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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15467] · MS 2003 · 쪽지

2008-09-12 01:10:41
조회수 6,552

공대생의 기업체 취업에 대한 이야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348081

지금 대학원을 가느냐 취직을 하느냐, 취직한다면 어느 회사로 갈까 열심히 고민하면서 기업의 취업설명회에 기웃거리고 있는 연대공대 4학년 학생입니다.

제가 보고 듣고 느낀 취업 이야기를 간단히 해드리죠. 대학원 및 유학, 고시, 타 직종으로의 진출은 잘 모르겠으니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국내 기업체 취직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학부만 졸업하고 바로 취직하는 경우 위주로요.

일단 공대생들의 취업률은, 굉장히 높습니다. 저는 외환위기의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던 03년도에 대학교를 입학했는데, 맨날 뉴스에서 청년실업이 어쩌구 저쩌구 하던 그 때도 선배들이 취직걱정을 전혀 하지 않는 걸 보고 조금 충격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서포카연고한 공대출신이고, 학점이 4.5만점에 3점만 넘어준다면(대학생 아닌 분들은 잘 와닿지 않을수도 있겠는데, 엄청 낮은 기준입니다. 대부분 대기업에서 지원 하한선으로 두고 있는 학점이죠), 그리고 면접을 평균적으로 볼 수 있다면 웬만한 대기업 취직은 문제없습니다. 저 여섯 대학이 아니래도, 여러분이 이름을 들어 봤을 만한 중상위 인서울 대학, 지방대 중에 도 이름 붙은 국립대(무슨말인지 알겠죠?) 공대 정도면 상당히 높은 취업률을 보여줍니다.

그렇지만 보다 좋은 조건의 회사로 취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들을 하는 편입니다. 그래 봤자 공대생활이라는게 전공공부만 하기에도 빡빡해서, 어학에 인턴에 공모전에 학회활동 봉사활동 자격증 등 정말 다양한 자기계발을 하는 문과쪽 타 전공 학생들에 비해 다양한 활동을 하지는 못하는 편입니다. 기껏해야 토익 점수를 올리거나 어학 연수를 가거나, 경영/경제 복수전공을 하는 정도죠.(물론 공대에서도 이것저것 다 하면서 학점도 잘 챙기는 괴물같은 친구들도 꽤 있어요) 보다 좋은 조건이란 연봉, 복지수준, 개인시간 유무, 회사위치, 성장 가능성, 커리어패스 기여도 등등이 있겠지요.

여담인데 이런 이유 때문에, 언론에서 설문조사만 했다하면 대학생이 가고싶은 기업 1위로 늘 꼽히곤 하는 삼성전자도 사실은 상위권 대학교 학생들에겐 그렇게 인기있는 직장은 아닙니다. 사업장이나 직군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무지막지하게 일을 시켜서 개인 시간은 거의 포기해야 하고, 비정하다 싶을 정도로 효율성 위주의 조직 문화란게 대체적인 평이거든요.(연봉, 복지, 커리어 등등  나머지 사항들은 국내 타 기업들과 비교해서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습니다만) 그래서 누가 삼전 입사했다고 하면 그저 무난한 취직이다 라고 말을 하지요.

다시 돌아와서, 공대 중에서도 특히 취직이 잘 되는 학과는 전기전자, 기계, 화공입니다. 뭐 말할 필요도 없이 국내외 기간 산업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분야니까요. 저 셋 중에서도 기계랑 화공은 진짜...거의 웬만한 개발 산업/제조업에는 다 걸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연봉도 평균적으로 저 세 분야쪽이 가장 높습니다. (그 중에서도 굳이 또 순서를 매기자면 화공>기계>>>전전...기계와 전전 사이에 건축이나 산공 정도가 들어갈 수 있겠군요.)

