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옹 [894] · 쪽지

2006-01-20 12:43:07
조회수 11,680

<펌>한국인 와세다 대학 로스쿨생이 말하는 일본 로스쿨 생활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334637

네이버에서 한국인으로서 와세대 대학 로스쿨을 다니시는 분의 글을 퍼온 겁니다.
( 일본 로스쿨 life . http://blog.naver.com/reisei?Redirect=Log&logNo=120020218964)

그냥 퍼오긴 그래서 약간씩 코멘트를 달기는 했는데 완전히 무시하셔도 됩니다.
무단전제가 문제되면 삭제하겠고 상당히 생생하면서도 우리 나라 로스쿨 제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할 글이라고 생각해서 퍼온 것입니다.
(펌글은 올리면 안되나요?)

상당히 길지만 읽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재밌습니다)





(어떻게 왜 로스쿨에 다니고 있는가 1 | 일본 로스쿨 제도)


필자 친구의 애인 왈,
\"XX는 남이랑 다른 일을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애.\"
나 스스로 \"남이랑 다른\" 일을 의식해서 한 적은 없지만
(오히려 남들이 다 커피 마시면 홍차마시고 싶어도 따라서 커피 시키는 인간임-,.-)
듣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그다지 부정은 못하겠다.
\"남이 안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란게, 좀 결여 되어 있을지도.
(아마도 무뎌서다-,.-)
아뭏든, 분명 초딩때 부터 내 꿈은 변호사였는데
고등학교 2학년때 담임과 함께 대추음료-_- 를 마시며 잡담 끝에
\"여자로 태어나서(?) 고시 따위에 썩고싶지 않다!!!\"라는 매우 충동적인 동기로(그것도 그날 생긴)
문과에서 덜컥 이과로 바꾼 날 부터 내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3학년때 미술숙제 하느라 깔아놓은 신문지에 실린
\"한일 이공계 국비 유학생 프로그램\"을 본 엄마가
\"야 꽁짜로 유학 보내준대 한번 봐봐\"라고 아무 생각 없이 던진 한마디에
당시 오춘기의 절정을 달리고 있던 나는 (고3주제에 왜사는가 고민중이었음)
신문쪼가리 붙들고 이틀 밤을 고민한 뒤 수능 치길 포기하고 유학 시험을 치겠다고 선언했다.
필자는 이래뵈도  관악골 모 대학교에 너끈히 합격할 성적이었는데
(맨날 놀면서 성적은 잘 나오는....지금 생각하면 한마디로 재수였다-,.-;;)
꼴에 \"난 성적도 안정된데다가 가고 싶은 과도 충분히 갈 수 있으니 별다른 시련(?!)없이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해서 살겠지. 그런 평탄한 삶(?!)은 살수 없다!!!\" 라는
지금 생각하면 하룻강아지 범무서운 줄 모르는 판단으로-,.-
담임과 부모님께 선언, 주위의 만류따위 절대 안듣는 성격으로 (인간도 덜됬다;) 밀어부쳐,
한달간 벼락치기 일본어 공부후 국비 유학 시험을 치고 합격을 했다.
(결국엔 담임의 꼬임으로 수능도 치고 대학 원서도 내고 합격도 했다.
합격자 확인하고 부모님이 유학말고 한국서 학교 다니라고 붙잡았을때 정신 차려야 했는데-,.-)

  .................내 인생이 본격적으로 꼬이기 시작했다.-_-



(로스쿨에 들어가기 까지 2 | 일본 로스쿨 제도)  


잠깐, 내가 간 유학 프로그램을 잠깐 소개하면
한일 이공계 국비 유학생 프로그램이란건 (관심있는 분은 교육부에서 검색해 보시길)
전국에서 100명의 고3을 뽑아서 일본의 국립 공대에 유학 시켜주는 프로그램이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한일 문화 개방 사업의 하나로 2010년까지의 한정 사업으로 오부치 전 일본 총리랑 사인해서 시작된 유학생 사업으로,
당연히 학비 공짜 생활비는 매달 약 140만원 상당씩 나온다. (여기에 넘어갔지;)
그 외에 의무같은 건 당연히 없다. 그냥 받는 거다.(단지, 시험을 보긴 하지만 파견될 대학 선정은 일본측이 하므로 내가 가고 싶은 데가 아니라 가라는데 가야 하는게 단점이다.)
전국에서 100명이니 당연히 공부 잘하는 애들이 온다.-,.-
아마 과학고 외고 애들이 절반 넘을걸?
그러나 그다지 인기 있는건 아니다.-,.- 인지도가 낮기도 하고;
특히 나처럼 맘먹고 오는 애보다 수능 못볼때 안전빵으로 치는 애들이 대다수인듯.
아뭏든, 원래 문과 체질인 나는 이과로 옮겼어도 건축과 외엔 관심이 없었다.
전자과 이런건 책 보기만 해도 머리가 어지러웠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반년간 경희대에서 일본어 연수를 받은 후 내가 가게 된 학교는
나고야 대학 건축학과.
나고야는 잘 안알려져 있지만 일본 3대 도시...도요타 자동차로 유명한 도요타시가 있고
지금 개최되고 있는 아이치 엑스포의 도시가 나고야다.

