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교쌤 [293822] · MS 2017 · 쪽지

2017-06-02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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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평가원 모의고사 수학 가형 난이도 및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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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실시된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수학 가형은 전반적으로는 무난한 난이도였으나

21번, 30번 등의 킬러 문항 및 18번, 28번, 29번 등의 준킬러문항으로 인해 상당히

쉬웠던 다른 문제들을 생각해보더라도 난이도가 급등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엉뚱하게 27번을 2로 나누지 않아 90이라고 쓴 학생들도 은근히 많을 듯

합니다.)

 

저는 처음에 문제를 접해보고 1등급 컷을 92 정도 나오겠다고 예상했던지라 평가원

측의 예상 등급컷인 96을 보고 설마 저 정도로 높을까... 라고 상당히 당혹스러웠습니다만

현재 대다수 입시 업체들의 실시간 1등급 컷이 88 정도에 맞추어져 있음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제 생각보다 더 높았음을 의미합니다.

 

   

18번 - 처음으로 등장하는 문제다운 문제입니다. 각각 함수로 나타내주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문제는 x좌표와 y좌표를 따로따로 비교해 주는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프를 그려서 풀었습니다. y값 비교에 의해 코사인값이 0 이하가 되므로

그래프를 그려준 후 이를 만족하는 t값의 개수를 찾아보면 됩니다. 단 이 때 코사인이 양수인

경우를 빼주지 않으면 오답이 나옵니다. 참고로 제 제자들의 경우는 제가 수업시간에 워낙 많이

다뤄줬던 내용이라 쉬웠다고 하는데, 만약 이러한 문제들에 충분히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 18번을

맞닥뜨렸다면 여기서부터 시험이 꼬이게 됨과 동시에 시간 부족, 뒷부분의 21번 30번과 맞물려

상당한 점수 하락을 가져올 수도 있는 양날의 칼과 같은 문제였습니다. (쉽게 풀리면 너무 쉽게,

만약 바로 풀리지 않는 경우에는...)

  

20번 - 역시 너무나도 전형적인 문제로, 문제의 내용을 몰라도 충분히 답을 구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두 번 미분한 후 ln2/3에서 0이 되고 또한 조건 (나)에서 도함수가 0이 되는

x값을 m값으로 주고 계산하면 쉽게 풀립니다. 참고로 제가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특정한 유형을 계속해서 풀다 보면 비슷한 발상을 이용한 문제들은 심지어

내용을 모르더라도 정답을 구할 수 있다' 에 대표적으로 해당하는 문제인데 다행히 덕분에 제

제자들은 모두 맞은 것 같습니다.

  

21번 - 첫번째 제대로 된 킬러문제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틀렸구요, 이번 시험에서 가장 킬러성이

강했던 문제가 21번 30번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이 두 문제 모두 내용을 몰라도 정답을 구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던 문제들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수업시간에 29번 30번에 해당하는 킬러문제들을

무식할 정도로 반복해서 돌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러한 킬러문제들을 죽어라 반복해서

풀다보면 문제들마다 주기성, 극값, 범위 나누기, 증가함수감소함수라는 주요한 테마들이 나오는데

어차피 고등학교 과정에서 출제될 수 있는 수학 문제라는 것이 한계가 있으므로 아무리 신유형이라도

결국에는 이 카테고리 안에서 풀리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제가 항상 주장하는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심지어 내용을 모르더라도 정답은 구할 수 있다. 특히 수능은 더더욱' 의 근거는 바로 이것입니다.

  

참고로 본 21번 문제는 적당히 식을 유추하는 것만으로도 한방(?)에 구할 수 있는 문제라 쉽게 푼 친구는

너무 쉽게, 어려웠던 친구는 이 문제 때문에 전체적인 점수 하락이 일어났을 듯한 그런 문제였습니다.

(일례로 이번 시험이 결코 쉬운 시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점맞은 제자는 엄청 쉬웠다고 하더군요;)

 

26번 - Q에서 수선을 그리면 P의 y좌표가 바로 나옵니다. 미분하면 끝납니다.

 

27번 - 쉬우면서도 어려운, 그런 문제였습니다. 부분집합이 구별되지 않으므로 2를 나누어주어야 하는데

나누지 않아서 90을 쓴 친구들은 무자비하게 틀리는 그런 문제였습니다.

 

28번 - 보이면 바로 풀리고, 보이지 않으면 까다로운 그런 문제였습니다. 극한의 성질을 이용하면

10초만에 풀 수 있는데 정석적으로 접근하면 의외로 쉽지 않아서 29번 30번에 투자해야 할 시간을

까먹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수업시간에 이러한 빠른 풀이를 적극적으로 가르치는 편입니다만

수강생들 중에 오답자도 꽤 있는 것으로 보아서 학생들 입장에서 실전에서의 적용은 그리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보자마자 바로 풀어서 처음에 엄청 쉬운 문제로 분류했으나 의외로 까다로웠다는

친구들이 많아서... 이래서 수능 보면 아이들이 생각보다 점수가 안나오는가 봅니다.)

