제풀이 한 뒤에는 복습도 했습니다. 황금같은 시간에 푸는 문제를 하나라도 버릴 수 없었죠. 경제는 심화인강을 들으면서 문제를 풀었습니다. ebs의 파이널 강의를 빠른속도로 한번 들어주는 쎈쓰도 필요했죠. 수능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요. 괜한 걱정이긴 했습니다만.

-제2외국어-한문
그동안 한다고는 했지만 시조같이 조금이라도 어려우면 손도 못대는 실력이었습니다. 시간을 쪼개서 ebs 인강을 다 듣고 문제도 모두 풀면서 직접 해석해보려고 노력했고, 수능때는 2짜리 하나 틀렸습니다. 제대로 벼락치기였죠...

2004년 11월
오히려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11월을 맞았습니다. 이때는 오직 한가지 생각만 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수능이 끝나고나서 든 생각인데..수능은 ‘정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능이 ‘운’이라고도 하지만 결국 그건 ‘정성’이거든요. 어떤 작은 실수라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11월 17일 그날만 생각하면서 숙면을 취하기 위해 매일 한잔씩 마시던 커피도 반잔으로 줄이다가 끊었습니다. 물론 수능날 마실 바카스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생각도 있었구요. 생활패턴도 바꿨고, 각 과목 시간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대해서도 고민하고 연구했습니다. 실제로 제 친구는 언어영역이 20분까진데 30분까진줄 알고 맘놓고 풀다가 완전 말렸습니다. 매일 아침을 기도와 큐티로 시작했구요. 스케쥴 수첩 뒤에 수능날 챙겨야 할 것들을 생각날때마다 계속 적어나갔습니다. 그리고 시계약도 갈아야지 하다가..수능 이틀전날 아침 9시 언어영역을 풀아가 멈춰서 10년 감수하고 가서 약을 바꿨습니다. 작은 거라도 모두 챙기시길 바래요. 당신의 1년을 또 잡아둘 수 있으니까요. 수능 5일전부터는 완전히 수능날 시간대로 움직였고, 굳이 화장실 조절까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수능 전날에는 물을 되도록이면 적게 마셨고, 모의고사보면 항상 변의가 있어서 변비약을 먹었죠. 수능날 아침에는 말도 안했습니다. 기운이 빠지기 때문에.. 뭐 미신이 아니라 실제로 말하는 것 만큼 힘빠지는 것도 없으니까요.

-언어
모의고사로 시간조절하는데 초점을 맞춰서 풀었습니다. 그리고 어법과 언어학제재와 속담 등을 정리하고 수능 5일전부터는 그날 아침에가서 볼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의해야할 것들.. 발문 제대로 읽기/선지읽다가 헷갈리지 않기/ 비문학 차분하게 풀기 / 한가지 선지에 집착해서 진짜 답인 것 같은 선지 나와도 먼저 택한 선지에 집착하지 말것/ 선지는 무조건 끝까지 읽기/ 집중할 것 등을 적어서 그날 아침에 읽으려고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1.2학년 교육청, 평가원 모의고사도 풀어보면서 준비했고 수능날 아침에는 2학년 평가원모의고사중 하나를 가져가서 풀었던 것 같네요. 바로 집중하기 위해서..

-수리
수능 전날까지 실수를 줄이고 차분하게 풀기위한 연습을 했습니다. 각 단원에서 제가 자주 헷갈리는 것들을 언어영역과 같이 A4용지에 적어서 준비했고, 시간 배분도 주의하면서 준비했습니다.

-외국어
외웠던 어휘 점검과 어법 점검. 모의고사 풀면서 시간관리 했구요.

-사탐
문제풀이를 하면서 오답노트를 정리했습니다. ebs 파이널도 들었던 것 같네요.

2004년 11월 17일

“시험이 끝났다. 대한민국의 성인식. 아직 점수를 모르니 아무말 할 수 없다. 다만, 여기까지 잘 와준 내자신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 에이! 눈물나온다”
수능 끝나고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다가, 시험지 정리하는 사이에 스케쥴 수첩을 꺼내서 몇자 적은 일기입니다.
언어는 풀고나서 20분이 남았고 94점으로 점수는 많이 올랐지만 백분율은 평소보다 낮은 어이없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듣기에서 하나씩 꼭 틀려주는 센스가 여지없이 발휘되어 안타까웠습니다.
수리는 차분히 풀기 성공했지만 마지막에 ‘정수’라는 조건을 보지못해서 4점짜리가 하나 나가는 불상사가 발생했습니다.
외국어는 역시나 ‘내맘대로 해석하기 신공’이 발휘되었고, 뻔한 어법문제를 하나 틀렸구요.
사탐역시 마킹실수 해주는 쎈쓰와, 원효와 원광을 헷갈려주는 어이없는 센스.

모두 변명이지만 우리가 평소 모의고사때 ‘실수였어~’하고 잊어버리는 문제들이 수능까지 그대로 따라간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상위권 아이들의 실력은 비슷비슷 합니다. 다만 누가 실수를 하지 않느냐 하느냐의 문제고, 저역시도 평소때는 하지 않던 마킹실수까지 했습니다.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허리가 아파서 경제 마킹하고 확인을 잘 해보지 않은 것이 3점을 날리게 만들었죠. 실수 몇 개라구요? 그게 490과 485를. 470과 465를 만듭니다. 아니 10점까지도 벌어지게 하고 대학 몇 개가 오르내리게 됩니다. 끝까지 정성을 다하세요. 마지막 1초까지 매달리세요.

서울대학교는 인문계2를 2차에서 떨어졌습니다. 연대와서 만난 사람이 알고보니 저보다 서울대 점수로 0.03점 낮았는데 1차에서 떨어졌다고 하는걸 보아 제가 아무래도 1차 문닫고 들어간 것 같습니다. 어쨌든 다음주에 연대에 입학하게 됩니다.

403점에서 477점으로.. 그냥 대박이 아니라 정성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하느냐 하지않느냐의 문제겠죠.

그럼 모두들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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