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책임? - 논술 비틀어 보기 2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133892
1. 어찌됬건 시험은 닥쳐오고 글은 잘 써야 하는 법.
매번 피해보는 것은 학생들이고 학부형이라지만 결국 인간은 이상보단 현실을 선택하고
어지간해선 타협하고 순응하는 방향을 선택하는 고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누가 잘못했는지 나눠 볼 수 없이 모두가 빨려들어가고 있지 않은가.
고로 모두 잘못했고 모두 문제있고 그렇기 때문에 고칠 수 없고 말로 자조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
2. 대치동 학원가
10여년 전 최초로 ‘논술’ 시험이 도입된 이래 논술시험은 부침을 겪으면서도
적절히 ‘광풍’을 일으키며 발전한만큼 ‘논술시장’ 역시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강남에 가면 ‘2개의 거리’가 있다.
IT업계의 산실이자, 한국 기업계의 광맥은 ‘테헤란’로,
그리고 정확히 한 블록 밑에 한국 최고의 학원가,
약 300여개가 몰려있으며 새로운 건물이 지어질 때마다 들어서는건 학원이라는, ‘대치동 학원거리’가 있다.
오죽하면 ‘대치동 기준’이란 말이 있을까.
‘강남엄마 따라잡기’라는 드라마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희극적으로 느껴지는 것에 비해
이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일들이 벌어진다는 이 곳.
고액의 학원비만큼 섬세한 개인지도가 이루어지는 이 곳에서는
‘메가스터디’라던지 ‘청솔’, ‘종로’ 등 굵직한 프렌차이즈 학원이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고 하니
결국 비강남권은 대형공장에서 학생들을 찍어내고 강남권은 맞춤형 소량생산인가?
3. 기가 막힌 논술 프렌차이즈
탄천로에서 강남 롯데백화점까지 이어지는 이 거리의 가장 독특한 풍경은 ‘학원’에 있고
더욱 독특한 풍경은 국내 굴지의 ‘논술 프렌차이즈 본점’이 모두 몰려있다는 사실이다.
황우석 사태 때문에 유명해진 미즈메디 병원 옆에는 ‘무지개 논술’이 있고
맞은편에는 ‘깊은 생각 논술’과 ‘김동아 국어논술’, 조금 가다 보면 ‘박학천 논술’ 등 전후 좌우로 가장 눈에 띄는게 논술 학원이다.
어떻게 이 동네에는 논술학원이 이다지도 많을까.
강북이라던지 구리, 의정부 같이 상대적으로 교육열이 약한 위성도시에는 논술에 대한 인지도가 너무 낮아서
가르치는 학원도 거의 없다고 하던데 이곳은 그야말로 ‘논술 프렌차이즈’의 산실이다.
그만큼 장기적으로 꾸준히 교육을 시킬 의지가 있고,
교육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며 섬세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이겠고 보다 실랄하게 이야기하자면
그러한 인식을 실행시킬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 된다는 사실에 본질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4. 경제적 격차, 사회적 격차
마르크스의 ‘계급’이니 베버의 ‘계층’ 같은 사회학적 논의까지 안가더라도
우리가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은 ‘경제적 격차’가 ‘사회적 격차’를 양산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단순히 돈이 많고 적냐의 문제를 넘어, 교육 수준, 직업적 격차 등이 불러일으키는 격차는
‘경제적 격차’와 결부하여 ‘사회적 격차’를 강화한다.
교육부는 ‘창의력’과 본질적인 ‘교육개혁’ 운운하며 ‘논술’이라는 새로운 평가 방법을 제시하였다.
또한 그 해답으로 ‘꾸준한 독서’라는 뻔하디 뻔한 주장만을 덧붙여 놓았다.
그렇다면 새로 추가된 교육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 과정을 누가 담당해야 하는가.
결국 사교육이 이 영역을 점유하기 시작했고 우리의 부모들은 경제력에 의지해 새로운 교육부의 요구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강남엄마들에게 도덕적인 잣대를 요구하기 이전에 과정에 대한 배려와 계획 없는 정책입안자들의 무능부터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사회를 경제 중심으로 몰아가는 세태는 그저 개탄해야 할 문제가 아닌 누군가 일으키고 만들어가는 구조적인 현실이다.
결국 논술이란 진지한 실험은 그 가치에 대한 진지한 성찰 이전에 새로운 ‘학원 재벌’과 그들의 프랜차이즈를 창출했고
입안자들의 정책 목표는 적어도 시장 창출에서는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듯.