컴공도 자릿수로만 보면 취직이 잘 되는 편이긴 한데 직장 내에서의 위치와 직업 안정성이 가장 떨어지는 학과 중에 하나입니다. 순수하게 컴퓨터 관련 기술로만 먹고사는 대기업이 적은데다가, 삼성 SDS나 LG CNS 등 그나마 있는 대기업 계열사들도 그룹 내 타 계열사들에 비해 매출액 등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편이라 그룹 내 위상도 낮고 늘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로 바쁘답니다. 워낙 빨리 기술이 변하고, 그만큼 한 기술에 대한 기대수익도 빠르게 하락하고, 그만큼 인력 교체도 활발한 분야라서요. 타 직종의 전산 관련직으로도 많이 진출하는데 해당 회사의 main전공이 아니라서 승진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어요. 그리고 수많은 벤처기업들은...상위권 대학생들에겐 솔직히 아웃오브 안중이에요. NHN, 다음이나 일부 게임회사 등 잘 알려진 벤처기업에는 더러 들어가지만. 별다른 계약조건없이 그냥 입사하는 거라면, 연봉, 복지, 경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대기업보다 조건이 떨어지기 때문이죠...개인적인 즐거움, 만족감 이런거라면 또 이야기가 달라집니다만...

쓰다보니 글이 글이졌군요. 원래 예상은 이거 반 정도였는데, 오늘은 이만 쓰고 차차 더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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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혈공대햏자 · 7996 · 08/09/12 01:18

    잘 읽었습니다. 저는 본 글을 쓸 형편은 안 되고, 리플로 참여해 보겠습니다. 삼전, LG, GS 등등은 웬만한 모모 공과대학에서는 \"적당히 공부하면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통하죠. 하지만 그 \'적당히\' 라는 말, 그게 어느 정도냐면 2학년 2학기부터 4학년 1학기까지는 시험기간 3,4주 동안은 집 - 도서관 - 학원 - 학교 동선을 무한 반복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뭐랄까,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즉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화두를 지니는 사람이라면 \'공과대학\' 커리와 분위기는 상당히 안 좋은 것 같습니다.

  • 열혈공대햏자 · 7996 · 08/09/12 01:25

    전전이 대세였다가 요즘은 화공이 상한가를 치고 있고,(화공은 주로 플랜트를 가고, 전전은 안 뽑는 곳이 없...) 또 어떻게 변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저 위에 언급한 삼전 입사 = 무난한 취직 이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10시 -11시 퇴근 도장 꽝꽝 찍어줘야 합니다. 괜히 소모품 소리가 나온 게 아닙니다. BUT 인문계라면 본사 근무이므로 괜찮게 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무, 회계, 해외 마케팅 같은 곳에 가면 잘 갔죠. 그러나 퇴근 시간은 역시....OTL.

  • 열혈공대햏자 · 7996 · 08/09/12 01:31

    AGAIN님의 글에서 딱 한 줄에 대해서 더 언급해 볼게요. \"물론 공대에서도 이것저것 다 하면서 학점도 잘 챙기는 괴물같은 친구들도 꽤 있어요\" -> 미안하지만 100명 중에 한 명입니다. 혹시 저학년 공대생 분들이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닐까\'하고 자문해 볼 수도 있지만 고학년 들어오시면 압박감이 엄청나실 겁니다. 시사, 경제, 전공, 영어 점수, 회화 실력, 기타 외국어, 인맥, 글쓰기, 논리력, PT 등등 웬만한 능력을 모두 갖춘 친구는 공대에서 탄생하기 굉장히 힘든 여건이죠. 물론 문과에서는 가능합니다. 저 위에 언급한 공대 + 경영, 경제 복수전공 같은 경우도 \'말이 쉽지\' 꽤 힘듭니다. 첫째, 경영, 경제 과목은 거의 인기 과목인데 그것을 수강신청할 때 애로사항이 생기며, 둘째, 순수 경영, 경제 학과 생과 경쟁을 해야하며, 셋째, 원서를 낼 시즌에도 알게모르게 감산점이 있죠.

