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2 올라가는 한의대생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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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왔는 데 너무 일찍 잠들었다가 .. 좀전에 깨서 잠이 안와서 오랜만에 오르비 들렀습니다. 역시 12월 말은 게시글이 불타오르네요. 3년동안 한의대에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시대는 어느때보다 빠르게 변화하는데 나는 이 시대 속에서 더 옛날것을 배우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퇴보하는 것인가? 이러한 고민들을 많이 했던 거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우울함 말고 학문 자체에서 즐거움도 많이 느꼈습니다. 생각보다 한의학이 잘 맞고 재밌더라구요. 오늘은 예전에 오르비에 글 올리려다가 메모장에만 써놓고 올리지 않았던 글 올리고자합니다ㅎㅎ
(본1 1학기 여름방학) 한의대를 입학하고 2년반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예과때는 한의학에 대한 확신이 없어 반수 생각도 많이했고, 그럴때마다 오르비에 들어와서 한의학을 비판하는 글들을 보며 마치 제가 비판받고, 뭐랄까 저를 욕하는 듯한 고통에 한없이 좌절했었습니다. 저는 공부도 꽤 잘했고, 무엇을 하든 논리적으로 따지는 것을 좋아했는 데, 한의학 비판글을 보면 "한의학은 논리가 없고 무당이나 하는 것이다.. " 이러한 말들은 저를 모순적인, 앞뒤 안맞는 사람으로 만들어 저를 미치게 하더라구요.
예과 1학년 때는 한의사에 대한 불안감 또 한의대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의대를 가지못했다는 좌절감 그리고 망쳐버린 수능을 한번 더 한다고 해서 잘 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고민만 하다가 1년이 가버렸습니다. 2년째에는 1학년 때 반수를 시도도 못해봤다는 허무함 그리고 이미 입시를 떠난 지 일년 반.. 이제 늦은 거 같다는 좌절감. 혹은 합리화. 그 속에서 느끼는 안도감에 뒤엉켜있었습니다.( 엄청 많은 감정이 뒤엉키더라구요. )
이제는 다른 학문에 기웃거리기보다는 한의학을 파는 게 더 정신 건강에 좋을 거 같다는 생각에 한의학을 비판하는 글도 차분히 다 읽어보면서 그들이 생각하는 한의학의 문제점이 뭔지 정말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서는 나는 미래의 한의사로서 이러한 문제점을 고치겠다는 엄청난 포부를 가졌습니다. 포부는 포부일 뿐입니다ㅋㅋ
또한 제 주위에서 한의학이라는 것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한의사분들을 찾아가보며 롤모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분들이 하는 의료행위를 보면서 자긍심도 들고 약간의 안도감도 들더라구요.
좌절감, 불안감, 실망감, 안도, 합리화, 자긍심 등등 긍정적인 기분과 부정적인 기분이 무수히 반복한 끝에 이제는 확실히 한의계로 넘어간 것 같습니다. 그 이유에는 앞서 말했듯 롤모델인 한의사분들도 계시고, 교수님도 계시고, 저랑 잘 맞다고 생각되는 과목 몇 개가 있더라구요.
이번 1학기 기준으로 학점이 3.8이 넘었습니다. 엄청난 건 아니지만, 예과때 끝자락도 가본 학생으로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방학에도 뭔가 더 알아보고 싶고 더 발전하고 싶고 미래의 내 한의원. 나는 어떻게 한의학을 이용할 건지. 어떤 한의사가 될건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보고 있어요.
지금도 누군가는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것이고 누가 한의대에 오든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게 될 것 같아요. 하지만 뭐든 정확하게 배우고 깊이 있게 배우고 이 분야만큼은 자신있고 효과를 보인다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한의학만 배우는것이 아니라 양방과목을 충분히 많이 배워요. 꼼꼼하게 배우면서도 어떻게 응용할지 항상 고민해봅니다. 그 지식의 깊이는 의대생보다는 얕겠지만 한의학에 충실하면 되죠.
이제저는 본2로 올라가요. 이번학기.. 진짜 힘들었습니다. 과장 없이 말하자면 고등학교로 돌아간듯 살았어요. 물론 대학생이니 만큼 오버워치 롤 많이 했죠. 근데 수업은 거의 모두 출석하고 (주 5일 9시 ~17시) 밥 먹고 집에 돌아오면 정말 기진맥진해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어도 겜하러 , 놀러 나갔습니다.ㅋㅋㅋ(고딩때는 어떻게 체력이 버텨줬는지 신기할따름..)평일에만 이렇고 시험기간에는 3주 정도는 그냥 냅다 공부만 했어요. 그래도 장학금라인에는 못가요.. ㅋ
아무튼 주저리 주저리 오르비 글 보고 있으면 재밌네요! 입시를 떠난지 3년밖에 안 지났는데도 이미 입시와는 거리가 먼듯한 느낌이 드네요.ㅎㅎ 질문 있으면 언제든지 쪽지나 댓글 주세요! 아는 만큼 자세히 답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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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탄 기분 같네요ㅎ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당ㅎㅎ
장학금 라인이라는게 학교 성적우수 장학금 라인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국가장학금 라인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학교 성적우수 장학금 라인을 말하는거죠. 보통 줄여서 장라인이라고 해요^^
보통 성적 1등은 전장, 2등은 반장, 3등은 30% 이런 순이죠....