........................그러나 이렇게 말해도 다들 모른다.

이종범과 선동렬이 간 주니치 드래곤즈의 홈이라고 하면 그때서야 안다-,.-;;;;;;;;;;
대학생활에 대해선...쓸려면 길어지니 여기선 뛰어넘자.
암튼..갓 20살 먹은 나는 멋모르고 팽팽 놀며 즐겁게 유학 생활을 보냈다.
(공부는 열씨미 했다; 안하면 돈끊기거든;;)

그러나...아마 건축과 다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건축과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
돈못번다는 소리가 아니다.(돈 못버는게 사실이지만..-,.-)

암튼...............있다; ㅋ

간단히 말하면 정신세계는 클래식 거장인데 만들어 내는건 대중가요여야 하는 데가 건축계다.
고민고민하던 나는 결국 건축은 취미로 하기로 하고,
예전 초딩시절부터 되리라 생각해 왔던 변호사의 길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남들은 왜 건축과 나와서 고시 봅니까? 이러는데,
우리 가족들에겐 \"그럼 그렇지..네가 어떻게 공대를 다니니?\"란 상황이었다.
외도가 아니라 외도에서 돌아온 거지.)

여기서 그 옛날 엄마가 미술숙제 하려고 깔아놓은 폐신문 광고 보고 내게 유학을 권했듯이-,.-
졸업하면 한국 돌아가 사시 치겠다는 말에
아--------무 생각 없이 일본 로스쿨은 어때?하고 물어온 친구 에츠코가 등장한다.-,.-


(로스쿨에 들어가기 까지 3 | 일본 로스쿨 제도)


에츠코...대학 4년동안 붙어다닌 친구. 소개하자면.........이쁘다. 끝.-,.-
아기처럼 (...-,.-;;) 천진난만한 미소와 아무 생각 없는 발언으로 유명하던
내 친구 에츠코는

졸업후 한국에 돌아가겠다던 나에게 일본에 로스쿨이 새로 생겼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로스쿨이란거 생겼다던데....한번 알아봐.         라는 진짜 단 한마디였지만-,.-)


여기서 잠깐...
일본 사법시험의 합격자는 20여년 전 500여명이었지만 점점 증가해 올해 최고 1200여명이었다.
내년부터는 로스쿨 졸업 예정자들을 위한 신사법시험때문에
절반정도로 합격자가 줄어들 예정이다.


<<<>>>


일본 총인구가 우리나라의 4배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로 치면 20여년전 120여명, 점점 늘어나 300명이 된 것이나 다름없으니
현재 1000여명이 합격하는 한국의 사법시험보다 어려운 건 간단히 예측 가능한 사실이다.


일본 현행 사법시험의 합격자 평균연령은 약 27세
평균 수험 기간은 약 5년 (그러나 3년 이내 합격자도 약 절반정도나 있다.)
한국의 평균 연령이 남자 약 28세 여자 약 24세
평균 수험 기간은 약 3,4년 인데

일본 남자들은 군대를 안 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일본 사법시험이 한국보다 훨씬 어려운 셈이다.
(물론 한국도 군대 안가고 공부하는 분들도 많지만...군대 다녀와서 붙는 분들도 많은 걸 생각하면.)
물론 모처럼 일본에 왔는데 그냥 돌아가기도 아쉽고
내가 한국에서 고시 합격해도 나이만 먹었지(!) 별다른 경쟁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본 사시를 잠깐 생각하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그냥 사시공부를 시작하는 건 어려웠다.

