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가족 이익 위해 ‘유엔’ 이용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0878024
2016년 12월24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23만 달러를 줬다”고 보도했다. 파문은 컸다.
그러자 반 전 총장은 1월12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박연차씨가 나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데 내 이름이 거기에 왜 등장했는지 알 수 없다”고 부인했다. 반 전 총장은 형사 고소를 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기문 23만 달러 수수 의혹’ 보도가 나간 지 사흘 후인 12월27일, 미국에서 본지에 이메일이 날아왔다. 발신인은 뉴욕 유엔본부에 10년 이상 출입한 미국의 유엔 전문매체 ‘이너 시티 프레스’의 매튜 러셀 리 기자였다. 매튜는 “반 전 총장은 그의 가족 이익을 위해 유엔을 이용했다”면서 수년간 취재해 온 반 전 총장의 친인척이 얽힌 각종 비리 의혹을 알려왔다. 그는 “반 전 총장이 한국 대선 출마를 결심한 지금, 모든 사실을 알려야 할 것 같아 메일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매튜가 가장 먼저 의혹을 제기한 대상은 반 전 총장의 둘째 동생 반기호씨였다. 반기호씨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유엔 대표단(UN Delegation)’ 신분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는 것이다. 매튜가 이에 대해 유엔 측에 질문을 하자, 그 직후 반기호씨 의혹을 증명할 인터넷상의 자료 중 일부가 갑자기 삭제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매튜는 “유엔이 반기호씨의 사업을 사실상 도운 셈이며, 그 사실을 적극적으로 감추려 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 뇌물죄로 기소된 반 전 총장의 조카 반주현씨의 경우, 그가 근무하고 있는 부동산 중개업체 가 유엔본부 건물의 임대주(landlord)라고도 밝혔다. 유엔이 반씨가 속한 회사에 임대료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메튜는 또 반 전 총장의 둘째 딸과 2006년 결혼한 인도인 사위 싯다르트 채터지 유엔 케냐 상주조정관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매튜에 따르면, 싯다르트는 반 전 총장 임기 동안 유엔 내에서 비정상적일 만큼 빠르게 승진했으며, 과거 스리랑카 내전 당시 전쟁범죄에 가담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매튜는 이 모든 의혹이 불거진 반 총장 시절을 ‘족벌주의 시대(Era of nepotism)’라고 표현했다.
매튜는 반 전 총장이 임기 중 보인 언론 통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을 ‘반(反)언론주의적(anti-press)’이라고 표현하며,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시절과 비교해 반 총장 취임 후 유엔 내 취재와 소통이 엄격히 제한됐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총장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사의 경우 철저하게 배척했다고도 강조했다. 실제 매튜가 속한 ICP 역시 경비요원에 의해 하루아침에 유엔 사무실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은 자신을 칭찬하는 데만 언론을 이용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의 첫째 동생과 조카도 불미스러운 의혹에 휘말렸다. 반 전 총장의 첫째 동생 반기상씨와 조카 반주현씨가 미국 연방검찰에 뇌물공여, 사기, 돈세탁 등 모두 12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2013년 한 중동국가 관리에게 경남기업의 베트남 소재 ‘랜드마크72’ 빌딩 매입에 국부펀드를 끌어들여 달라며 5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반주현씨는 미국 현지에서 체포됐지만, 반기상씨는 아직 검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