맞습니다. 국가장학금은 평균 80정도로 알고 있는데 중위권 정도면 충분해요!ㅎㅎ
저보다 1년 선배시네요. 이제 본과 올라가는 지방한 학생인데...
그 롤모델이 되신다는 한의사분 쪽지로라도 좀 알려 주실 수 있으실까요....
꼭 찾아가 보지는 못하더라도 그 분의 생각이나 이런걸 좀 알고 싶습니다.
저도 글쓴님과 비슷하게 요새 학문적으로 인한 생소함 괴리감 이런 걸로 괴로워 하고 있거든요.
문과입시를 거쳤고 장수생이라 의대로 갈아타는거는 사실상 힘든상황이라서 어떻게든 여기서
제 스스로 살 길을 찾아나서야 할 거 같은데요.
'그들이 생각하는 한의학의 문제점이 뭔지 정말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서는 나는 미래의 한의사로서 이러한 문제점을 고치겠다는 엄청난 포부를 가졌습니다. 포부는 포부일 뿐입니다ㅋㅋ
롤모델인 한의사분들도 계시고, 교수님도 계시고, 저랑 잘 맞다고 생각되는 과목 몇 개가 있더라구요.'
--> 이 부분을 조금만 자세히 써 주실 수 있으시겠어요?(댓글 불편하시면 쪽지도 괜찮습니다.)
저는 양방쪽 과목에 흥미가 있고 그 쪽으로 관심이 많이 쏠려있는 상태에요. 본1 때 한방과 양방의 괴리감이 극에 달한다는 말을 들어서 많이 걱정이거든요. 특히 한방생리학 수업을 들을 생각하면 정말
걱정이 많이 됩니다. 예과때의 그 회의감에서 글쓴님같은 그런 상황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저는 어떤것들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지금 이 고비만 잘 넘어가면 적어도 졸업할때까지는 큰 고민은 없이 학교 다닐 수 있을것 같습니다.
어차피 학교 다니기야 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많이 괴로워하면서 학교를 다닐 수 밖에 없을거 같아요....
아, 또 안타깝게도 제 주변에 예과때 열정이 넘치게 생활하다가 본과가서 오히려 학문적인 회의감으로 힘들어하는 케이스들이 조금 있거든요.
아 이부분은 글에 자세히 쓰려고 하다가 아직 배운 것도 많이 없는 거 같아 전문적이지 못할 거 같기도 하고 혹은 태클이 걱정되는 부분이라 자세히 쓰진 못했습니다. 학교마다 다른 부분이기도 하구요. 이부분은 집에 가서 정리해서 쪽지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ㅎㅎ
한방생리학의 과목은 저역시 이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오히려 본1때 한방병리학이라든지 본초학 하면서 겹치는 내용이 있을때마다 다시보면서 "아 그때 교수님이 이런 말을 했던 거구나.."하고 다시 이해하는 기회를 가졌어요. 한방과목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겹치는 내용이 많다보니 이해가 더 쉬워지고 재밌네요~
양방과목은 워낙 재미있고 학생들 대부분 다 이해하기도 쉽긴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한의학과 접목시킬 건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ㅎㅎ 이건 정답이 없는 문제이니 많이 듣고 많이 생각해야할거 같아요.
답변 감사합니다.
쪽지 너무 부담가지실 필요없이 그냥 후배한테 이런 저런 해 주고 싶은 이야기
해 주신다고 생각하시고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실례가되지않는다면 저도 좀 보내주실수 있으신지요ㅠㅠ..그냥 복붙으로.. 정말 부탁드립니다ㅠㅠ
한의대생입니다.. 무임승차 같아보이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기에ㅠㅠ 쪽지부탁드립니다
역시...한의대는 일단 예과를 넘겨야..ㅋㅋㅋ 허들의 90%를 넘는..
ㅋㅋㅋ그렇죠 하지만 본과에 간다고 해서 쉬운것도 아닌거 같아요.. 진짜 한의대 외우는 양도 극헬..
한의대 아직 합격은아니지만 예상하고 있는대요 만약에 합격하면 미리 공부하고 싶은데 어떤 과목을 공부하면 좋을까요? 일반생물? 한문 1급 공부?
각 대학마다 특징이 조금씩 다른거 같아요. 이과생이셨다면 기본적인 한자만 해두시면 좋을 듯하고, 혹은 문과라면 생물 다 들으세요! 일반생물 볼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자두세요. 미래를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