그러면 이제 사교육 시장을 개탄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상황은 복잡하지만 의외로 분명할 수도 있다.
- 깊은계단 비잔틴 2008. 4. 7 (lyanga.blog.me)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https://orbi.kr/00028826951
-
일일 걸음 수 14
-
수학 개념강의를 듣기전에 먼저 개념서에 있는 개념설명을 읽고 난뒤 강의를 듣는게...
-
여러분은 하루에 몇걸음정도 걷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하시나요 10
천보 이상만 걸으면 적절한 거 아닐까요
-
밥먹고 집감 8
-
위니비니 6000원어치 사서먹음...
-
평가원이 정의하는 킬러는 사교육의 스킬이나 방법론을 0
반복해서 쉽게 풀 수 있는 문항들임 킬러는 '난이도'의 문제가 아니라고 못박았음
-
독재 다니는데 여기서..? 여기선 달에 한 번씩 사설봐서 너무 익숙해질거...
-
사랑해 gpt쨩
-
학교에 미리 연락 안하고 그냥 바로 행정실 가셨나요.
-
올해 커하 커로 5
이정도면 많이 걸은거 아닌가요
-
3수이상 분들 6모 학원이랑 모교 중 어디가 나아요 5
우리 학원에서 응시된대서 학원은 집에서 5분 거리긴함 근데 현장감 때문에...
-
있다면 어디까지 가능할까
-
속보) 화성 태행산 정상에 폐오일 뿌린 60대 자수…“텐트치는 캠핑족에 화나서” 1
경기 화성시 비봉면 태행산 정상 부근에 폐오일을 뿌린 60대가 경찰에...
-
여기 왜 오처넌이냐 씨빨
-
젭알
-
진짜 충격적이다
-
쌤도 벌써 50대가 되셨구나..
-
1컷만 넘기자 제발
-
앵그리버드 쿠키런(이때도 실존했다) 다함께 차차차 스페셜 솔저 메탈슬러그...
-
죽는다죽어
-
이거 지문이 원래 이렇게 답답하나요?? 다 맞긴 했는데 먼가 확 뚫리지 않고...
-
걍 미분해보니까 (a.f(a)) 접선꼴 나오길래 차함수 처리해서 풀었는데 이래도...
-
이번 3모 수학 3
10번 틀리고 22번 맞았는데 은근 이런사람 많을거같은데ㅜ22번은 n제에서 많이...
-
맛점하세요 2
네엡
-
이거 어디가 잘못된 거임? 다시 해서 정석대로 풀긴 풂
-
현역 고3입니다!! 친구들이 강t에서 김승리로 넘어가라고해서 설득당했는데.,....
-
푸느라 개고생했으니 개추좀
-
준?역덕이라 중국 일본 관직, 시대, 후궁 품계까지 다 외우고 있는데 사건이랑...
-
앵그리버드임 반박안받음
-
밖에 돌아다니는 커플들 아니 주변 친구들만 봐도 그저그런 얼굴이나 솔직히 조금...
-
1사탐1과탐이면 경희대 한의예과 인문,자연 둘다 지원할수있는건가요?
-
포우 아직도 서비스함
-
하늘색 아기 드래곤? 키우는 게임이었음 밥 주고 이불 덮어서 재우고...
-
늦잠자서 학원 접수 올실패함 ㅜ
-
남동생한테 조언 맞게 해준 거 맞나요? 이새끼 지 할말만 하는 거 약간 킹받긴...
-
작년 강k 수학 4점짜리 문제들이 시중 n제보다 퀄 좋나요? 심심할때마다 n제 대신 풀어볼라는데
-
3모 영어 쉽네 2
으어,,, 아 아아 이게 이거네ㅡ하다 보면 거의 풀리네
-
시중 스킬 모두 마스터한 의대생이 집필한 생명과학 1 책 0
경북대학교 의예과 23학번 지니입니다. 아래는 제 간단한 소개입니다. [저자 소개]...
-
1번틀렸다고씨발
-
실수 전체의 집합에서 실수 전체의 집합에 대응이라는 조건이 모든 정의역 집합이 모든...
-
뇨뇨뇨
-
미적 대신 언매+확통+과탐으로 약대 가능한가요
-
강의 안에서 자기 28살이라길래 진짜 28살인줄알았는데….
-
시발
-
모교 다시는 안 갈줄 알았는데..
-
이름 부르나요..? 아는 애들 만날 거 같아서 불안함..
-
아직 만우절 아니라고 빨간고양이
-
한 판 붙 자!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