  • AGAIN · 15467 · 08/09/12 02:03 · MS 2003

    열혈공대햏자//시사, 경제, 전공, 영어 점수, 회화 실력, 기타 외국어, 인맥, 글쓰기, 논리력, PT 등등 웬만한 능력을 모두 갖춘 친구는 문과에서도 보기드문 것 같군요. 저 중에 4~5개만 갖추어도 훌륭하죠. 그런 사람들이 제 주변 사람들 중엔 100명에 한명꼴은 아니고 30명에 한명 꼴 정도로는 있는 것 같아요.

    뭐 하루이틀 이야기가 아니지만 공대 전공공부는 정말 눈물이 나오죠. 전출에 열심히 시험을 쳐도 점수가 안나오면 가차없이 에프를 띄우는 무자비한 교수님도 있고...한학기에 시험을 4번 보는 교수님도 있고...그런분들이 한두분이 아니고...

    하지만 경영/경제 복수전공(타학교의 복전개념을 연대에선 이중전공이라고 부르는데)은, 꽤 많이들 하던걸요. 공학 전공 안살리고 취업하려는 사람들(주로 금융권, 마케팅, 컨설팅 쪽)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인듯 해요. 경영대 친구들 말에 따르면 마케팅, 컨설팅, 재무, 경제, 투자, 전략 등등과 관련한 상대쪽 학회들 중에 공대생 회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더군요. 심지어 학회장을 공대생이 하는 경우도 여럿 있고... 공대생인데 CPA치려는 사람들도 여럿 있고...특히 산업공학 전공하는 친구들은 경영 이중전공이 거의 대세더군요. 공대 전공공부하면서 다른 활동하기 힘드니까, 아예 한두학기를 왕창 이중전공용 시간표로만 짜는 사람도 봤고, 학기중에는 주전공 부전공 교양 적절하게 섞다가 계절학기마다 경영경제에 올인하는 사람도 봤고, 공모전이나 인턴이나 영어를 위해서 휴학하기도 하고 그럽디다.

    좀 빡세지만 계획 잘 세우고, 시간 활용 잘 하고, 1년 정도 휴학해서 경력관리할 생각하면 그렇게 힘들기만 한 건 아닌 것 같아요.

  • 넘사벽1등급 · 187756 · 08/09/12 23:23 · MS 2007

    연봉쪽 얘기 말인데요..
    고딩이라 처음 알았는데
    [화공>기계>>>전전...기계와 전전 사이에 건축이나 산공 정도가 들어갈 수 있겠군요] 라고 하셨는데
    이쪽 말씀에서 의문이 있었어요
    보통 전전, 화공이 대학 들어갈때 인풋이 공대내에서 탑쪽이잖아요
    근데 대학나오고 취직하고 연봉쪽에서
    저런 순서가 나오는 이유가 있나요 ?

  • 이제공부해야지. · 20070 · 08/09/13 05:29

    학생들의 입학수준과는 상관없이-
    취업하는 회사와 관련이 있는거 같은데요~

    화공은 에너지, 석유회사, 플랜트(발전소) 쪽으로 많이 갑니다-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R&D에 큰 상관없이) 돈 많이 버는 회사들이에요;; 돈이 남아돌죠;;

    기계는 아마 조선, 자동차 쪽이 대세인거 같습니다-
    조선도 세계 1-3위 기업이 모두 우리나라기업이고, 워낙 돈을 잘 벌어서..
    현대차는 강성노조가 아주 잘해주고 있고-

    전전은 삼전, LG, 삼성SDI, LGD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 이긴 하나....
    사람이 그만큼 많이 필요한가봐요;; 가장 많이 뽑고- 그만큼 빡세서 많이 나가고...

    제가 지금 취업준비생이 아니라 확실하진 않은데-
    틀린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세요~

  • ... ... · 107602 · 08/09/14 01:45 · MS 2005

    연봉분야에서 기계>>>전전 인 이유가 무엇인가요??

