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의 취업에 대한 이야기 -근무지와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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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학부 졸업자들은 대부분 현장업무를 맡게 됩니다. 건설업체라면 건설현장, 제조업체라면 공장, 자원개발업체라면 개발현장에서 말이죠. 소수지만 일부는 본사에 남아 있기도 합니다.
물론 거기서 흔히들 \'공장\'하면 떠올리는 단순노동을 하는건 아니고요, 시설, 품질, 라인상태, 작업진행상황 등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게 됩니다.(직종에 따라 어느 정도의 몸으로 때우는 일도 해야 한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이 현장이란 것이 대부분 지방에 있죠.
전자관련회사 공장들은 용인, 파주, 천안, 구미
중공업회사 공장들은 울산, 마산, 창원, 거제
석유화학단지는 울산, 여수
제철/제강회사는 포항, 광양
건설/토목회사는 전국 각지
발전,자원개발회사도 전국 각지
플랜트 시공의 경우 전국 각지는 물론 중동, 동남아, 러시아, 중국 등등
개인적으로 본인은 지방출신이라 지방근무 하는 데도 별 거부감이 없습니다만, 상당히 많은 분들이 지방근무를 해야 한다는 것에 생각보다 강한 거부감을 보이시더군요. 특히 서울에서 나고 자란 분들 중엔, 좀 심하게 말하면 서울 바깥은 완전 오지처럼 여기는 분들도 꽤 많아서...
사실 현장근무는 참 고달프다고 합니다. 일단 가족을 떠나 혼자 사는것부터가 외롭고, 본사에서 펜대 굴리는 문과쪽 업무들에 비해 발로 뛰어야 하는 것만도 피곤한데, 말 잘 안 통하는 현장작업자들과 수시로 부딪쳐야 되고, 서울의 십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문화생활기회, 연애하기도 힘들고, 결혼상대 찾기도 힘들고...심지어 건설이나 플랜트 업체의 중동지방 현장은, 종교적 이유 때문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유희 활동이(예를 들면 음주가무, 스포츠, 색....) 없거나 금지되어 있는 나라도 상당수 있어서 말 그대로 먹고자고 일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답니다.
기업측에서는 이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대부분 수당이나 복지 혜택 등 경제적인 이익을 주는 편인데요, 하지만 승진이나 자기계발, 인맥형성의 기회에 있어 절대 유리한 본사쪽 동기들에 비해 불과 4,5년만 지나도 조금씩 갭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인사고과를 비롯한 일련의 기업운영 같은 것들이 아무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만큼, 조직의 권력과의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가 비례하는 경향이 있을 수 밖에 없겠지요.
마치 군대에서, 한여름 무더위에 비맞고 옷 걸레되고 벌레 물려가며 야산 교육장 뛰어다니며 훈련하고 훈련없는 날엔 삽한자루 들고 오만 작업을 도맡는 소총분대원(육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전투 단위)보다, 사무실 한켠에 앉아서 대기하다가 청소하고 정리하고 전화받고 과일깎고 커피타는 일이 일과의 대부분인 당번병(부대장 비서 업무를 보는 병사)이 훨씬 더 많은 포상휴가를 손에 넣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당번병을 까려는 게 절대 아니라, 사회 돌아가는 이치가 대개 저런 것 같아서요...
예비역이라 바로 떠오르는 비유가 저정도네요.
서비스 업체(통신사, 이통사, IT 소프트웨어 관련업체, 다수의 벤처기업)들은 그래도 대부분 서울/수도권 근무를 합니다. 을지로, 종로, 강남에 무수히 많은 그 빌딩들 있죠?(요즘엔 본사를 분당에 두는 경우도 꽤 되는 것 같더군요) 현장업무가 없거나, 있더라도 고급인력이 필요없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서비스 개발과 시스템 최적화/유지보수가 주업무입니다. 그리고 건설회사나 엔지니어링 회사의 설계직도 대부분 서울 근무를 합니다.
여기서 잠깐 엔지니어링 회사는 대체 뭘 만드는 회사인가? 하는 의문이 드실 겁니다. 사실 대학생들조차도 모르다가 취업할때나 되어야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간단히 말하면 말 그대로 공학기술을 파는 회사입니다. 우리나라는 플랜트(공장 짓고 유지보수하는 기술)와 발전설비(발전소 짓고 유지보수하는 기술), 환경설비(공장에서 나오는 오염물 처리기술) 정도만 다루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는 그 중에서도 플랜트 엔지니어링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쪽 분야에서 한국 업체의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많이 낮은 수준인데, 플랜트 산업 호황을 맞아 기업들이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오일머니를 쥐고 빠르게 성장하는 중동쪽에서 한국기업들이 오랫동안 시장영역을 다져 왔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 학부만 졸업하고도 연구개발 부서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국내 연구개발 센터들이 몰려 있는 대전이나 용인에서 근무하게 되겠지요.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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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또 이런 글을 접하겠어요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
ㅎㅎ 역시 내공이 대단하시네요. 리플은 나중에 달겠습니다.
재료/신소재관련 학과는요...?
나도 고학년이 되면 사회과학부에 대해 이런글을 올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군요.
다시 읽어봤는데 표현력이 참 좋군요. 비유도 그렇고요. 사람이 하는 일인만큼, 인사도 심리적 거리가 물리적 거리에 비유한다라든지. 현장 경험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로서도, 가급적 현장에서 실무를 쌓을 걸 권장하고 싶지만, 바로 저것때문에 섣불리 권하기 힘들더라고요. 저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고요.
중동 가는 거야, 건설회사 들어가면 한번씩 다녀온다고 보면 되고, 연봉은 5-6천 찍습니다. 다만 20대 후반 - 30대 초반, 어떻게 보면 황금 같은 시기에 즉, 결혼도 해야하고, 연애도 해야하고, 자기계발도 해야하는 등등의 시기에 중동에서 청춘을 보낸다는 게 좀 안타깝죠.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지망해서, 그게 좋아사 가는 사람들은 소수이고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더라고요.
아마도 전자과 학생 분으로 추정되는데 다른 학과 학생들의 진로도 잘 알고 계시네요.
기회가 된다면 이직이라든지, 학과 공부와 회사 생활의 연관도라든지, 입사 후 생활 등등에 관해서도 서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