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생과의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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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본과생들이 그렇듯이 학교 도서관 집만을 오가며 매우 단조롭고 폐쇄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특별하게 "이건 진짜 너무 웃기다" 할 만큼 재밌었던 썰은 없다.
1.
한번은 저녁약속 전에 내가 체한적 있었다.
학교에서 뭔가를 발표하는 날 이었는데 그 날은 유난히 긴장해서 점심 먹은게 체했었다.
마침 "점심은 맛있게 먹었어?" 라고 묻길래
아파도 아프다고 티를 잘 안내는 성격이지만 저녁 먹기 힘들 것 같아서 솔직하게 "나 체한것 같애ㅡㅡ" 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랬더니 바로 뭐 먹고 체했는지랑 몇시부터 그랬는지를 꼼꼼히 물어봤다.
무지 꼼꼼하게 진료하듯 묻길래 나는 나한테 침을 놓으려고 그러는 줄 알았다. 왜냐면 저번에 만났을 때 체할때 맞는 자침?이라는 침과 구토했을 때 맞는 침등 간단한 침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기 때문에 더 그랬다.
'아직 정식 면허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만약에 침을 잘못 맞아서 기절하면 어쩌지....옛날에 중국 무협만화에서 주워 들었는데 침을 어딘가에 놓으면 사람이 급사 한다고도 들은것 같은데...잘못 맞고 기절하는거 아니야?....그래도 나름 본과라고 자존심있을텐데....괜히 말했구나..' 하면서 약속장소로 가면서 엄청나게 두려움에 떨었다.
'다시는 아파도 아프다고 다른사람에게 하지말고 참고 살자...'라고 각오도 했다.
(이건 한의학에 대한 불신이나 그런게 아니라 비면허자에 대한 두려움과 무협만화로 배운 침술에 대한 내 부족한 정보 때문이다.)
만약, 만나서 침을 놓으려는데 싫다고 하면 기분 나빠 할 것이 뻔했으므로 머릿속으로 거절에 대한 반응과 행동 알고리즘을 잘 계획해서 약속 장소로 향했다.
(사실 지금와서 생각 해보면 그냥 침맞을때 따가워서 맞기 싫었던 것 같다.)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 어엄청 긴장하고 딱! 만났는데 등뒤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
아..올 것이 왔구나...생각했다.
그래서 일부러 알면서 등 뒤에 뭐가 있는지 묻지 않고 다른이야기를 했다. 안 물어봐도 염소 똥 같은 한약과 침들이 가득 들어있는게 눈에 선했다.
그래서 일부러 모르는 척ㅡ먼산을 봤다.
그러자 잠시뒤에 등뒤에서 무언가를 딱.! 꺼냈다.
그 물건은 놀랍게도 약국에서 흔하게 파는 흔한 '소화제'였다.
그렇다, 한의대생도 체하면 그냥 간단하게 소화제를 마신다.
그 소화제 덕분에 발표를 망친걸로 인한 체증은 말끔하게 가셨고
저녁 때 새우 초밥을 완전 맛있게 꼬리도 때지 않고 냠냠 먹었다.
그 날 새우가 정말 싱싱해서 달기까지 했는데 글 쓰면서 생각하니까 또 먹고싶다.
2.
내 친한 친구는 한의원 마니아인데 그 친구가 마니아가 된데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진맥 때문이다.
조금은 변태같지만 진맥을 볼때의 그 차분하고 안정적인 공기와 팔목에 올라간 적당히 따뜻한 의사선생님의 손가락 , 나긋나긋하게 자신에의 건강에 대해 질문하는데, 그 순간 마치 잠이 쏟아 질것 만 같이 편안해서 이젠 별거 아닌 일로도 한의원에 간다고 했다.
그래서 내 친구가 한의원을 고르는 기준은 의사선생님의 다정함 정도이다. 반면 치과같은 곳은 의사선생님이 잘생긴 곳을 찾아간다.
그래서 나도 이 내용에 대해서 어느정도 공감하기 때문에 다음에 밥을 먹으면서 한의학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논의 하던중 내 친구의 경우를 말해줬다.
그래서 내가 친구랑 나름 진지하게 생각한 한의원 홍보용 '진맥 ASMR' 을 말했다.
그 순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한 동안 정적이었다.
말을 하기전엔 대박 상품이라고 생각 했는데,
말을 뱉고나서 생각해보니까 내가 봐도 좀 웃긴것 같아서 바로 "워낙 급변하는 세상이잖아" 변명을 하고 밥을 마져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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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이 뛰어난 글이네요 재밌어요ㅋㅋㅋ담백한 수필 느낌이 나요. 잘읽었어요ㅎㅎ저처럼 썰을 쓰시는 분이시군요.반갑습니다.
썰에는 반응 별로 없고 분쟁글에 화력이 집중된 시기니 이해하십쇼
asmr ㅋㅋㅋㅋ

저는 오히려 의사선생님 잘생기면 수치스럽던뎈ㅋㅋㅋㅋㅋ 여자쌤이나 할아버지쌤이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