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d [143] · MS 2002 · 쪽지

2003-01-29 23: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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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1.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 산 56-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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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을 타고 428번 역에서 내립니다. 그곳에서 413번 버스를 타고 고개를 넘습니다. 10분쯤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널찍한 차로 사이로 특유의 정문 마크가 보입니다. 정문을 지나 경영대 앞에서 하차하고 5분쯤 걸으면 16동 건물이 나타나고 큰 돌에 "사회과학대학"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현관에 들어서면 로비에 "사회과학"이라는 큰 글씨로 씌어진 네 글자가 보입니다. 그 뒤로 펼쳐진 광활한 잔디밭 그리고 매우 광활한-_- 팩차기의 공간... 사회과학 정보센터. 그리고 그 옆의 규장각. 멀리 보이는 원통형의 포스코 IB.



제가 시작부터 여러 예비고3 분들이 읽으시면 속 쓰리고 짜증날 얘기만 줄창 늘어놓고 있는 이유는 여러분들을 놀리거나 염장 지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저도 1년 전 이맘때에는 성적 때문에, 대학 때문에 고민이 많았고, 지금의 여기까지 와 있는 것이 그저 꿈만 같았던 학생이었습니다.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물론 저는 공부는 그렇게 열심히 한 기억이 없지만서두-_-) 오르지 않는 성적에 대한 불안감, 주위 사람들의 기대와 염려에 대한 부담감, 친구들과 자유롭게 놀러 나가거나 자신의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을 자제해고 더 나아가서는 잠시 중단해야만 하는 괴로움, 고질적인 수면 부족, 속 쓰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실수. 실패에 대한 총체적인 중압감.



이 모든 것을 저는 겪었습니다.



물론 오르비와 이드에 계신 수능을 여러 번 겪으신 분들보다 저는 상대적으로 괴로움을 덜 겪고 들어간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 앞에서는 제가 이런 말을 할 자격도 없거니와, 그런 힘든 긴 터널과도 같은 시간을 오래 겪으셨다는 점에서 존경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제 수능을 준비하시는 여러분들만은 괴로움이나 막막함을 조금이나마 덜 겪으시면서 힘든 시기를 빠져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년 전의 저처럼 바로 앞의 이정표마저 보이지 않는 힘든 생활을 해야 한다고는 절대 생각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솜씨도 부족하지만 감히 첫타로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



대개 대입에 성공한 사람들의 수기를 읽으면 반응이 둘로 나뉩니다. 나도 열심히 노력하고 꿈을 가져서 내가 바라는 곳에 반드시 들어가야지 와, 그래 너 아주 잘났다. 세상에 너같은 놈 쌓였을 텐데 네가 무슨 오만으로 이런 글을 쓰냐. 저도 케이스 수기집인가... 무슨 수기를 읽던 도중에 그런 내용으로 가득 찬 한 사람의 수기를 보고 열받아서 찢어 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_-; 물론 저는 자랑할 만큼의 실력이나 경력도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이 글이 그렇게 비쳐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앞으로 글은 구정 기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에 한 편씩 올릴 예정입니다. 제가 쓸 글의 종류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첫번째는 제가 겪어 왔던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내용이고, 두번째는 저의 부족했던-_-; 공부 방법이며, 세번째는 여러분들에게 남기고 싶은 조언입니다. 당분간은 첫번째 종류의 글이 올라올 것입니다. ^^



처음 쓰는 글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보내십시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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