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914] · 쪽지

2017-01-31 02:34:20
조회수 281

한번 뿐인 삶을 달려가며 맡게 되는 달밤의 결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1026737

뿌옇고 가녀리듯 보이는 저 달밤의 하늘이 나를 비출 때 오늘 하루를 보내는 나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미천한 몸뚱아리를 주신 세상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닌다는 건 얼마나 숭고한 일일까. 때론, 이 모든것이 환상일 지도 모르고 무의미 한 것 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몸과 머리를 덮쳐오지만, 어린아이가 아닌 지금의 나는 쉽게 그것에 몸과 머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더 이상 밤의 달에 예전같이 두려움을 떨지도 않으며, 하루하루 보게 되는 옅은 빛줄기가 나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거 같아 가슴이 설렌다. 삶과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온 몸이 녹초가 되고, 정신이 비몽사몽의 절정에 다르게 되었을 때 더욱 선명하게 각인되는 희열은 더 이상의 결속은 인생에 없다는 환상에 취하게 만들기도 한다. 오늘은 유난히 춥고 눈이 두텁게 내리던 날이였다. 

기상이후, 발걸음을 옮길 도서관이 보고싶어진다.

 그냥 보고싶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