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Pace [687617]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2-03 23: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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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수업은 오전에 배치되어있고 오후에는 계속 자습을 한다. 쓸데없는 이야기지만 P 또한 방학 때 학교를 나온다고 했다. 그치만 심화반이었던 나는 결국 P를 하루종일 만날 일이 없었다. 물론 보충 사이 쉬는 시간에 가끔 이동 중에 만나서 인사하곤 했기에 나는 괜히 갈 필요도 없는 중앙 계단을 서성이곤 했다.


'어 야 쟤도 심화반이었냐?'

'아닌데ㅋㅋㅋㅋ 쟤네 뭐하냐'


여름방학이 중간정도 지나갈 즈음 우리반 여자애들 몇명이 심화반으로 올라왔다. 한 3일 쯤 보다가 물어봤었는데 그냥 반에서 공부가 안되서 올라왔다고 했었다. 물론 에어컨 빵빵한 심화반을 찾아온거지만. 처음엔 두세명 쯤 올라오다가 나중엔 방학 때 나오는 여자애들의 절반 정도가 올라왔다. 학년 부장 쌤이 너네 뭐냐고 의아해할 정도였으니 말이다ㅋ 그러던 와중 P도 올라오게 되었다.


'엥 여기 왜왔냐ㅋㅋㅋㅋ'

'반에 애들 없어서 심심해...'

'하긴 울반애들 다 여깄음ㅋㅋㅋㅋ'


별건 아니지만 남은 방학 기간을 P를 보면서 지낼 수 있는 것이 나에게는 행복이었다. 틈틈히 P가 문제 물어보러 오기도 하고 말이다...ㅎ


P가 오기전 나는 일주일에 한두번은 야자 도중에 피시방을 가곤 했다. K를 불러서 중간에 나가기도 하고 아예 출석체크를 내가 하기도 하고. 가끔은 가방을 안들고 오기도 했으니 말이다.


'어 너 어디감?'

'어 나? 어....'


왠지 피방간다고 말 할 수가 없었다.


'아...나 학원 보충ㅋㅋ'

'잘가~!ㅋㅋㅋㅋ'


왠지 그럴 이유는 없지만 눈치보여서 피방 가는 날이 줄었었다. 그치만...


'너 또 피방가지!'

'어..너 어떻게 알았음ㅋㅋㅋㅋㅋ'

'애들 다알던데?'


아예 야자 신청을 하루 빼고 피방을 갔으니 애들이 모르는게 이상한거긴 했다.


'얼른 앉아서 공부해!'


P가 장난스럽게 눈꼬리를 올리며 말을 했다.


공부가 그렇게 하고 싶었던 날은 그 때가 유일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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