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uh-Valkyium Il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138903
작품 설명 : 전에 지은 Asuh-Valkyium I은 너무 병..신같아서 소멸시켰습니다.
두 작품의 연관성은 제목 뿐이니 이 글을 읽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마지막 수정 : 2011년 3월 26일)
-------------------------------------
Asuh-Valkyium II
序障
한여름의 뜨거운 밤……이 아니라 낮. 덥다. 나는 덥고 축축하고 칙칙한 회색 빛 복도를 지나 교무실 문 앞에 결국 도착하고 말았다.
더러운 선생들의 더러운 손때가 묻은 더러운 문 손잡이에 나의 안 더러운 손을 대기가 더러워, 한 발자국 물러난다. 빨리 누가 열어라.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열려라 참깨. 들깨. 용개? 젠장.
문이 열리고 탐욕, 그 악덕으로 결집된 배 둘레 햄을 매달고 다니는 3학년 부장이 나온다. 그 쉽새끼(아기 배를 뜻합니다)는 나를 쳐다보았는데, 그의 눈빛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듯했다. 아하! 나는 역시 눈치가 빠르다. 귀여운 똘똘이! 하고 턱 밑을 손가락으로 간질여 주길 원하는구나. 그런데 내가 너무 바쁘신 몸이라 지금은 곤란하고, 다음에 해 줄게. 그런데 감히 내 쪽으로
“어른을 봤으면 인사를 해야지?”
라고 짖는 것은 무엇인가? 그렇군. 나는 그에게서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아 주었다. 이제 누가 지나갈 차례인데, 옳지. 1학년생이 지나간다. 나는 정색하고 1학년생을 째려보며 말했다.
“인사를 해야지.”
그 1학년생이 얼빠진 표정으로 황송함을 드러내며 내게 인사를 하였다. 꾸벅. 학년 부장은 헛기침을 하며 제 갈 길을 간다. 어라, 이노무 꿀꿀이가 혹시 자신이 인사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괘씸하군.
第一章
교무실에 들어가니 청량한 가을 밤바람이(지금은 한여름의 낮이다!) 이상하게 생긴 관 모양 기계로부터 흘러나온다. 신기한 기계로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불현듯 그 관 모양 기계가 교실 뒤 구석에 소리 없이 처박혀 있는 고철덩어리와 닮은 데가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의 용도가 저것이었구나!
第二章
빨리 담임 선생의 자리를 찾아내야 한다. 그런데 내 앞에 있는 하찮은 탄소 덩어리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사람 처음 보나? 아마 이 탄소덩어리가 담임 선생인가 보다. 그럴 만도 하다. 여기가 담임 선생의 자리가 아닌가, 하하!
입술을 열어 혀를 농락해 주었다. (물론 내 입술을 열어 내 혀를 농락한 것이니 오해는 금물이다)
第三章
“저 보충수업 빼 주슈.”
“뭐라고? 이 녀석 말버릇 좀 보게?”
하! 역시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격언은 잘 새겨두어야 한다. 담임 선생은 사실 말이었도다. 갈기가 검으니 다크 호스.
“말 버릇이고 사람 버릇이고 간에 어쨌든 빼 주슈.”
“부모님께 확인서를 받아가지고 오면 고려해 보도록 하지.”
이 무슨 패드립이란 말인가!
“댁 고등학생 때는 부모가 보충수업을 대신 들어줬슈?”
“보충수업 뺀 놈들 중에 99%가 망했다.”
망드립? 역시 나의 담임도 예외는 아니었다. 모든 담임 선생이 그렇듯 그는 코갤 고정닉이었던 것이다. 나는 지지 않기 위해 고인드립을 시전하였다.
“하지만 망한 놈들의 99.9%는 보충수업을 안 뺐다는 사실을 네 돌아가신 어머니를 걸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습니다.”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니냐? 한 놈이 빼기 시작하면 모든 놈이 빼기 시작한단 말이야.”
“제가 알 바 아니에요. 애초에 보충수업을……아니, 수능 공부를 왜 해요. 그 짓을 하느니 방구석에서 잠만 쳐 자는 게 나아요. 그리고 무엇이 이기적이란 거예요? 언제부터 이기적이란 말이 자신에게 이익을 주지 않는 자를 모욕하는 데에 쓰인 것인지 궁금하군요."