우리 나라 고시생들도 요즘에는 학원을 많이 이용하는 걸로 아는데
일본은 합격자의 99.9프로가 학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사시 학원이 성행하고 있고,

\"예비교\"라고 불리는 학원의 교재 테이프들은 가볍게 삼사백 만원을 넘어가는 물건들로
(헌민형 입문강좌 만으로도!!-,.-....한국에 계신 분들 복받으신 겁니다. )

대학 졸업하고 백수로 일본에 눌러살면서(졸업하면 장학금도 끊기는데)
생활비 학원비 부모님에게 받아가며
한국어로 봐도 엄청나게 어려운 시험을 4년 배운 어줍짢은 일본어로 도전한다는게
아무리 둔하고 겁없는 나여도 엄두를 내기 힘들었다.

에츠코의 말에 이것저것 인터넷을 뒤져보니
내가 대학 3학년때 로스쿨이 생겼다는 것.
4학년때 시험을 치면 로스쿨 2기 생이 된다는 것.

로스쿨은 아무데나 생겼다는 것-,.- (죄송한 말이나 역사상 사시 합격생을 배출한 적도 없는
,이름 들어본 적도 없는 학교에도 로스쿨이..-,.-;;;;;;;;)


<<<>>>


로스쿨 졸업생의 합격율은 30프로 정도가 될 거란 것.
을 알게 되었다.
30프로..솔직히 높은 합격률은 아니지만,
그게 어디냐!!!  세명중 한명은 붙는다는거 아닌가?
아무데나-,.-;;; 생겼으니 그중 사법시험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유명 대학 로스쿨이면
명성 안 떨어뜨릴려고 필사적으로 공부시켜 줄테고
동네 대학 로스쿨이랑 동경대 로스쿨이랑 똑같이 30프로 합격할 리도 없으니
현재 일본에서 사시 합격자를 제일 많이 배출하는 동경대 와세다대 게이오대
셋 안에만 들면 합격율 70프로는 되겠지!!!!!


과연 과학적인지 비 과학적인지 모르겠는 이 계산법으로,
난 일본 로스쿨에 도전하기로 했다.-,.-


(로스쿨 준비. | LSAT 적성시험이란?)


로스쿨 들어가기로 결심한게 4학년 1학기..........
그해 6월에 LSAT를 봐야 했다.
나는 한국 행시나 외시 볼때 친다는 적성 검사도 안 쳐봤고
미국의 LSAT도 안 쳐봤기 땜에 비교를 못하겠지만.
(일본어만 열씨미 하다 보니 영어를 까먹었다는 핑계를;;;)

우선 일본의 LSAT만 보자면,
일본의 LSAT는 우리나라로 치면 수능이라고 볼 수 있는 전국 센터 시험을 출제하는
[대학 입시 센터]에서 출제하는 시험과 일본 변호사 협회가 출제하는 시험 두가지가 있다.
그중 실제 많은 학교들이 필수로 선택하고 있는 것은 [대학 입시 센터]의 점수이지만,
혹시 망치는 경우를 대비해 다들 변호사 협회 시험도 치는게 상식이다.


<>


대학 입시 센터의 LSAT는
약 10지 선다의 객관식 형태로 1부 [추론 분석력] 2부 [독해  표현력]의 두 파트로 나뉘어 진다.
시험 시간은 각각 90분, 1부는 일종의 아이큐 테스트에 가깝고 2부는 우리나라 언어영역을 생각하면 된다.

일본 변호사 협회는 더 까다로워서
1부  논리판단력 2부 분석판단력 3부 장문독해력 4부 표현력으로 이루어져 4부 표현력은 논술의 형식이며 채점은 각 대학에 맞겨지고 일본 변호사 협회에서 발행하는 성적표는 1,2,3부의 합계만 나온다.
필자가 시험 보던 해는 적성시험 2년째였고,
1년전 시험문제, 정부가 실시한 2차례의 시행 테스트의 문제만으로
출제 경향이나 난이도를 분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서점에 가 작년 시험 문제를 구입, 풀어보았다.

이런이런...1부는 평균 이상 나오는데 2부는 평균 이하의 점수가 나오는 거다.-,.-
당연하지....;;
한국 언어영역 문제 한국에 온지 4년된 외국인에게 풀어보라고 해봐라;;-,.- 점수 잘 나오나..
(우리나라 말로 기와 서까래..이런거. 외국인이 알리가 있나; 실제 시험에서도 나는 독수리 매 꿩...이것들에 관한 매우 언어학적인 문제를 단어 뜻을 몰라서 대충 찍어버렸다..)

