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의대갔으면 [737091]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08-20 18:55:11
조회수 6,206

고1 자퇴 고민중입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2933156

현재 경기도의 평범한 일반고에 다니는 고1입니다.

일단 제 중학교 시절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중학교 1,2 학년때까지 그냥 부모님이 학원을 가라고 하니까, 시험 망치면 자존심 상하니까 억지로 책을 잡고 공부를 하는 ‘척’을 했었습니다. 성적은 반에서 2~5등을 웃도는 중상위권을 유지했고 선생님들 눈에도 친구들 눈에도 그냥 평범한 학생 A로 밖에 인식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가 공부를 잘 하는 줄 알았죠.. 초등학교 시절, 중학교 1학년때 반 친구들이 저보고 공부를 잘한다.. 천재다.. 하며 띄워줬으니까요.. 당연히 특목/자사고는 아니더라도 지역 명문고는 갈수 있을줄 알았죠.. (비평준화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때 처음으로 가내신 성적표를 받아보았고 지역 명문고 커트라인에도 미치지 않는 제 성적을 보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너무 자존심이 상했죠.. 그래도 친구들이 분명 나보고 공부 잘한다고 얘기했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가내신 성적표를 받고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제가 명문고를 가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니 내신에는 중3때 성적이 제일 많이 들어간다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노력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선생님과 상담이 끝난 후, 저는 마음을 다르게 먹고 무조건 명문고에 진학하겠다는 굳은 다짐과 함께 미친 듯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의 말씀을 하나 하나 빠짐없이 외우고 선생님께서 넌지시 던지시는 말씀도 하나 하나 다 시행하고 교무실에 찾아가 피드백 받고 수업시간에 정답이든 아니든 무조건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고 전교 1등을 하는 친구와 어울려 11시까지 아파트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독서실이 문을 닫으면 카페로, 그 친구 집으로 달려가 새벽까지 공부를 하고, 그러면서도 항상 4시,5시쯤에는 기상하여 학교 가기 전까지 공부를 하다가 학교를 가고.. 이런 생활을 계속 했습니다...

그결과 1학기가 채 가기전에 저를 달리 봐주시는 선생님들이 늘어나고 부모님께서 상담을 하러 학교를 찾으실때면 선생님들 모두 부모님을 환영하며 제 칭찬을 늘여 놓게 되고 (덕분에 제동생도 지금 행복하게 학교 생활하고 있죠..) 특히 담임 선생님께서 생기부에 적으신다고 (학교에서 교육을 잘못 받아서 친구들 모두 내신 성적 + 생기부로 일반고 진학하는 줄 알았습니다.) 반에서 공부를 가장 열심히 하는 사람, 본 받고 싶은 사람, 정말 착하고 바른 사람을 적어서 내라고 하실 때 반에 전교3등, 과고 지원자등 여러 어마어마한 친구들이 많았음에도 거의 반 전원이 제 이름을 적어서 냈고 2학기때 정말로 고입 원서를 넣어야 할 때 제가 가고 싶은 그 명문고에 원서만 넣으면 붙을수 있는 성적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정시와 수시, 대입에 대해 처음으로 자세히 알게 되었고 명문고를 갈수는 있으나 수시를 위해 하향지원을 해보라는 조언을 듣고 내신을 받기 쉬운 고등학교에 지원을 했습니다. 원서를 쓴 후, 곧 고등학생이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기도 하고 막연하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중3 시절보다 훨씬 더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특히 수학의 경우 노베 상태에서 기본서를 백지만 있으면 다 써내려 갈수 있는 (지금 생각해보니 자랑할게 아니라 당연한 거였네요..) 그 정도로 공부밖에 몰랐고 공부만 했습니다.

2월이 되고 개학을 하자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도 있지만 그 시간마저 아까웠던 저는 복도에 책상을 놓고 거기서 공부를 했습니다. 친구들이든 선생님들이든 저보고 될 놈이라고.. 설의 빼고 다 가겠다.. 뭐 이런 말을 우스겟 소리로 하고 지나가곤 했죠..

