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stopsharper [727514]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01-25 21:32:56
조회수 1,989

[도올 김용옥 칼럼] 한의학에 대한 소고 墨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0917397

한의과대학은 의사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의학사 학자들을 기르고 있다고 말해도 과히 빗나간 말은 아닐 것이다. 그들이 6년동안 한의학에 관하여 배우는 모든 내용이 실제로 한문으로 쓰여진 고의경. 의서가 거의 전부라는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아무도 나의 말을 결코 부정할 수 만은 없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아직도 '황제내경'이라고 불리우는, 한대에 성립했다고 믿고 있는 책에서 인용만 하면 그 인용문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논거가 되며, 아무도 그 '내경'의 명제가 과연 얼마나 의미론적으로 타당한 것인지, 그리고 그 논리적 근거가 과연 실증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 것인지를 따지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한의학은 '내경'의 도그마를 신봉하는 '내경종교학'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의과대학에는 지금 문헌비평이 결여된 의사학만 있을 뿐이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임상학체계'(Systematic Clinical Medicine)가 부재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문헌학을 한의학의 통시적 구조(diachronic structure)이며 임상학을 한의학의 공시적 구조(synchronic structure)라고 한다면 이 양자가 모두 제대로 가르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즉 한국의 한의학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문헌학의 단계에도, 또 동시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임상학의 단계에도 진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단언컨대 사실 여러분들이 알고있는 그 권위로운 바이블 '황제내경'이라는 텍스트는 그것이 '소문'이든 '영추'이든지를 막론하고, 순엉터리 텍스트다. 엉터리도 이만저만한 엉터리 텍스트가 아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6년동안 '황제내경'의 권위를 옥황상제 모시는 것보다 더 모시게되는 경험을 하게될 것이다. 그것이 송대의 교정의서국에서 완전히 날조되고 조작된 텍스트라는 것을 모르고(왕빙의 일차적 조작에 가세하여 더 엄청난 조작이 자행되었다.) 그것이 마치 한대의 고경인냥 공부하게 될 것이다.


그대들은 '내경'이라는 텍스트의 역사적 변천과정에 대한 치밀한 논고나 강술을 접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 한의학계는 한의학을 성립시킨 원전에 대하여 문헌학적 분석의 매스를 가할 수 있는 단 한명의 책임있는 학자가 없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허술한 중국학자들의 논의를 베낀 엉성한 몇마디만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것이 새삼 문제가 되어야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의과대학의 교수님들이 한결같이 '황제내경'으로부터 뭣 한줄이라도 인용할때면 그것이 곧 선태시대나 한대의 사상이나 그 시대의 언어를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모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우리 한의학계의 불행이요, 한의학이라는 학문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원초적인 오류다. 다시 말해서 송대에 날조된 언어를 한대의 언어나 사상으로 강의한다는 것, 따라서 한대의 사상의 진면목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는 것, 


따라서 역사적으로 인체의 이해가 어떻게 변천해 왔느냐 하는 것을 모르게 된다는 것, 따라서 모든 한의학의 텍스트를 바라보는 역사적 시각이 생겨나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경락이든 음양이든 혈명이든 병명이든 병변이든 약방이든 모든 것이 살아꿈틀거리는 역동성을 상실한 채 절대적·종교적 진리처럼 사판화해버리고 만다는 것, 따라서 우리는 우수한 학생들의 분석적 두뇌가 개발이 되지않고 점점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아편을 잡순 멍청이처럼 히멀건한 동태눈까리만 껌벅이게 되고 만다는 것, 


바로 이런 것들이 우리 한의과대학의 교육의 실태요, 학생들의 불만과 방황, 좌절과 고민의 실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고민은 결국 단순한 정보의 저질성에 기인하는, 고민다운 고민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를 가지고 얘기해 둔다. 


도올의 저서 <<너와 나의 한의학>>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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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줘 · 695233 · 17/01/25 21:34 · MS 2016

    너무길어요 요약좀

  • 기냥3 · 554335 · 17/01/25 21:39 · MS 2015

    93년도에 나온책이죠. 한의대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할때..

