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떡) [726828] · MS 2017 · 쪽지

2017-08-05 02: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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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시절 오르비 빵떡이의 원서접수 이야기(꽤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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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원서쓰기 전까지만 해도 부모님이랑 친했습니다.

거의 가족 분위기도 화목했고, 한번도 싸운적이 없었어요. 참고로 저는 고3때 제 진로로 인해 문과로 바꾸었습니다.


부모님께 이러한 얘기를 드리고 부모님의 흔쾌한 허락을 받고 문과로 옮겼어요. 열심히해서 내신을 3점대에서 2점대까지 올렸었어요.


그리고 원서접수날이 다가오면서 아버지랑 상의를 하게되었습니다.

제가 가고싶은 학과 문과로 옮기고 나서부터 꿈꿔왔던 학과를 말씀드렸는데 아버지는 매우 화가났습니다.

전망도 없고 대학가서 그런거나 배울려고 공부했냐?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처음부터 그 학과를 꿈꾸고 고3내내 공부를 했다고 하니까 미쳤다면서 갑자기 집에있는 물이 가득찬 커다란 물통을 제 몸에 던지셔서 팔에 멍이 들었어요.


당시에는 아픔보다 슬픈게 너무 커서 아픔도 모르고 그냥 문닫고 계속 울었던 것 같아요.

멍 들었는데 병원을 안가고 그냥 자연스럽게 나아지라고 냅뒀어요.  (현재는 다 나았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아버지랑은 대화를 안하다가 어머니도 아버지 편이신지, 아버지 의견을 따르라고 하시는거에요. 사실 어머니의 말씀에 작은 배신감을 느꼈지만 그래도 어머니까지 그러시니 아버지하고 단둘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아버지는 제가 이과쪽으로 대학을 가기를 바라시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문과로 이동하는거 허락하셔놓고 왜 갑자기 이과 학과로 대학을 보내시려 그러세요? 라고하니까 갑자기 또 화가나셨는지 아직도 생생한데 반찬통을 저한테 던지셨어요. 그릇도 던지시려다가 제가 우니까 던지려는것을 멈추셨던것같아요.


그러다 이틀 뒤에인가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오셔서 저한테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번에 미안했다. 너가 하고싶은 일이 뭔지 알겠는데 그거는 아버지가 원하는 과를 가서 나중에 해라. 혼자 스스로 해도 되지 않냐. 만약 가고나서 마음에 안들면 자퇴해도 뭐라안하겠다 라고하셔서, 솔직히 저도 너무 지쳐서 아버지에게 그냥 아버지가 말한 과를 간다고 했어요. 그렇게 해서 인서울에 있는 학교 몇군데 수도권에 있는 학교 몇군데를 지원하니까 인서울 한군데가 붙었어요.


근데 솔직히 저는 그래도 이름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버지는 좀 불만족한것 같더라고요.  저는 그래도 제 꿈은 나중에 꼭 이루겠다고 다짐후 그냥 그 학과로 진학을 하기로했어요. 저랑 또 맞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근데 아버지가 또 1월경에 술을 마시고 와서는 갑자기 제가 갈 학교가 부끄럽다고 말하고 어디가서 말을 못한다. 너때문에 창피하다 이런말을 하셔서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저는 다음날 아버지께 예치금 넣은거 그냥 취소하겠다고 말했어요. 역시나 아버지 엄청 화가나셨죠. 하지만 저는 그때 엄청 당당했고, 또 전과는 달리 강하게 밀어붙였어요. 아버지가 너는 재수를 해도 망할거다. 재수를 하면 돈이 얼마나 드는데 너한테 줄 돈 없으니까 니 알아서해라. 이렇게 말씀을 하셨고 저는 이미 예상을 했어요. 그래서 저는 알겠다하고 그 이후로 아버지와 대화를 한마디도 안나눴어요.


저는 그래서 1월 말부터 4월중순까지 알바를 했어요. 편의점 두개에 주말에는 카페에서도 했는데 카페는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어요. 그래서 편의점 두개 평일 야간 주말 야간 밤낮이 바뀐채로 생활을하였고, 첫달 월급 받자마자 바로 독서실 등록을하고, 4월 중순까지 알바 끝나고나서는 전부 교재비 독서실비 인강비로 쓰고나니까 얼마 안남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8월까지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저는 그래도 지금 재수를 선택한게 후회하지 않아요. 저는 제 미래를 위해 주체적으로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저는 재수생활이 괴롭다기 보다는 마음이 편해요. 

저를 욕한 아버지와 주위 친구들을 원망하지 않아요. 과거에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에 대한 미움에 집착하는 것 보다 저는 앞으로 제 미래와 현재에 대해서 발전할 생각을 해야겠다고 느꼈거든요.


글 쓰면서 작년 생각이나서 또 울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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