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처정부 하에서의 런던시장 켄 리빙스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134426
출처: PD저널>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19#
켄 리빙스턴의 런던, 대처의 악몽
[헨드릭스의 책읽기] (16) 런던 코뮌
2009년 05월 12일 (화) 23:00:47 헨드릭스/ 블로거 webmaster@pdjournal.com
▲ 영화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 2000)
영국 영화 제작사 워킹 타이틀의 명작 〈빌리 엘리어트〉는 대처리즘의 절정기인 1984년 광부노조 파업이라는 현장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묘사한다. 19세기 맑스의 시절부터 축적된 빛나는 영국 노동자들의 전통은 대처에게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발레리노가 되겠다는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의 시선에는 노동계급의 패배라는 음울함이 묻어있다. 이명박의 시대. 며칠 전 대한통운의 박종태라는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다. 이랜드 노동자들과 기륭전자의 노동자들이 파업과 단식으로 최소한의 ‘고용’에 대한 권리를 요구했다. 수많은 이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저항하지만 정권의 입장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 기도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역사는 한 번도 손쉽게 권력자가 모든 것을 장악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거기에는 언제나 저항의 흔적이 있다. 심지어 대처리즘의 전성기인 1980년대에도 말이다. 서영표의 〈런던코뮌〉은 그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1981년 지방선거에서 영국 노동당은 49석을 얻어 보수당(41석), 자유당(1석)을 꺾고 런던시 의회를 장악한다. 런던 시장이 된 노동당의 켄 리빙스턴은 “대처 정부를 끌어내리기 위한 공개적 캠페인의 기지”로 런던을 활용하겠다고 공언한다. 1981년 5월 28일 〈런던 레이버 브리핑〉은 “런던은 우리의 것”이라 말한다. 대처의 강력한 시장주의 선전이 판을 치던 순간에 영국의 심장이던 런던에서 사회주의자 켄 리빙스턴이 시장이 된 것이다. 이를테면 이명박 정부에서 서울 시장으로 노회찬이 된 것과 마찬가지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국가 안에서 국가에 대항’하고 ‘시장 안에서 시장에 대항’하는 지방정부가 생긴 것이다(p.188). 그들은 사회주의자에게 씌워진 원죄를 정확하게 이해했다. 소련으로 대표되는 현실사회주의국가들의 관료제와 민주주의의 결핍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었다. 그렇기 때문에 리빙스턴의 런던은 “장기적인 계획, 신기술의 적용, 대중의 참여”라는 원칙을 통해 대처 정부에 대항했다. 관료들이 아니라, 지역에서의 이익에 관련된 이해당사자인 시민들이 협의할 수 있는 공간을 여는 것이 그래서 중요했다.
▲ 〈런던 코뮌〉(서영표, 이매진, 2009)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단순히 대중의 잘못이 아니다. 그것은 대중을 옥죄는 여러 가지 환경들과 연관이 되어있다. 이를테면 노동의 문제와 육아 문제, 교육 문제가 함께 복합적으로 관련되어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함께’ 해결하려 했고 그것들은 런던시의 구체적인 정책이 되었다. 대중들은 ‘거대한 나라의 정치’가 아니라 자신들의 피부에 와 닿는 ‘필요’와 연관된 문제들이었기 때문에 참여의 열기는 뜨거웠다.
런던 시의회는 취업훈련을 재정적으로 보조했고, 공공 탁아시설을 만들었고, 대중교통 요금을 할인했다. 2005년 이명박 서울시장이 도입했던 대중교통 환승할인도 사실은 런던시가 1983년 3월 시행했던 ‘티켓 하나로(Just The Ticket)’ 정책이 시초다. 또 영국 전체를 뒤흔들던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의 순간에서 오히려 ‘일자리’를 방어했다. 그리고 일자리에 대한 정책은 순전히 공공부문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런던의 사기업들에게도 적용되었다. 경기침체와 만성적인 산업부문의 위기의 순간에 런던 시의회는 ‘이윤이 아닌 사회적 기준’(p.193)을 만족시키는 기업에게 시의회가 만들어 낸 비영리 투자은행인 ‘런던 기업위원회’를 통해 저리의 대출을 제공했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면 자연히 해결될 거라는 것이 순전히 ‘믿음’임을 리빙스턴의 런던시는 보여주었다. 시장은 공공영역에 의해 통제되었고 그것은 소련식의 ‘당’ 관료의 통치가 아니라 능동적인 시민들의 통치였다. 또한 런던 시민들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조건들을 만들어가는 실험은 그 자체로 관료제에서 빠져나와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이었다. 대처에게 영국의 수도 런던은 가장 적대적인 사회주의자의 공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대처는 이러한 흐름이 두려워 보수당 다수의 의회에서 1986년 지방세 상한제를 도입하고, 런던과 6개 대도시 의회를 폐지해 버린다. 자신이 독재자라고 낙인찍히는 것보다 당장의 사회주의자들의 수도가 무서웠던 것이다.