-----------------------------------------------------------------

그리고 현재 고등학교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때 그렇게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모두에게 인정받던 저는 지금 내신 3.0 + 동아리 부장 + 상장 1장을 들고 있고 자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분명 수업을 최대한 집중해서 듣고 교과서를 아예 지엽적인 것까지 통으로 암기하고 거기에 심화 과정까지 더해서 진저리가 날 때 까지 공부를 하고 시험장에 들어가도 성적은.. 참담합니다... 무엇보다 자퇴를 하려는 이유는 첫 번째 너무 외롭습니다.. 학교에 와서 거의 말도 잘 안하고 아니 못하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묵묵히 공부만 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하향 지원을 할 때 부터 각오는 하였지만 수업이 마치면 담배를 피고 오토바이를 타고 토토와 사다리 같은 도박을 하는 학교 친구들과 (남학생들만 이래요.. 여학생들은 진짜 괴수들 많은데..) 어울리기가 너무 힘들고 사실 거부감이 듭니다.. 둘째로 이 성적으론 정시, 논술 외엔 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상황에서 2021수능이 거의 답이 없어 한번의 기회로 제 인생을 결정짓기에는 너무 두렵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셋째로 학교 친구들이 무섭습니다..

현재 제 상황은 12시 30분 취침, 3시 기상하여 학교에서 수업 제외 공부만 하고 집에서도 공부을 계속 하여 스톱워치에 꾸준히 12시간 찍히고 있고 국어의 경우 문학은 감만 유지하고 있고 비문학의 경우 역대 5개년 정도의 기출을 풀어본 결과 정답률 95~97% , 수학은 아직 기출은 손대지 않고 수2~기벡 돌리면서 올해안에 전범위 30회독 끝날 것 같고 영어의 경우 제가 너무 영어를 못해서 쓰리제이에듀를 다니며 차근 차근 배워나가고 있으며 과탐의 경우 물리 완자 3회독, 수특 3회독 했고 지구과학 시작할 생각입니다. 자퇴를 한다면 독재학원을 다닐 생각입니다.

감정이 실리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이제 정말 질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솔직히 지금 자퇴를 하면 현재 고2 분들에 비해 많이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제가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격차를 좁힐수 있을까요..? 주위에서 늦었지 않냐는 인식이 있어 두렵습니다..

실제로 자퇴 하신 분들 어떤가요..?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으면 아직까지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많이 힘든가요..?

두서 없고 필력 없고 거기다가 길기까지 한 제글을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고3애무창인생 · 737825 · 17/08/20 19:11 · MS 2017

    제가 고3현역인데요 중졸 되실일은 없을거 같에여
    검정고시 친다면(워낙 쉬운듯)
    자퇴.. 긍정적 으로 생각하는뎁 전 친구들과 잘어울리고
    괜찮지만 고1로 돌아간다면 빡공하거나 자퇴할것 같은데
    검정고시 치면 되니까 ㅋㅋ 그리고 격차좁히는거야
    님정도로 열심히면 무조건됩니다 확신해요

    수준이 수학 기준 피타고라스에서 멈춘 친구도
    고2부터 중학수학부터 붙잡고 시작하더니 성적이 첨엔
    안오르다가 지금 결국 펑펑 오르던데 음..

    자퇴가 나쁜건 아니고 학교다닐시간에
    도서관이나 독서실 다니는거도 이득일수도 있어여
    확실하게 할수있다 장담할 수 있다면..

    별 도움이 못되 죄송해요! 그치만 자퇴는 신중하게 생각 해볼 필요는 있어요

  • 의대갔으면 · 737091 · 17/08/22 00:01 · MS 2017

    예전에는 그냥 저혼자 스스로 공부하고 공부 시간 보면서 뿌듯해 했었는데 오르비 시작하면서, 고등학교 입학 하면서 세상에 어마어마한 분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고 요즈음 제 자신이 정말 초라해 보인다고 생각을 무지 많이 하며 자괴감에 빠져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실제 사례도 제시해주시고 제3자 입장에서 평가도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또 학급 아이들에게 자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조별 수행평가할때 웬만하면 저 뽑지 말라고 얘기하면서 그냥 묵묵히 공부하고 있을때 애들 반응이 너무 절 한심하게 쳐다보는 것 같아서 많이 수축되어 있었는데 선배님 조언 듣고 제 스스로 저 자신을 자퇴한다고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음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스스로 열심히 해야지! 하고는 있지만 사람 일은 아무도 몰라 자퇴에 대해 몇달째 곰곰히 생각해 보고는 있는데 (아마 10월까지는 고민할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7년 들어 받아본 조언중 가장 따스한 조언이었습니다..