    지금 다시한번 의견을 물어보면 참 좋을 듯요. ^^

    '황제내경'의 권위를 옥황상제 모시는 것보다 더 모시게되는 경험..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그저 웃을듯요. ^^

  • 환줘 · 695233 · 17/01/25 21:39 · MS 2016

    도올 저 분은 한의학 공부 많이 하셨나..

  • 환줘 · 695233 · 17/01/25 21:40 · MS 2016

    헐 한의학 학사시네 ㅋㅋ

  • 환줘 · 695233 · 17/01/25 21:40 · MS 2016

    ㄹㅇ 지금 생각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 기냥3 · 554335 · 17/01/25 21:47 · MS 2015

    추가하자면.. 원광대 편입으로 들어갔을 겁니다.
    시험때마다 고생하고 학점이 좋은 것도 아니었을 겁니다.
    대우그룹 김우중과 공저로 쓴 '대화'라는 책을 보면
    도올샘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큰 그림을 볼 수 있다죠.

    대학로 근처(?)에서 개원도 했었을 겁니다.
    근데 치료결과가 그리 좋지 못했죠.
    본인도 전업으로 한의사를 하려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압니다.
    한의학을 학문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고..
    위의 글은 스스로에 대한 비평인 듯 싶은데요..

    도올샘의 저서를 상당히 많이 보았다죠.
    그 중 '절차탁마 대기만성' 이란 책은 대학생들에게 꼭 권하고 싶네요.
    강추요.. ^^

  • 환줘 · 695233 · 17/01/25 21:47 · MS 2016

    오 감사해욧!!ㅋㅋㅋ

  • MonAmi · 253906 · 17/01/25 22:00 · MS 2008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눈물흘리지마요 · 684443 · 17/01/25 21:51 · MS 2016

    수명이 정말 짧았던 시기에 이루어졌던 치료방법....
    우리 선조들이 해왔던 치료방법이 옳다는 '믿음' 없이는 한의사 하기 힘들듯

  • 기냥3 · 554335 · 17/01/25 22:10 · MS 2015

    에이.. 이건 아니죠.
    수명연장이야.. 냉장고와 같은 과학문명의 결과물과 보건의료 차원에서 접근해야지..
    무슨 의사들의 치료가 대단한 기여를 했다고..
    항생제와 소염제는 인정합니다. 그 둘의 결과물을 빼면 나머지는 글쎄요..
    그것도 남용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대안이 없어서 곤란한 상황 아닌가요?

    동의보감 보면 대단하지 않나요? 16세기에 그런 의서를 가지고 있었다.
    서양의 16세기 의술 수준을 보면.. 우리는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 것이고요.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고 하면 되는 것이지..
    이렇게 까일만한 것은 아니라 보임요.

  • 눈물흘리지마요 · 684443 · 17/01/25 22:36 · MS 2016

    투명인간에 대해서 논하는 16세기 의서가 맞다는 믿음이 한의사를 지탱해줄 뿐입니다.

    그래서, 한의사가 응급의료 현장에서 중환자실에 발도 못붙히지만

    맞다는 믿음만이, 한의사들을 위로해줄뿐입니다.

  • 환줘 · 695233 · 17/01/25 22:37 · MS 2016

    투명인간ㅋㅋㅋ

  • 기냥3 · 554335 · 17/01/25 22:50 · MS 2015

    지금 당구치러 가야하는데.. 댓글을 달게 만드네요.
    한의사들에게 의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도구들 다 쓰게 해줘봐요.
    응급의학 못할까요? 복지부에서 못하게 하는 것과 다름 없다 봅니다.
    왜 그런 도구를 다 쓰게 해주냐고요?
    의료기기 논란으로 이어질까봐 언쟁하고 싶지는 않고요...

    제가 쓴 댓글들 한번 보세요. 저 한의사 아니에요.
    그래도 의사 vs.한의사 하면 한의사 편듭니다.
    동양철학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 책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의사들의 공격방법이 치졸하기 그지없다고 느껴질때가 많기 때문에요..

