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되려는 분들에게 [From 연대 의대 신경해부학 조직학]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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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해부학 조직학 홈페이지 이원택 교수님(연세의대 해부학교실 교수)의 글 펌.
의사가 되려는 사람 뿐 아니라 공부하는 학생들의 공부에 도움이 되는 내용.
직업세계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게 해주는 글.
어느 분야의 진로든 그 안에 뜻밖의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위 홈페이지에는 이 외에도 흥미롭고 도움이 되는 많은 자료와 글들이 있다.
http://anatomy.yonsei.ac.kr/LWT/ToBeDoctors.htm
의사가 되려는 분들에게
의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세는?
의사가 되려는 분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될 덕목은 우선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봉사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의사가 되고자 할 경우에는 어떤 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 특히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병마에 시달릴 때 이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 의사가 되려는 분들의 마음입니다. 과거에는 의사의 지위가 높았고 수입도 많았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에는 그렇지 못합니다. 물론 의사는 전문직이므로 오랜 동안의 수련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수 요건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회적 경제적 안정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 그 과정에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서는 다른 전문직종보다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낮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의사가 되려면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봉사하는 마음이 없어서는 안될 것이며, 모든 의학도는 처음에 자신이 마음 먹은 그 초심(初心)을 끝까지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의사는 성실하고 부지런해야 합니다. 사실상 의사는 꼭 지적 능력이 뛰어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성실하고 부지런하지 않아서는 오랜 수련과정을 견뎌낼 수 없고 지속적으로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사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실제 환자가 된 의사의 수기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의학박사 김주환 임상투병수기(삼신각, 1993)\"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학문으로서의 의학과 그 철학적 의미에 대해서는 1074년부터 1985년까지 국립 소록도 병원장을 지내신 신정식 선생님이 번역하신 오모다카 히사유키(澤瀉久敬)의 \"의학의 철학 I, II (원제: 醫學槪論, 범양사 출판부 1990, 1991)\"이라는 책을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은?
예로부터 의사가 되려는 길은 험난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의사가 되려면 도제식 수련을 거쳐야 했습니다. 도제식 수련의 요체는 우선 그 직업을 택하는 강한 동기가 있어야 하고 수련 과정에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옛날의 도제식 생활은 먼저 청소, 밥하는 일, 빨래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스승이 이제 수련이 끝났으니 네가 나가서 충분히 네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해야지만 끝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의사뿐 아니라 모든 학문 분야, 아니 나아가서는 모든 일을 하는 사람들의 자세여야 합니다.
저는 해부학이란 학문을 학생들에게 가르칩니다. 이 해부학이라는 학문은 반드시 지식만을 의학도에게 심어주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의사 수련의 기본적인 자세를 가르치는 면이 더 많습니다. 시신을 해부하는 과정에서 의학의 기본을 학습하는 외에 생명에 대한 경외감,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해부학은 의학 교육에서 군대의 제식훈련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지겹고 이런 것을 왜 계속 반복해야 되는 지 모르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 마치 군인이 군인 정신을 체득하듯이 의사로서의 기본을 갖추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의과대학에서도 해부학 과정만 무사히 마치면 최소한 낙제는 하지 않게 되며, 결과적으로는 이 과정을 거치면 어떻게 공부를 해야 의과대학을 무사히 마칠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왜 의학을 공부해야 하는지, 왜 이렇게 고난에 가득찬 수련 과정의 어려움을 이겨내야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동기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우선 동기부여가 명확하게 되어 있는 상태에서 적절한 시간에 여러 유혹을 이겨내고 공부에 집중하는 결과입니다. 따라서 동기부여가 명확하게 된 상태에서, 최소한 시험보기 하루에서 이틀 전에는 술, 컴퓨터 게임 등 다른 유혹에 빠져들지 않고 집중적으로 공부를 한다면 적어도 낙제는 면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자기절제의 결과이며, 결국 자신과의 싸움으로 귀결됩니다.