 

29번 - 문제 구조상 O를 사이에 두고 A와 B가 반대쪽에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P를 y축 위에

위치시키면 편한 것 같습니다.) 이 그림만 제대로 그려주면 1분이면 풀 수 있고, 수능 문제의 특성상

그 이상의 증명이나 수학적 검증은 불필요합니다. 즉, 수능 수학은 그냥 빠른 시간에 정답 다 맞추는

놈이 장땡이고 꼭 모든 문제에 대해서 그것이 반드시 정답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일일이 꼭 찾아주어야

할 필요는 없다... 입니다.

 

30번 - 그래프의 개형을 제대로 유추해서 그리면 30번 치고는 너무 쉬운 문제입니다만, 문제는 저도

처음에 문제 뜻을 파악하느라 의외로 시간이 좀 걸렸던 그런 문제였습니다. (물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순간 30번이라는 번호에 걸맞지 않게 너무 쉽게 풀립니다. 즉 심하게 말해 1분 풀이도 가능한 문제입니다.

물론 문제 분석하는 데 5분 이상 걸리는 것이 문제지만 말이죠;)

 

일단 f(x)는 우함수이므로 g(x)가 x=1에서 극솟값을 가지면 x=-1에서는 극댓값을 가지고, 좌우대칭형이

나옵니다. 이를 이용해 g(x)의 그래프를 그려주면 점대칭 꼴이 나오고, a의 값을 직접 구할 필요가 없으므로

간단한 계산 한 줄 필요 없이 정말 1분만에 정답이 나옵니다. (사실 이문제를 풀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평가원도 정말...) 사실 평소에 저는 고3 수업에서 모의고사를 출제할 때 중간 부분의

문제들이 어려우면 29번, 30번을 의도적으로 쉽게 내기도 하는데 이번 시험이 딱 그런 유형이었던 듯

싶습니다. (참고로 제자들의 말에 의하면 평소에 제가 실시하는 고3 모의고사가 이번 평가원 모의고사보다

더 어려운 편인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제 개인적으로 보더라도 저는 무조건 연습할 때의

시험 문제는 실전에서의 실제 시험보다 어려워야 하고 또 평소에 그런 문제들을 억수로(?) 많이 풀어 보아야

한다는 주의인데, 이러한 유형의 시험에서는 상당히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제 신조가 '항상 어려운 시험에

대비하라!' 라서요.)

 

 

전체적으로 보면 한문제 한문제 뚜렷이 어려운 문제는 없었으나, 18번 28번처럼 겉으로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풀어보면 잘 풀리지 않는 문제들도 있었고 27번처럼 아무 생각 없이 풀다가 오답을 쓰게 되는 문제, 21번처럼

과감히 식을 추론해야 하는 문제, 29번 30번처럼 문제의 본질을 깨달으면 계산할 필요도 없이 너무 쉽게 풀리지만

한번 막히기 시작하면 한없이 막히는 그런 유형의 문제 등 다 모아놓으면 체감난이도가 어마어마해지는 그런

시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사실 저는 처음 시험지 받고 풀어볼 때는 29번 30번이 워낙 쉬워서 오히려

앞부분 문제들이 조금 어려웠지만 이렇게까지 등급컷이 떨어질 줄은 차마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실제난이도보다 체감 난이도가 더 높은 이러한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꾸준히 킬러문제와

높은 난이도의 모의고사를 많이 풀어 보아야 합니다. 또한 이번 시험의 특성상 그동안 쉽게쉽게 공부하려는

습관이 들어 있었던 학생들의 경우에는 의외로 낮은 점수를 받고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수능

수학이 변별력을 갖추기 시작하는 상황에서는 더이상 그런 쉽고 편하게만 가려는 태도는 이제는 좀 과감히

버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이러한 유형의 시험에서는 본인의 실력이 점수로 정확히 드러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상당한 변별력을 갖춘, 정말 밑바닥까지 철저히 실력을 물어보는

그러한 시험이었습니다. 즉 이번 시험 점수가 정확히 현재 본인의 실력이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공부는 공부일 뿐이지 절대로 운이나 요행이 될 수는 없습니다.



p. s. 오르비에는 정말 오랫만에 글 올려보네요 ^^;;; 가끔씩 교재 구입할 때만 들어왔는데 어제 6평 계기로

올만에 글올려 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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