“ 그래, 네가 다 옳고, 네가 다 착하고, 네가 다…”
“아 빨리 처빼라고 시발 그게 니가 할일아니야 빨리 빼라고.”
“…수업료는 전액 환불됩니다.”
나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크게 입을 벌려 마음껏 웃어제꼈다.
“푸하하하학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푸하하하하하하학하하”
“푸하하”
“푸학”
“푸악”
“푸억”
“퍼억”
終章
눈물이 샘솟아 나온다. 나는 담임 선생의 보충 수업 시간 중에 잠시 잠들었던 것이다.
모든 것은 꿈이었고, 그리하여 나의 엉덩이님은 화가 났다.
지금 그가 담임 선생이 아끼는 티타늄 배트를 복도로 불러내어, 흠씬 두들겨 패고 있는 이유는 그것 때문이다.
엉덩이님이 때릴 때마다, 티타늄 배트가 날아가지 않도록 잡고 있어야 하는 담임 선생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끝>
후기
종장의 '당신'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가령 이 글을 읽으신 독자님이라든지...
...아이 재미없다. 다신 소설따윈 안 쓰려고 합니다. 잘 됐지요?
방금 제가 한 결심이, 파멸할 위기에 처했던 인류의 시력을 구한 것 같습니다. 고마워하시죠!
어쨌든 읽어 주셔서 안 감사합니다. 우리들 중에서 감사해야 할 자는 누구일까요?
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중의 한 구절을 패러디한 다음 경구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 나의 작가여, 나는 그대의 글을 모두 읽어 주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대로 인해 꼴통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그대는 지금 미소를 지으며 우울한 표정으로 내게 말한다.
"우리들 중에서 감사해야 할 자는 누구인가? 읽는 자가 읽혀지는 자에게, 그 읽혀져 줌에 감사해야 하지 않겠는가?
읽는 것은 억제할 수 없는 충동이 아닌가? 읽혀져 줌은 동정을 베푸는 일이 아닌가?"라고.]
오늘 당신은 유익한 글을 읽었습니다, 짝짝. 밖에 나가서 빵이라도 사 드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지방 전공의, '빅5'병원 온다…"미복귀 전공의, 군 입대해야"(종합2보) 3
1만여 전공의 사직처리 전망…정부 "하반기 모집서 지역 제한 안해" 전공의 사직규모...
-
변우석 과잉경호에…인천공항 사장 “이 정도 엉뚱한 행동은 처음” 5
배우 변우석의 ‘과잉 경호’ 논란에 대해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사설...
-
재밌는거 없나 5
웹소설읽기, c언어공부, 운동 이거 세가지 반복되는 삶인데 뭐 재미난거 없을까
-
ㅈㄱㄴ
-
QWER 여캠이라고 싫어하는 건 트페미들이나 그런 거 아님?? 친구들이랑 코노 가서...
-
어땠음? 철학 지문 보기 문제 어렵노..
-
숨김강좌 봤는데도 표시안되어있고 끝난걸까요?
-
수능샤프 2
샤프심 1/4정도 남았을 때 개킹받음 ㅋㅋㅋㅋ 버리긴 아깝고 쓰기엔 열받고
-
문제 처음 봤을때 들만한 생각들이나 겪을 만한 시행착오 같은거 보여주는 실전적 풀이...
-
. 3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구나
-
이번주부터 이감반만 가는데 앱 등록하려 해도 지정되지 않은 전화번호라 해서.....
-
멋이 없어진다 생각합니다 진화생물학도 이론으로만 보면 좋은것을 과몰입해서 레드필!...
-
소심한 애인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스윗가이 저스틴 비버의 love...
-
수능 때 안털릴 수 있으려나.. 그리고 사설 어휘 너무 어렵네요 허허
-
뻑가 "잼미 공격 주도한건 감스트·남순·외질혜 팬들이다" 5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유튜버 뻑가가 지난 2019년 유튜버 겸 아프리카TV(현...
-
구자철, 축협 옹호?…"지성이형 의견 무조건 지지" 반박 1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이 선임된 이후 잡음이 이어지는...