공부를 잘하는 한가지의 요령은 우선 공부한 내용에 대한 전체적인 뼈대를 세우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뼈대를 알게되면 그 다음에는 각 단계의 줄거리를 요약하고, 나중에는 좀 더 자세한 내용으로 들어간다면 자세한 내용도 큰 어려움 없이 이해하고 암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자세한 것을 외우기만 해서는 공부가 잘 될 수가 없습니다. 곧 지치고 용량이 포화상태가 됩니다. 컴퓨터에 데이터를 저장할 때 적절하게 분류하여 디렉토리를 만들어 저장하면 나중에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런 생각 없이 아무 곳에나 저장해 놓으면 나중에는 찾기 어려운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최근 \"또라이 교수의 달꼬리 공부법\"이라는 부제가 붙은 경원대학교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의 \"삼수, 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미래와 사람들, 1998)\"라는 과격한 제목의 책이 나왔는데 거기에는 공부를 잘하는 법을 무협소설의 무공에 비유해서 재미있게 써놓았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의사라는 전문직과 협동심
의사는 전문직이라고 합니다. 전문직은 오랜 수련을 거쳐 얻은 특수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직역(職域)과 구분이 되기도 하지만, 또 하나의 특징은 다른 사람의 전문 지식을 인정한다는 점입니다. 의사는 환자를 위해서 다른 의사에게 환자를 서로 의뢰(consultation)합니다. 자신의 전문분야와 다른 의사의 전문분야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사는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며,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누구나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의사 이외의 다른 직업과는 배타적인 것이 의사라는 전문직의 큰 문제입니다. 의사가 되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아쉬운 소리도 하지 않고 자신의 영역에만 충실하면 충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사를 직업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영역에 충실한 것은 물론 큰 미덕이지만, 의사의 사회적인 책임이 있는 한 다른 분야의 삶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특히 현재 우리 나라의 의사가 되는 사람들은 여론을 형성하는 지도적 자질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여론을 선도하는 면에서는 크게 뒤쳐져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의사라는 직역 안에서 다른 의사의 전문성을 인정하여 서로 협력하듯이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의료의 길은 넓다.
부모님이 가라고 했기 때문에, 수능 성적이 잘 나와서, 또는 남이 좋다고 하니까, 친구가 의대에 가길래 덩달아서... 등등, 뚜렷한 목적이나 동기가 없이 의대에 들어와서 다니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그 중에는 공부하는 가운데 자신의 목표를 뚜렷하게 잡은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아 방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랑과 봉사의 마음, 협조성이 부족한 사람들도 의료에 얼마든지 종사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즉 직접 환자를 돌보지 않아도 되는 의사들, 임상병리과, 진단방사선과 등은 환자를 직접 접하지 않아도 되며, 해부학, 생리학, 미생물학, 기생충학, 약리학, 병리학, 예방의학, 의용공학 등 기초의학을 전공하는 교수로 진출하면 연구와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게 됩니다. 또한 컴퓨터 사업을 하는 의사, 제약회사에 진출한 의사, 법의학자, 보건복지부 공무원, 신문사 기자 등 환자와 직접 접하지 않아도 되는 여러 가지 다른 길이 있습니다. 제가 기초의학인 해부학을 택하게 된 동기 중의 하나는 환자에게 사랑과 봉사를 잘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근저에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최근 특성화선택과정이라는 것을 만들어 스스로 선택해서 다양한 길로 의사가 진출할 수 있게 8주간 미리 한번 경험을 해보게 합니다. 의사도 진료와 치료의 길만이 아닌 여러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의사가 되고자하시는 분들은 여러분의 선배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어떠한 생각을 갖고 특성화선택과정을 했는지를 보시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연세의대 특성화선택과정 홈페이지(http://www.yumc.or.kr/medicine/anatomy/SEC/)]에서 체험기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의사가 되려는 분들께, 마지막으로
의사가 되려는 뚜렷한 목표가 있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꾸준한 인내심을 갖고 노력한다면 그 목표는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의사가 된 후에도 처음에 갖고있는 초지를 꺾지 말고 계속 유지할 것을 바랍니다.
그러면 모든 일이 뜻하는 대로 잘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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