  • 고3애무창인생 · 737825 · 17/08/22 00:19 · MS 2017

    어우..별말 해드린게 없지만 정말 말 이쁘게 해주시네요!
    그리고 조금만 말 덧붙이자면 외롭다고 하시는게 정말 뭔가 이해가가네요 제가 공부만 해보자고 약간 다툰김에
    친구들하고 아예 말을 안하고 공부만 해본적이 있었는데요 정말 ㅋㅋ외롭긴 하더라구요 옆에서 친구들 같이 떠들고, 급식먹으러갈때 등등 오히려 공부 하는데에
    신경쓰여 방해가 되는.

    고1이면 앞으로도 친구들이랑 자주 부딪히는? 같이 뭔갈 해야되는 일이 많을거에요 외로운 순간들이 더 많겠죠?


    하지만 그걸 꾹꾹 버티면서 해보면 좋겠지만
    굳이 버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걸.


    자퇴하고 검정고시후 혼자 공부하고 독서실다니고 해도
    외롭겠지만 적어도 남 신경 쓰이진 않을거에여
    원래 남 시선 신경쓰이는건 어쩔수 없는거라

    아무튼 자퇴가 가벼운 문제는 아니니
    정말로 내가 이 선택을 했을때 적어도 후회는 없을거
    같다 싶은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네용.

    시간 많이 있으니 신중히 고민 많이 해보시길 바래요.
    한번의 고맙다는 답글로 충분히 고맙다는 마음
    전달 받았으니
    고맙다고 다시 안다셔두되요 ㅋㅋㅋㅋ
    대신 나중에든 대학가시게되면 기억하시고 쪽지나
    한장 보내줘옄ㅋㅋ
    말은 쓸때없이 긴데
    도움 못돼 죄송합니다 핳 ㅠㅠ.. 잘자요:) !!

  • 케이꽃 · 690775 · 17/08/20 19:24 · MS 2016

    자퇴후 하루세시간씩 2년 공부하면 인생 망칩니다.
    자퇴를 하든 안하든 우선 수면시간부터 늘리시는게 중요할거같네요. 그리고 아직 늦지않았어요 지금상태에서 1년반이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자퇴해도 외로움은 사라지지않아요.. 화이팅!

  • 의대갔으면 · 737091 · 17/08/22 00:08 · MS 2017

    하루 세시간씩 자며 공부하면 큰일난다.. 혈기 왕성한 시기인 중학생때는 몰랐는데 요즘들어 왜 많은 분들께서 잠은 최소한 5~6시간 정도는 자줘야 한다고들 하시는지.. 요즘 뼈저리게 느낍니다.. 체력이 작년같지 않아요.. 가끔씩 늦잠을 자거나 하면 엄청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고요.. 고작 3~4시간을 위해 하루를 혹사시키는 것이 얼마나 미련한 짓인지도 깨달았습니다.. 일단 자퇴든 뭐든 정말 수능치기 전날까지 '현실적으로' 유지할수 있는 생활 습관을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외로움... 꼴에 자존심만 쎄서 혼자 다니면 남들이 저를 이상하게 쳐다볼까 두려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속만 타들어 가고 있는데.. 진짜 그것도 수험 생활중 극복해야 할 하나의 산이라고 보고 노력해 보아야 겠습니다.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 레가토 · 487118 · 17/08/20 23:59 · MS 2014

    검정고시로 내신 1등급으로 세탁하는게 의대 입시에 유리할수있어요.

  • 의대갔으면 · 737091 · 17/08/22 00:13 · MS 2017

    그건 생각을 못했네요.. 그냥 검정고시가 단순히 고등학교 졸업장과 같은 효력을 내서 수능을 볼 자격만 얻을수 있는 시험일뿐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자퇴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다지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설대서양사학과교수 · 732645 · 17/08/21 20:50 · MS 2017

    30회독
  • 의대갔으면 · 737091 · 17/08/22 00:15 · MS 2017

    고3 231.. 기만...
  • 설대서양사학과교수 · 732645 · 17/08/22 00:28 · MS 2017

    님 고3 231이심?

  • 의대갔으면 · 737091 · 17/08/22 21:21 · MS 2017

    님이요! 아.. 241 이셨구나.. 잘못 봤어요.. 231인줄 알았어요... 쨋든 기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