  • 눈물흘리지마요 · 684443 · 17/01/25 22:55 · MS 2016

    의사들이 막기전에

    사법부에서 먼저 막았습니다.

    사법부에서 금지한걸, 의사가 반대한다고 그렇게 잘못인가요?

    전문성 부족으로 사법부에서 금지했으면, 그건 한의사 잘못이 99%입니다.

    치졸한건 전문성 부족을 인정못하는 쪽입니다

  • Dr.Ryune · 705055 · 17/01/26 00:40 · MS 2016

    저기요 끼어들어서 죄송한데 그거 투명인간얘기 아니라고 한두달전에 어떤병 얘기하는건지 제대로 해석한 기사글 누가 올리셨었는뎈ㅋㅋㅋ 제발 제대로 알고 말씀하세요 언제적 유머를.. 투명인간되기라니

  • 인강감별사 · 726396 · 17/01/25 22:42 · MS 2017

    동시기 서양의술과 비교했을때 동의보감 어떤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시는데요

  • 기냥3 · 554335 · 17/01/25 22:51 · MS 2015

    아이고.. 이런 것에 대한 글들 엄청 많아요.
    그냥 당구나 치러 가야겠습니다. 다른 댓글들 참조요..

  • 인강감별사 · 726396 · 17/01/25 22:58 · MS 2017

    다른댓글에 동의보감 관련내용 없는데요...? 님이 첫댓글에 당연하다는듯이 적어놓으셔서 그런 이유가 있나 여쭤본거에요. 전 한의학 좋아요

  • 기냥3 · 554335 · 17/01/26 02:15 · MS 2015

    당구치고 왔습니다. 오늘 큐질이 좋네요. 기분도 좋습니다.
    당구도 자주 치니까 운동이 되는 듯요. ^^

    동의보감 관련 책을 몇권 봤습니다. 방송자료도 많이 봤죠.
    제가 언급한 내용들 많이 나옵니다. 예스 24가서 동의보감
    검색해보세요. 그리고 서론들을 읽어보세요.
    나름 괜찮은 것들 있을 겁니다.
    얼마전 신동원교수가 주관해서 만든 다큐가 있죠.
    KBS 스페셜 위대한 유산 '동의보감' : 세계가 주목하는 한의학
    이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다른 댓글들 참조하라는 의미는 여러가지요.
    당구치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달은 것이에요.
    일단 저는 한의사가 아니라 IT, 마케팅, 컨설팅 관련 일을 했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보라는 의미이고..
    의치한을 강권하는 이유를 살펴보라는 것이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쓰는 쓴 댓글들을 읽어보라는 의미죠.

    별거 없는데.. 그리고 한의학 얘기는 제가 하기에 그리 적절해보이지 않아요. 한의사도 아닌데..
    근데 의치한을 강권하는 입장에 놓이다 보니..
    언급이 잦아지는 듯요.

    흙수저라면 의치한가는 것이 좋아요. 진심으로 권합니다.

  • 와어떡계그럴슈있셔 · 700127 · 17/01/25 22:11 · MS 2016

    크 팩트로 폭격해버리네

  • 인강감별사 · 726396 · 17/01/25 22:41 · MS 2017

    한의학이 종교였다닝 첨알았네요

  • 이거 왜 이러십니까? · 650141 · 17/01/25 23:13 · MS 2016

    20여년전 글을 이런식으로 올린 이유가?

    한의학 발전할일만 남은것 같죠 그래서 억울하시죠
    그래도 어떻하겠써요 일반국민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한의학 발전에
    찬성여론이 약 70% 이상 되죠 )

    한의학이 더욱 발전하면 외화 벌이도하고 국민들 진료선택과 질 좋은 의료서비스 받을수 있습니다. 희소성 있는 학문이라 세계시장에서 vision도 크고요

    그리고 댁같이 편협된 사고를 지니신분들 덕분에
    오기가 생겨 더 노력하겠다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 이곰 · 661302 · 17/01/26 01:16 · MS 2016

    깔깔

  • 나르장인 · 521717 · 17/01/26 01:35 · MS 2014

    그때나 이때나 참 말 많은 분야임은 틀림없는듯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