미국 LSAT의 경우 문제은행 식이고 기출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상당히 점수가 잘 나온다고 들었는데..
일본은 이제 2년째이니 기출문제이고 머고 없었다.

고민끝에 모 고시 학원의 로스쿨 모의고사를 매달 치기로 마음먹었다.
일본에는 4대 고시 학원이 있는데
LEC 이토우쥬쿠 타츠미 와세다세미나...의 4회사 이다.
LEC은 우리나라 모 고시 학원과 자매학원이기도 한데 고시 업계에서 가장 대기업(?)에 속하며
별의별 자격증 시험 강좌를 열고 있다.(최근엔 대학으로 등록하기 까지..)


<>


이토우쥬쿠는 LEC출신의 전설의 명강사 이토우 마코토가 독립해서 세운 학원.
강사의 수준은 가장 높은 듯.주변을 보아도 사법시험에 관해서는 가장 평판이 좋다.
원장 이토우 마코토의 카리스마는 엄청나서 이 고시학원 학생들은
일종의 종교단체-,.- 수준으로 원장을 숭배하는 경향이 있다.


<>


타츠미는 사법 시험만 전문으로 하는 ...꽤 매니악한 학원.
와세다 세미나는 말 그대로 와세다 대학 앞에 본점이 있는...사법계열쪽 중심의 고시학원.
이중 타츠미가 가장 적성시험 분석에 힘을 넣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타츠미의 연속 10회 모의고사를 신청. (나중에 알았지만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 외 LEC이나 와세다 세미나, 이토우 쥬쿠에서 실시하는 공짜 또는 저렴한 모의고사를
대여섯개 친 거 같다.

시험은 6월, 모의고사 신청한건 2월..
다들 그러하듯(나만??) 처음 서너번은 매우 열씨미 시간대로 가서 쳤다.
나고야가 지방이어서 그런것도 있지만 나랑 같이 시험 치는 사람은 서너명이 전부였다..-_-
점점 의욕 상실..........나중엔 안가기 시작했다.-_-
결국 5월까지 아무것도 안하고 놀기만 하고..;(이유는 있다..당시 남친과 헤어지고 힘들었다;;;)
6월에 들어서서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_-

전에 치기만 하고 내버려 둔 모의고사를 복습하고..

학원들이 추천하던 [논리 트레이닝]이란 책도 사서 보고.
(동경대의 교양수업에서 사용하는 교과서. 수준 높으면서도 알기 쉽고 매우 좋은 책이다. 나 자신의 논리력과 독해력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기회 되면 번역하고 싶을 정도.)

시험 5일전-_-에 타쯔미에 들러서 그동안 안친 모의고사들의 시험지만 받아와
5일동안.....매일매일 두회씩 쳤다.(한 회 3시간에다 복습 시간을 넣으면 꽤 시간이 걸렸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렇게 집중적으로 5일동안 파고든게 꽤 도움이 된거 같다.
독해를 하도 많이 하니까 읽는 속도도 꽤 빨라졌고.


이렇게...일본 애들이랑 별 다를거 없는 준비를 하고
시험장에 갔다.
점수는 그럭저럭....상위권 대학에 넣을 수 있는 성적이 나왔다.

<<<>>>


(학비와 생활비 | 일본 로스쿨 제도)


우리나라 로스쿨의 학비가 어느정도로 결정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부에서 [사법시험마저 돈 많은 사람이나 볼 수 있는 시험으로 변모]하게 된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
필자는 대학 시절 장학금도 받았고 친구들에 비해서 일찍부터 통역 번역일을 시작한데다
나고야의 영사관부터 각종 공사에서 근무하는 한국 분들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외로
(대학 4학년 2학기때는 일주일에 6일 과외 가고 일주일에 한두번 통역일을 했다는....)
매우 짭짤한 수입을 올렸으며 한달에 삼사백만원은 거뜬히 벌었던 부르조아 유학생이었다..-_-
(물론..과외든 통역이든 돈받는게 부끄럽지 않도록 나름대로 열심히 가르쳤다.)
심지어 부모님께 명품을 선물하고 후배들에겐 멋진 누나-_-로 불리웠으니...........;
효녀도 이런 효녀가 없었다.

그러나...................