-
제목 그대로… 사문은 개념+기출+윤성훈모+Mskill까지만 하려는데 서바까지 안봐도 되려나…?
-
40만명의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고 그중에서도 상위권에 노는 대다수는 초중딩 때부터...
-
요즘따라 엄청 불안했는데 해몽보니까 너무 기분좋네ㅋㅋ
-
아프면쉴권리공동행동 설문조사…"유급병가·상병수당 법제화 해야" (서울=연합뉴스)...
-
사실 이연그림 밑에깔고 따라그린거임 이거 재밋네여
-
국어기출 4
김승리쌤 강의만 들으면서 공부하다가 너무 수동적인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어 주도적으로...
-
[속보] 카카오 "카톡 PC버전 로그인 오류"
-
?? 아 비연계 작품 생각 나는 게 없는데 어쩌죠 교수님 ?? 에이 뭘 그래요 그냥...
-
막 영단어장 챙겨서 기다리면서까지 보라고 해요? 설마?
-
아이린 듣고 1등급확보하자
-
infp 인식 어떤가요 10
..
-
"다음 주 첫 번째 태풍 발생 가능성"...장마·폭우 이어 '긴장' [Y녹취록] 2
■ 진행 : 윤재희 앵커 ■ 출연 : 김진두 기상·재난 전문기자 * 아래 텍스트는...
-
intj 갤러리 가보면 됨 나도 내 유형이라 어떤지 궁금해서 한 번 가 봤는데.....
-
“이건 직장인 학대” 이틀 연속 출근길 폭우...지하철 중단에 도로 통제까지 1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이틀 연속 수도권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하철 운행이 일부...
-
“두 아들 건다”던 카라큘라… 사무실 간판 떼고 ‘잠적’ 17
구독자 1050만명의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에 대한 협박 모의에 동참한 의혹을 받는...
-
[속보] 정부 "의대증원 백지화 및 업무개시명령 폐지 외 협의 가능" 15
[속보] 정부 "의대증원 백지화 및 업무개시명령 폐지 외 협의 가능"
-
(필수의료를 부수며) (헬기타고 서울을 가며)
-
국방부 "예비군 소집 훈련 기간 180일로 확대? 검토 안해" 4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군 당국은 일반 예비군의 소집 훈련 기간을...
-
3곡 다 뭔지 아시는분? 노래너무좋아서 방청소할때 틀어놓음ㅋㅋㅋㅋㅋ
-
현우진 노베 0
노베(도형,1,2)에 있는 문제 다 풀수 있으면 바로 시발점 수1 들어가면 되나요?
-
돌겠네
-
○○하고싶다 3
천만덕 갖고 아무것도 아닌척 ㄱㅁ하고 싶다... 천만덕까지 달려~~~
-
언매 미적 지구과학 노베 컨텐츠 잘 아시는 분들 한번만 도와주세요!! 2
2년 반(학교다니면서 반년+군수 2년)을 투자해 이과쪽을 도전해 보려고 하는데...
-
오늘도 다들 파이팅
-
헤헤 고백받았다!! 12
어그로 ㅈㅅㅎㄴㄷ 저에게 그런 건 있을 수 없어요 점메추 부탁드려요!
-
이번 수능특강 물리지문 이거 오류아닌가?(물리러헬프) 0
물리1밖에 모르는 허접인데, 띠틈으로 원자가띠의 전자들이 올라가서 받개 준위를...
-
붐부붐붐붐베이스 0
(붐부붐붐붐베이스~)
-
저예요… 원래도 수학 잘하는 편은 아니였지만 3학년 1학기 미적이 5등급 문을 열...
-
요즘엔 뻘글 써도 12
고닉들이 다 없어져서 심심함 ㅠ
-
꼴랑 2000명ㅋㅋㅋㅋㅋ
-
제발 증원한채로 뽑았으면..
-
저보고 방학때 수능공부 열심히 하라네요 아마 내신 개쳐망했으니 수능이나 잘보라는 의미인듯
-
물리 올해 처음 하는데 현시점에서 뭘 하는 게 좋을까요 1
올해 물리 자체를 처음 공부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나형시절 문과) 개념부터 기출,...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