▲ 헨드릭스/ 블로거
결과적으로 리빙스턴과 영국 노동당 사회주의자들의 런던 사회주의 실험은 5년 천하로 끝나고 영국은 다시 보수적인 정부가 통치하는 사회가 되었다. 하지만 지역에서의 지역주민들과 공동체들에서 헌신했던 활동가들의 ‘정치의 기억’은 계속 남아있다. 극우파 정부가 중앙을 장악하지만 공산당-사민당이 여전히 지역의 수권을 놓지 않고 있는 일본에서 새로운 대안들이 최근 여러 각도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도 떠오른다. 가장 밀착해있는 정책의 ‘실천’을 통해서 보수적인 사회구조를 뚫고 ‘지방 정치의 영역’을 점유했던 영국의 시도를 보면서 2010년 한국의 지방선거가 떠오른다. 새로운 대안이 제출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지역에서의 활동에서 시작될 수 있는 것 아닐까?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아님거 같기도하고 그냥 뭔가뭔가임..
-
글 쓰는 것만 보면 하루 적어도 7~8시간은 공부하는 게 정상일 것 같은데,...
-
어그로 ㅈㅅ 사실 1시간전에인남 그래도 싱기한건사실임 왜냐면 아니,,, 항상 6시에...
-
입금용 2
다들 오랜만이야
-
다른 과목 다 1인데 문학 개못해서 국어만 2~3인 과외학생이 김재훈 듣는다는데...
-
진짜 부럽네
-
아이고난
-
사람 신경쓰이는데 또 실전감 생각하면 … 고민되네여
-
방금 문기정 들었는데 너무 좋거든요 그러면 ebs도 병행하는게 낮겠죠? 그리고...
-
막말로 빈순삽빼고 완벽하게 다 풀고 빈순삽 걍 기둥세우고 나와도 빈순삽 찍맞...
-
이거 푸는 사람 씹고트임 ㄹㅇ
-
작년이랑 수능 기조가 달라졌는데, 25서바 푸는 게 의미 있을까요
-
존나 길어서 땡볕에서 찌는중 돌겟네
-
울어라 3
온 세상이 너만 빼고 웃을것이다
-
제가 국어 낮3이고 문학은 대충 어떻게 공부할지 알겠는데 비문학은 진짜 앵간한 인강...
-
야!!! 0
밥 먹어!!!
-
난 지거국의대 위로 메이저 인설 수도권의 노린다: 걍 닥치고 생지하자 (설의는...
-
-기하: 쎈 B스텝 2-1.벡터의 연산 305~323번
-
요즘 대입 모르는 사람인데 25 수능 수학 기준 (미적분 선택) 원점수 100 ->...
-
점메추 실시.
-
걸어
-
죄송하지만 재능이 없으십니다 재능이 있는 분은 문재풀다 화날 경우, 능지 떨어지는...
-
ㅈㄴ 웃기네 ㅋㅋㅋ
-
상 하 꼭 둘다해야되나 하에 개념도 있긴 하지? 살짝 개념이랑 실전스킬 휘발된...
-
내용이 쉬운 현대시는 잘 앍고 푸는데 이육사 [초가] 이런 시는 보기를 읽고...
-
수2는 ㄱㅊ은데 수1은 이게모노 느낌린데
-
제가 이번에 과와 맞지 않아 반수를 하려하는데, 과탐 선택과목에서 큰 고민을...
-
어떤분 글보고 미적96에 올1이라길래 와씨,,, 대한민국에 모든곳 다가겠다 ㅎㄷㄷ...
-
6모 17번에서 책임을 지울 수 없다에서 지우다를 erase로 해석해서 책임을...
-
악명이 높던데 제거보다 어려운지 궁금함
-
확통 높3 화작 2컷 영어 2 생윤 사문 1컷
-
진짜 무서운건 6
이제 문학보다 언매가 오래걸릴수도 있다는거임..
-
작년에 출제자의 눈 들었는데 올해 출눈 오티들어보면 올해 출눈다시들어야한다는데 꼭 들어야할까요?
-
아아 사먹어야지!
-
김범준 카나토미 6
6모 22,28,30틀인데 스블 안듣고 카나토미만 해서도 얻어갈 수 있는게 꽤...
-
선택 과목이 동일하고, 원점수가 같은데 어떤 문항을 틀렸는지에 따라 원점수 같은...
-
6모 수학 6이면 11
지금이라도 그냥 기하 버리고 확통할까?
-
.....? 무적권 과탐 고집하는 대학만 아니면 무적권 사탐을 해야하거든 이게 안...
-
안뇽 2
일하러가기
-
정시 전형에서 연세대가 서울대, 고려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어를 더 높게...
-
김승리 커리 0
tim이랑 허슬 끝내긴 했는데 거의 다 30점대로 마무리가 됐으면 커리 멈추고...
-
6모 미적분28번&30번 (N축) 260628/260630 0
글 시작하기 전에 홍보 하나 할께요! 7월이 가기전에 랑데뷰☆수학 모의고사...
-
어디감요
-
제가 어휘가 딸리는건지 모르겠지만 책임을 질 수 있다는거하고 책임을 지울 수...
-
김재훈특강 1
걍들어야지 고2인데ㄱㅊ겟지뭐
-
솔직히 진짜 잘생기고 예쁜사람이 얼마나있겠냐 근데 얼굴이 정붙일 정도는 되어야함...
-
고26모수학이 0
1컷 76은 쫌 아니지않나 다풀고 1컷 85~88일줄알앗은데
-
시대 박종민 0
박종민쌤 시즌3부터 라이브 신청해서 서바 받으려고 하는데 언제 시작인가요?
-
문학 감을 잃은 것 같습니다 다시 기출해야할거같은데 라이트한 기출 분석 강좌...
-
제가 강기분을 독서 문학 둘다 4월에 시작해서 뜨문뜨문 공부하다가 거의 다 하긴...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