로스쿨에 입학한 이후 나는 완전 고개숙인 딸-_- 불효녀는 웁니다 수준으로 전락.
학교가 바쁜데다 본거지 나고야를 떠나 동경에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고로 과외도 안들어옴)
살인적인 물가 (원룸 월세 90만원-_-)와 살인적인 학비...

와세다의 경우 1년 학비가 천2백에서 천5백 사이이며 사립대 치고는 평균적인 수준이다.
국립대의 경우는 이보다 싸서 천만원을 넘는 곳은 별로 없고 대개 7,8백만원대.
책값.............................

참고서 한권당 사오만원은 기본이니-_- 어허...


<>


단순 계산만 해도.
3년동안 학비는 천오백 곱하기 3    4천5백만원
방값 90만원 36개월분  3240만원
그외에 생활비..............................(측정 불가 하나 식비만 해도 한달 20만원으론 거지같이 살아야 하고 술자리라도 한번 가면 4,5만원은 깨지며 필요한 교과서 참고서 값...........-_-
입학한 이후 옷 한벌도 못사입었다..ㅠ0ㅠ)

1억은 가뿐히 , 아니 거의 1억 3천정도는 가뿐히 든다.-_-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일본이 한국보다 물가가 비싸다 하더라도 학비는 예외라는 거다.
한국의 사립대 학비는 학과에 따라 다르지만 일본 사립대 학비랑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국도 상당히 비싼 수업료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학교측에서도 그럴싸한  이유는 있다.

먼저...데이터 베이스.
로스쿨 수업은 판례 분석이 필수 인데 판례의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하는데 드는 돈이
만만치 않다는 점. (학교측이 사설 데이터베이스 제공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

넓고 쾌적한 학교 건물을 신축하는데 드는 비용과 락커룸 무선랜 설비 자습실 설비에도
상당한 돈을 투자하고 있으니.

그러나..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수진의 월급이다.

유명한 변호사나 판검사를 실무 교수진으로 데리고 오려면 (한국도 한 학교당 실무 교수진을 몇명 이상 확보 해야 한다는게 로스쿨 설립의 요건이라고 들었다.)
그들의 현재 수입보다도 훨씬 매력적인 보수를 제공해야 하는게 상식.
우리 학교의 경우 그나마 명문..축에 드는 편이라서 실무진 확보에 어려움이 없었지만
(오히려 변호사 드림팀이라는-_-)
지방 학교들의 경우는 뼈를 깎는 지출을 감수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현재 물가 비싼 일본에서도 3,4년동안 드는 고시학원비는 천만원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
많이 들어도 2천을 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지.

<<>>


학자들이 지적하는 대로 [부자들만 갈 수 있는 학교]인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물론 학자금 대출 제도가 완비되어 있긴 하지만
3년동안 1억원의 부채를 짊어지고도 졸업후 사법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아니 통과해도 상당히 유력한 로펌에 취직하지 않는 한
몇년 동안을 빚갚기에 허덕여야 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 로스쿨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알고 있다. 단..미국 로스쿨 졸업생이 변호사 시험을 통과 못한다는 일이 있을 수 없긴 하지만..)
일본의 경우 로스쿨 졸업 후도 신 사법시험 합격율이 30프로 내외이고
이 점 때문에 실패한 제도라는둥 많은 비판을 받고 있으며
내년부터 배출될 로스쿨 졸업생들의 취업을 어떻게 책임지고
사법시험에 불합격한 사람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아무 대책이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


우리 나라는 일본의 실패를 보고 배워서 인가 대학의 수를 10교 이내로 해
8,90프로 이상의 합격률을 확보한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로스쿨 제도가 시행되기 3,4년 전 일본 정부도 지금 우리나라 정부와 똑같은 방침이었다고 하는 것이다.-_-
그런데 왜 이렇게 로스쿨이 난립하게 되었냐..
첫번째로, 우리나라 법학부(일본도 마찬가지)가 학문의 전당이기 보다는 고시 학원인건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
로스쿨이란건 상위권 학교에겐 명성을 유지하거나 라이벌 학교를 누를 수 있는 기회
하위권 학교에겐 그동안의 2류라는 천대에서 벗어나 명문 대학으로 거듭 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특히 근근히나마 사시 합격자를 배출해 온 지방 국립대들에겐 사활이 걸린 문제이며
사회인들이 많이 입학 하게 될 로스쿨의 특성을 생각할때 어느정도 지방에도 배치 하지 않으면
사회인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일본의 지방 로스쿨에는 의사등의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로스쿨에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

