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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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고 있던 4개의 사랑니중 마지막 1개의 치아를 드디어 떠나보냈다.
조금 아팠으나 이미 경험했듯 참을만 하였다. 1시간여 치료를 받고
항생제 주사를 맞은후 수납을 하러 갔다. 83000원 정도 하였다. 요새 이래저래 본게
많아서 이게 싼건가? 미국이라면 어땠으려나..라는 생각도 잠시, 세상에서 제일좋은 카드 "엄마카드"를 내밀었다.
그후 약국으로 가서 처방전을 들이 밀었다. 때가 점심시간인지라 사람이 좀 많았다.
약을 받고 계산하는곳에 남루한 차림을 한 아주머니가 작은 실갱이를 하고 있었다.
이유가 궁금하여 나의 작은 귀를 기울여 봤다 사정을 듣자하니,
아주머니는 약값이 너무 비싸다며 받은 약의 종류중의 몇가지를 빼달라고 하는 것이다. 약사분은 이거이거 같이 안드시면 이것도 드셔봤
자 소용이없어요..
라고 말하고 있었고.. 아주머니는 이어 보험처리가 안되는 약인가요.. 라고 물었다.
이어 약사분은 보험처리가 안되면 총 7만원짜리 약이에요.. 보험처리 되셔서 3만 8천원이구요.. 그말을 듣고 아주머니는
"아.. 세상사는게 뭐가 그렇게 힘드냐 비싸서 약도 못먹네.." 이말을 뒤로하고
이런저런 약을 빼고난 약 가격 1만 2천원을 다 낡은 돈주머니에서 꺼냈다.
곧 내 약도 나왔고 나는 또 세상에서 제일좋은카드 엄마카드를 내밀었다.
그리고 이내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슬퍼졌고 그리고나서 복잡해졌다.
내가 이 나라에서 저 아주머니를 위해 해야할 것, 아니 할수 있는것은 무엇이 있을까.
하지만 난 치통의 고통을 핑계로 2600원을 또 엄마카드로 내고 집에 돌아왔다.
그냥 써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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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일기 몰래 읽는 기분이라서 괜히 기분 이상해짐..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