    원래 기계쪽이 전전쪽보다는 연봉이 높나요?? 화공이야 그렇다쳐도 기계 전전은 별차이 없을줄 알았는데;;

  • 서울대경영학과 · 102893 · 08/09/15 00:40 · MS 2005

    열혈공대햏자// BUT 인문계라면 본사 근무이므로 괜찮게 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무, 회계, 해외 마케팅 같은 곳에 가면 잘 갔죠
    인문계 쪽도(제가 경영쪽이라 그런지 몰라도) 삼성가면 \'뭐 준비하다 떨어졌나보다\' 이런 반응이 있더군요;;;

  • 열혈공대햏자 · 7996 · 08/09/15 10:57

    AGAIN님께 일단 사과드려요. 새벽이다 보니 리플을 약간 감정을 실어 쓴 감이 있네요.이공계열 학생 중에 저 위에 능력을 갖춘 사람이 30명 중에 한 명이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어림잡아 그 정도
    된다는 말이 아니라, 거의 그 수치가 맞다고 보면 될 듯. 보통 공과대학의 한 학과에는 학년당 200명 정도인데 저 비율대로라면 한 학년당 7,8명 밖에 나오지 않네요. 말 그대로 가뭄에 콩나듯 존재하는 거죠.
    제가 말하는 것은 저 우수한 능력을 갖춘 게 아니라, 갖추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말하는 겁니다. 그럼 두번째로 그렇다고 그 학생들의 객관적인 능력이 우수하느냐(이를테면 학점, 영어로 일컬어지는 스펙)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말하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네요.

    공대+경영/경제 복수전공이 입사시에 유리한 거 알고, 한 사람에게 있어서 더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그걸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꽤 달성하기 힘든 조건인 걸 알기에 못하죠.
    공학 전공 안 살리고 취업하려는 사람들, 이를테면 공대 + 경영/경제 복수전공, 부전공 + 상경계열 동아리 활동 하는 사람들을 온전한 이공계 학생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모두 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커리어를 체인지하는 것이죠. 즉, 공학적 마인드에 경영학적 지식 내지는 감각까지 갖춘 게 아니라, \'공학을 버리고\' 경영학으로 전환한 셈이 되죠.


    그리고 공모전에 저도 참가해서 입상하고 했지만, 시간 꽤 깨집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건 학교에서 배우는 전공과 마케팅 공모전과의 연관성이 \'거의 없어\' 시너지 효과가 나기 힘들더군요. 계절학기에, 그 짧은 시간에
    경영/경제 과목 몇 개 들은 것으로 순수 상경계열 학생의 전문 지식에 도달하시는 힘들죠. 즉, 순수하게 복수 전공에 성공하려면 학교 5년 다니거나 9학기 다닐 각오는 해야합니다.

  • 열혈공대햏자 · 7996 · 08/09/15 11:02

    아...물론 여기서 예전에 활동해던 스누라이프님처럼 두 개 다 잘하는 분도 있긴 하죠. 그러나 절대적으로 소수입니다. (시도는 200명 중 7,8명 - 객관적인 성공은 200명 3,4명) 저는 노력하긴 했지만 내공이 모자라서 ^^

  • 열혈공대햏자 · 7996 · 08/09/15 11:06

    공대 와서 이것저것 모두 잘하고 싶다면, 대학 와서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 입성 전의 \'나의 내공\'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영어는 갖추어져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풍부한 인문, 사회학적 지식 + 독서량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대 저학년 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인데, 독서 많이 하셨으면 합니다. 아침에 신문을 보는 것 말고, 주위 인문, 사회대 생에게 물어 물어서 시사, 경제 흐름 등을 놓치지 마세요. 안 그러면 교양 수업은 물론 면접에서도 당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전공만 알지, 사회는 모르는 \'공돌이\'가 되고 말죠.

  • 열혈공대햏자 · 7996 · 08/09/15 11:08

    졸업 전에 자기 소개서에서 기본적인 맞춤법도 틀리는 걸 보면.....흠 좀 무섭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