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감격스러웠던 서울대 수석 합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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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1년 동안 뭐하다 왔노?"
"시험 좀 치고 왔습니다."
"시험? 니 같은 노가다가 시험 칠 게 뭐가 있노? 무슨 시혐 쳤는데?"
"대학 한 번 가볼까 싶어서요."
아저씨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어느 대학에 시험 쳤노?"
"그냥 서울에 있는 학교 쳤습니더."
"그러마 서울대학 시험 쳤겠네?"
"하기사 서울에 있는 대학이면 전부 서울대학 아이가, 하하하!"
서울대 시험을 마치고 대구로 내려온 나는 오랜만에 친구들도 만나고 하면서 사나흘을 푹 쉬었다. 그러다 보니 '놀면 뭐하나, 돈이나 벌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같이 일하던 아저씨들께 연락을 해보니, 마침 일거리가 있다고 해서 1년여 만에 다시 공사 현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아저씨들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내 말을 잘 믿지 않으려는 눈치였다. 생김새로 보나 하고 다니는 꼴로 보나, 영락없이 공사판 막노동꾼으로 딱 어울리는 나 같은 녀석이 공부를 한다는 게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1년 동안 어디 다른 현장에서 일하다 왔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어느 직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막노동 역시 대우나 조건이 조금 좋은 데가 있으면 1년에도 몇 군데씩 옮겨 다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합격자 발표가 먼저 났다. 점심 시간쯤 서울에 있던 동생한테 전화를 걸어 보니, 녀석은 대뜸 농담 삼아 이렇게 말했다.
"히야, 그냥 붙으면 우짜노?"
장학금을 받고 붙어야지 '그냥' 붙으면 어떡하느냔느 얘기였다.
아저씨들에게 얘기했더니, 그제서야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고는 깜짝 놀랐다.
"그라믄 인자 승수 니가 고대생이 되는 기가?"
"그건 아직 잘 모릅니더."
"왜, 합격했다믄서?"
"한 군데 더 시험친 데가 있거든요."
"어데?...... 니 진짜 서울대도 쳤나?"
"예."
하루 이틀 서울대 발표날이 다가왔다. 합격할 자신은 있었지만, 정작 발표날이 다가오자 또다시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떨어지면, 고려대학교에 그 비싼 학비를 내면서 과연 다닐 수 있을까? 그렇다고 또다시 1년을 수험생 노릇 할 수는 없는데. 진짜로 떨어지면 다 때려치우고 평생 노가다 하면서 살아야 되나......
이윽고 서울대 발표날이 되었다 초조함과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어머니는 벌써 기도를 하러 새벽같이 산으로 알라가셨고, 나는 고민에 빠졌다. 일을 나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오전 11시나 돼야 합격 여부를 알 수 있을 텐데, 그때까지 이렇게 빈둥거리고 있다가는 속이 새카맣게 타 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 나가자. 나가서 잊어 버리고 일이나 하자.
역시 생각대로 막상 현장아 나가서 연장을 집어들자 그럭저럭 일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마침 나무 토막 자를 게 있어서 한 시간 남짓 열심히 기계 톱을 돌리고 있는데, 현장에 나와 있던 건설 회사 직원 한 사람이 내 이름을 불렀다.
"장승수 씨, 빨리 현장 사무실로 가 보세요."
무심코 사무실을 향해 걸어가는데, 이번에는 등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승수야!"
뒤를 돌아보았다. 우리 아저씨들 중에서 유일하게 호출기를 가지고 있던 김씨 아저씨가 헐레벌떡 나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승수야, 니 서울대 수석 합격했단다!"
글쎄, 이런 순간에도 그저 덤덤하게 한 번 씩 웃어 버리고 말면 얼마나 멋있어 보였을까. 하지만 나는 역시 그런 위인은 못 되는 모양이다. 진짜 좋아서 죽을 것만 같았다. 그 순간 내 저신이 아니었다.
미친 사람처럼 아저씨들을 껴안고 길길이 뛰다가,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났다. 이런 날 버스를 두 번씩 갈아 타고 집까지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아저씨한테 만 원짜리 한 장을 얻어서는 현장을 뛰쳐나왔다. 택시가 우리 집 근처에 다다르자 평소와는 달리 좁은 골목길에 차들이 북적대는 것이 보였다. 순간적으로 엉뚱하게도 우리 집 근처에서 무슨 사고가 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 앞에 서 있는 차들은 모두 방송국과 신문사 취재 차량이었다. 그제서야 '사고'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문을 들어서니, 집안은 이미 북새통이 되어 있었다. 어머니를 에워싸고 있던 기자들이 일시에 "장승수 씨 맞지요?" 하면서 나를 향해 덤벼들었다.
