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물리와예술 [640644]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2-15 18: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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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먼저 봤다는 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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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평가원에서 어떤 과목 답안지에 오타를 낸 적이 있었다. 그 과목에서 한 문제 답만 오타였다.


그 문제는 오류가 없었다. 문제는 정상인데 시험 끝나고 공개하는 답안지에 단지 오타를 냈던 것.


그런데 재밌는 일이 일어났다. 

대부분의 강사들이 오타로 잘못 나온 답에 맞추어 해설 강의를 하는 게 아닌가. 

(공교육과 사교육 사이트들의 모든 강사 중 딱 두 명만이 평가원이 답을 잘못 공개한 거라고 했음.) 

강사들 대부분은 오타로 잘못 나온 답에는 정당성을 부여했고, 실제 정답에는 별 희안한 논리들을 갖다 대서 그것을 오답으로 만들어 버렸다. 며칠 뒤에 평가원이 오타 정정하니까, 잘못 공개됐던 답에 맞추어 해설 강의 했던 강사들은 그 강의 내리느라 급급했다.


학생들은 강사들의 해설 강의를 보면 "오 쩐다-!"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강사들은 답을 먼저 봤다는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만약 평가원이 답안지 공개 안 하면, 후달려서 해설 강의 못 찍을 강사가 한둘이 아닐 걸? 눈치 보며 다른 강사가 해설 강의 올리기만을 기다렸다가, 올라 오면 그거 보고 나서 자신이 봤던 타강사 해설에 +α로 포장해서 자기 해설 강의를 올릴 사람도 많을 거다. 해설 강의까지는 어떻게 찍었다고 하더라도, 강사들마다 답이 엇갈리는 경우도 있을 테다. 그러면 강사들 서로 내가 맞네 너는 틀렸네 하며 물고 뜯고 싸울 수도 있다. 


이 글에서 내가 여태까지 한 말을 봤다면, 마음 한 구석이 찔리는 강사들 분명히 있을 거다. 


특히 국어, 탐구 과목에서 해설 강의는 그럴듯하게 하지만 실제로 시험장에서 풀게하면 그 문제 틀릴 인간들 여럿 있다. 요즘 보아하니 답을 먼저 봤다는 특권을 누리지 못하면 실력 다 들통날 사람들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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