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 [760533]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11-23 00: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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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아침 수능을 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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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학교를 다녔던지라

학창시절 매주 월요일에 하는것과 같이

아버지의 차에 몸을 맡기고 둘이서 수험장에 갔다


내 아버지는 내가 재수하며 공부하는 동안

아무런 공부관련 얘기 포함

매일 밤 수고했다는 말 한번 해 주지 않으셨다


이 날 고사장까지 10분정도 남았을 무렵

아버지는 나에게 몇 마디를 해 주셨다



나는 솔직히 너에겐 잘 말하지 않았지만

학벌에 대한 미련을 어느정도 가지고 살아왔다

그렇기때문에 니가 작년에 수능치고

한번 더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시켜줬고

너에게 1년동안 부족한거 없이 지원해줬다고 생각한다

수능이야 뭐 잘 치든 못 치든 간에

너는 이번 한 해동안 주말은 놀거 놀면서

주중엔 정말 열심히 한거 안다

수고했고 이번이 마지막이다 실수하지말고

공부한거 그대로 다 풀고 와라 저녁에 고기나 먹자.



이 후 나는 수능을 치고

1월 중순 세 장의 합격장을 손에 넣었고

가끔 집에 내려가면 항상 아버지와 둘이

술을 마시러 나갔다


어렸을적부터 아버지는 술을 자주 마셨고

항상 엄마한테 혼나고 있었고

나는 이런 아버지처럼 되지 않아야지 했는데

어느샌가 둘이 같이 혼나고 있었고

나와 아버지는 술버릇도 현재 비슷해졌다

(이젠 엄마도 같이 술마시다 동생에게 뭐라 캐이기도 한다)



저번에 아버지께

나 재수하고도 수능 망쳤으면 어떡할거냐고

술을 마시며 물어봤다


아버지와 엄마는 바로 답변하셨다

너 공부 열심히 한거는 말 안했어도 우리는 알고 있었다

열심히 했으니 어느 정도 잘 칠 거라 믿었지

이 정도로 괜찮게 칠 줄은 몰랐지만..



수능 치고 1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동생이

내년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

부모님은 역시나 나 때와 달라지지 않고

조용히 동생이 공부하는것을 지켜보신다 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든간에

엄마 아버지는 항상 나를 믿고 지켜보셨고

앞으로도 그러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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