거기다 사법 제도 개혁을 추진하는건 법무부 (일본 법무성)
대학에 설립 허가를 내는건 교육부 (일본 문부성)
서로 조화롭게 협력해 나갈 리가 없다-_-

결국 문부성은 대학들의 주장앞에 무릎을 굽히고
정해진 요건을 만족시키면 허가하는 방침으로 바꾸게 된 것이다.
(이 요건이 상당히 어려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방 대학들은 사활을 걸고 요건을 충족시켰다는..;)

게다가 로스쿨 입시는 법률시험이 아닌 적성시험과 대학 내신으로 결정되게 될텐데
적성시험이 과연 합격률 8,90프로를 보장해도 될만큼 변별력이 높은 시험인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질 거라고 본다.(사실..아이큐테스트에 가깝다;)


<<<>>>


아뭏든.......
주변 교수들 왈..
한국은 대단하네! 정부가 밀어붙이면 다 따라가네!
라고 감탄하지만;-_-
개인적으로...우리나라 로스쿨 제도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과연 현재 안대로 밀어붙일수 있을지..상당히 회의가 든다.


-_- 으헉...벌써 11월인데 8월 초 이후로 전혀 블로그에 손을 안대었다.
허걱허걱허걱...이 작심 삼일...
나름대로 일본 로스쿨에 다니는 매우 극소수의 한국학생을 대표해서-_-
일본 로스쿨 진학을 희망하는 한국에 있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장래 한국에도 생길 로스쿨 제도의 전망과 문제점을 생각하는 블로그로 만들 계획이었는데!!!

(내가 쓰고도 멋지면서 숨막히는 프레이즈다..으하하핫)


벌써 2학기의 절반도 지나간다.-_-
지금은 불법행위 수업중-_-

이 수업은.....형법의 대가를 아버지로 두고, 환경법 쪽에서 나름대로 유명한 O선생의 수업.
40대 중반 독신. 일명 A-boy.
(우리나라 용산같은 곳이 일본의 아키하바라인데 그곳엔 커다란 안경과 꾸깃꾸깃한 체크무늬 남방, 어벙벙한 청바지와 검정 륙색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오타쿠-_- 들의 전당이다.
이 선생의 외모 성격이 오타쿠-_- 그 자체이기에...아키하바라 보이라 불린다.)

수업중 가끔 침도 주르륵; 흘려주시는 이 선생의 수업은
절반은 학생 발표로 할애하는 등 이 바쁜 로스쿨에서는 있을수 없는!
널럴하며 가치없는 수업으로 유명하다.

1학기때 민법 채권총론과 계약총론을 30번의 수업으로 끝내는 커리큘럼을 짜놓고
(임대차는 2회에 끝났다-_-)

왜 불법행위따위에 15번이나 수업횟수를 할애하는건지!! 알수 없는 커리큘럼이다.
덧붙여 2학기는 담보물권과 불법행위로 30회의 수업을 한다.
1학기때 채권총론 선생님이 저러다 쓰러지지 싶을정도로 30회에 맞춰 수업 처음부터 끝까지
다다다다다다 속사포로 설명했던 것을 생각하면.... -,.-

좋게 생각하면, 변호사 실무에서 불법행위와 담보물권을 쓰는 경우가 많으니까
사법시험이랑 상관없이 졸업 후를 생각해 수업 시간을 크게 할애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주변 친구들과의 통설은
드디어 나왔다!!!! 교수들의 밥그릇 싸움!!!
이란 것이다.

로스쿨에는 실무진 교수도 많지만 대학교수도 많다.
대학교수 분들 중에는..죄송하지만 아직 로스쿨 제도의 취지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듯.