다음날, 전국의 모든 신문과 방송이 나의 얘기를 실었다.
"막노동 4수생, 서울대 수석 합격!"
"가난도 시련도 뛰어넘은 인간 승르의 산 표본!"
"막노동판에서 일군 영광!"
-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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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저분도 대구 경신고 출신이셨네요.. 대구 경신고가 일반고 중에서는 압도적인 탑을 지키는.. 하지만, 이젠 저런 분 같은 기적은 나오기 힘들듯 하네요.. 개천을 콘크리트로 채운 다음, 그 위에 아스팔트를 덧씌워서 아예 철저히 막아버리려하니..
경신고 요즘 하락세 던데
그래도 경신고 오성고 알아주던데
일반고 순위보면 서울지역이 거의 대부분일걸요
일반고 순위는 서울특별시 강남3구
강남8학군(경기 경복 휘문 중동 세화 동덕 은광 반포..)
이런데가 싹쓸이함
서초 지역 다 빠졌네 ㅜㅜ
서울고는 저번에 설의 2명 보냈던데
경신 대륜 오성 상위권 일반고죠 대구 내에서
경신고라는 글에 이런 댓글을 달다니
하락세가 중요하진 않지 않나요 적어도 이 글에서는.....?
확실히 하락세는 맞는듯요
95년생들부터는 자사고로 바꼇어요
음 그랬나요? 제가 알고 있는 경신고는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이어서 몰랐네요
실제로 이때가 리즈시절이죠
자사고아님?
대구 경신고 자사고 맞습니다 2015수능에서 동시에 만점자 4명이나 나올정도로 강한 학교임
자사고라서일반고순위에없는것같은디
대구 경신고등학교는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로 분류됩니다.
대구 경신고 자사고 아닌가요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로 알고 있고,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자연계열 만점자 4명 배출한걸로 알고 있습니다.(1명은 연의인가 울의 합격, 나머지 3명은 전원 설의 합격)
댓글은 보시지도 않은거 같은데, 제가 말한 일반고시절 경신고는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이며, 지금처럼 자사고로 바뀌었는지는 몰랐다고 했습니다.
님이 잘못써놓고 왜 저한테그래요
집고양이님 댓글 보면 '95년생 입학생'부터 경신고가 자사고로 바뀌었고, 95년생 입학생은 2011년에 경신고에 입학했다는 건데, 그렇다면 제가 기억한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의 경신고의 모습이 일반고라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만? 어디서 잘못을 저지른 주체와 객체를 뒤집습니까?
와 소름돋네여... 찌릿찌릿하네..
반성하고 갑니다
오미 온몸에 전율이..
와 ㅠㅠ 진짜 반성하게된다..난 왜그렇게 치열하게 살지못했나
옛날에 책으로 읽었던 기억이나네요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서초구에서 변호사로 활동하시다가 저번 총선때 대구북구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하신걸로 알고있어요ㅠ
저희 고등학교 선배님이십니다 (흐 뭇)
ㅋㅋㅋ 선배
이분 고3때 영어수업시간에 질문했던게 be동사가 뭐냐고 물어봤던게 생각남
갓경신고 옛날부터 엄청난 학교였구만....
갓구갓신고
박철범씨 책에도보면 저분보고 자극받아서 공부했다고 하시던데...ㄹㅇ레전드
.
머싯따 진짜
저 책 나오고 수험생들 읽고 엄청 힘냈을겁니다.
04학번인 저도 감명깊게 읽었는데요...
제가 젤 감명깊었던 부분은 가스통 메고 7층 올라가다가 너무 힘들어서
'공부해야지' 생각했던게 기억나네요
얼굴에 착함이라고 써있네요 ㅋㅋㅋ
강호순씨 사진이요
아.....헐.....소름...
"승수야, 니 서울대 수석 합격했단다!"
얼마나 행복했을까
문대통령이 이걸 꼭 봐야...
원래 머리좋으신분...
경신고....
조정식쌤도
문돌이 ㅁㅈㅎ
잘생김..
서울 강남구,대구 수성구 G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