-_-
자잘한 학설의 대립이나 자기 전공분야를 신들린듯 엄청난 시간을 들여 설명하는 교수님들이
와세다 로스쿨에도 적지않게 있다.
물론 그분들의 실력과 열의, 전공분야에 관한 전문지식을 나는 매우 존경하고 있지만.
로스쿨의 수업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본의 경우 사시 합격까지 평균 수험 횟수는 3회(2차기준),평균 년수 4,5년(3년이내 합격자가 전체의 3분의1 이상이긴 하지만)인것을 생각하면
나를 포함한 로스쿨의 3분의 1의 학생이 완전히 법률지식 제로수준에서 출발하는 것을 생각하면
(사실 3분의 2는 법대출신-_-)

3년이란 시간은 매우 짧고, 특히 1학년은 자잘한 논쟁보다 전체 시험 과목의 총체적인 이해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검사, 변호사 교수님들은 그 취지를 매우 잘 이해하고 계시고,
1학년생들에게 세부보다 1학년때는 전체 숲을 보는 공부를 하도록 가르치고 계신다.
(여기서...판사 교수님들은 예외다-,.-;;;;;;;;;;;;;;;;)

그에 비하면 대학교수 출신의 교수님들은, 학부생 수업과 로스쿨 수업의 차이에 대해
아직 몸에 배이지 않으신 듯.
성실한 학생들은 선생님의 그런 설명에도 열씨미 노트필기를 하고 있지만

나를 비롯한 불성실한 학생들은 각자 자기 자습하느라 바쁘다.-_-
(헉 옆자리 놈이 옥션으로 와인을 주문하고 있다-_-!!)

휴우......
이 수업 기말시험...어떡하지?-,.-


<<<>>>


고딩시절 난 철저한 문과 인간이었는데,
담임과 대추음료의 꼬임에 빠져 이과로 옮긴후, 대학 4년을 포함해 6년을 이과 인간으로 살았다.
(수학을 잘 못했던 나는 약점을 극복하려고 몇달동안 수학만 파며 꿈에서도 수학문제를 푼적도 있었다....)

그 후 나이 18살에 생활한 일본 생활이 5년이 다되어가며
한국에 잠시 돌아가도 아침에 엄마가 깨우면 일본어로 \'5분만...\'을 외쳐 가족들을 당황시키고
사고도 절반은 일어 절반은 한국어로 하는 상황에 도달하여
일본어도 어설프고 한국어도 어설픈-_- 쓸모없는 인간이 되고 말았으니
나의 문과적 사고력은 고3때에 비해 매우매우 쇠퇴하고 말았다.


그러다가 로스쿨 오니 여긴 그야말로 전형적인 문과인들의 모임.
(로스쿨이 다양한 인재다 머다...하지만 실제 일본 로스쿨 학생중에 이공계 출신의 퍼센테이지는 한자리에 불과하다.)

<<<>>>


각종 게시판과 문집-_- 블로그가 난무하며 자신의 사상을 침튀기며(또는 신들린듯 자판두드리며)
설파하는 인간들의 모임이다.


요즘 관심있게 보는 블로그는
같은 클래스의 나메카와 상의 블로그.

84년 1월생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의 소유가이며
자기 회사의 감사역을 맡고 있다.

같은 반이 되기 전부터 블로그를 보고 본인에게 상당히 관심이 있었는데
실물은 약간 실망.

첫 회식에서의 자기 소개는
\'제가 아마도 이자리에 모인 사람들 중에 제일 어립니다만...\'
으로 시작한 자기 자랑의 폭풍-_-

왜소한 몸집에 30이라 해도 믿을 외모-,.- (벤처기업 경영이란 어려운 것이구나...)
그는 자신의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무상으로 우리에게 회사법 강의를 제공하고 있으나
나의 친우(신장 192 건장한 남아....남들은 그를 나의 애완견 또는 몸종-,.-이라 부른다;)가
내 특명을 받고 강의에 나가본 결과

\'이부분에 대해선 어떨까요? 자 니시야마상 어떻게 생각하세요?\'
\'음...아무래도 이부분에 대한 여러분의 이해가 좀 부족한거 같군요. 제대로 복습해오셨나요?\'

등등...............................................

젤 어린 주제에 -,.- 매우 매우 자신감 넘치는 강의로 나의 친우는

\'.................\'란 생각밖에 안들었다고 하더라.


아뭏든...만나보고 실망.  학기 시작한지 두달이 지나도록 말 한마디밖에 안해본 사이이나

(블로그 항상 보고 있어요--- 호호호 -_- 이 한마디;)

아직도 그의 블로그는 상당히 자극적이고, 좋은 내용이 많은 블로그이다.



-----------------------------------------------------------------------------------------
네이버에서 한국인으로서 와세대 대학 로스쿨을 다니시는 분의 글을 퍼온 겁니다.
( 일본 로스쿨 life . http://blog.naver.com/reisei?Redirect=Log&logNo=120020218964)

-----------------------------------------------------------------------------------------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