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잡이 [347258] · 쪽지

2011-03-27 21:42:44
조회수 2,238

인상깊은 수기 -Greenstyle-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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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캬형처럼 감동적인 계기나, 목적을 가지고 공부해온 것도 아니고
성적이 극적으로 향상된 케이스도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나 날보고 도움되는 사람 있을까 싶어서 수기 써볼게


중학교


사실 나는 물론 어렸을때부터 물론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이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항상 1등만하는 그런(지금 내가 입학한 대학의 이미지에 맞는) 학생은 아니였어.
게다가 중학교 2학년 시절 흔히말하는 사춘기를 겪었어.


여자문제, 부모님과의 갈등, 게임중독 같은 것들 때문에 이미 남부럽지 않은 시기를 거치고 중3이라는
나이에 들어서게됬었지. 사실 우리 중학교가 그래도 이 지역에서 공부 잘한다는 학생이 오던 학교라서
상위권은 나름 튼튼했어. 지금도 보면 그때 최상위권은 모두 서울대에 입갤해있어.


그런 애들 사이에서 나는 그냥 반에서 1등정도 하는 수준이였고 전교에서는 한 10등안에만 드는 정도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어. 물론 객관적 입장에서 보기엔 잘하는 수치였지. 근데 중학교 그당시에는 내가
별로 성적이나 대학에 대한 욕심도없고 그냥 막연하게 의사를 꿈꾸던 시절이여서 내 기준에서 하는 얘기지만
내 성적에 비해 공부를 정말 안했던거같아.


성적은 실업계나 겨우 갈만한애들이랑 놀았고, 그당시 공부를 안하는데 성적이 잘나온다고 학교에 소문이 났었으니
아마 내 개인적인 기준만으로 공부를 안한건 아닐거야..


그렇게 공부에 대한 욕심없이 지내다가 중3시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아 3년동안 공부 잘한다 잘한다 소리 듣던 내가 전교1등한번 못해보고 중학생시절을 끝낼 순 없지 않을까.. 그래서 그때 처음 도서관에 앉아서 공부해봤어.
아마 내 공부방법은 이때 확립된거같아. 도서관에 앉아서 문제집을 몇권이고 풀었지..


그리고 만족할만한 성적이 나왔어. 중3 2학기 기말고사 중간고사를 모두 전교1등으로 졸업했어.
졸업당시 성적은 전교 6등이였지 아마 이게 내가 고등학교 가서 공부를 하게된 계기가 아닐까 싶어.




고등학교 1학년


고등학교에 입학할때 성적은 전교2등이였어.
나름 우리 고등학교가 시내에서 공부 잘한다는 학생들만 모이는 고등학교라서 내가 2등을 했다는게
신기하고 꽤나 자랑스러웠어.


그리고 자만에 빠져서 공부를 안했지. 1학년때는 공부한 기억이 수학공부밖에 없어. 수학공부도 딱히 수능을
겨냥하고 했다기보단 그냥 수1까지만 끝내보자 라는 생각으로 정석책을 공부했지..


그리고 가끔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어서 얘기하는건데 나는 절대 선행을 빠르게 한 타입은 아니였어.
고1 들어오기전 겨울방학에 10-가,나를 공부했을 정도니깐.. 내 생각에 선행은 빨리했다고해서 좋은것도 아니고
늦게했다고해서 나쁜것도 아닌거같아.


어차피 뭔가를 배운다고해도 계속해서 접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게 되는게 당연하거든. 만일 선행을 해도 고1때 수1이나 수2를 계속해서 공부할 자신이 없다면 그냥 고1들어가기전에 고1꺼 정도만 해두고 이래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물론 선행을 더 앞서서 했다면 계속해서 잊지않게 복습해주는거 잊지말구


이런식으로 고1이 지나갔는데, 신기하게도 모의고사 공부한번 한적 없었던 내가
1학년 모의고사에선 모두1등급을 맞았어. 기본적으로 중학교때 쌓아놓은게 있어서 그런지 별 무리가 없더라구.


그리고 1학년때는 내신공부는 시험 2주일전부터 시작했는데, 중학교때도 그랬지만 난 수업을 열심히 듣는 타입이기보단
뒤에앉아서 열심히 자는 타입이였어.. 그리고 1학년때는 자만에 빠져서 시험기간에 피시방다니면서 카오스하느라고
내신이 썩 좋은 편도 아니였지.. 그러다가 1학년 기말고사때 수학시험을 봤는데 이때 내가 평생 상상치도 못했던 점수를
맞았어. 78점이였지.


태어나서 수학을 70점대로 맞아보긴 처음이였어. 수학 시험공부는 살면서 해본적이 없었는데, 다행히 1등급은 나오긴 했지만
70점대를 맞았다는거 자체가 내겐 큰 충격이였어. 그때부터 수학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지


고등학교 2학년


충격적인 점수를 받은 이후로 거들떠 보지도 않던 학교 보충교재부터 손을 댔어. 학교에서 하는 수업은 안듣고
보충교재를 수업시간에 혼자 풀어나가기 시작했지. 그렇게 해서 보충교재를 모두 푸는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어.
그리고 학원을 다니면서 학원에서 주는 문제외에도 선생님께 문제를 더 달라고해서 엄청난 양의 문제를 풀기 시작했지.


그리고 개념은 항상 정석(기본,실력)으로 다졌어. 뭔가 특별히 이로운점을 느꼇다기보단 그냥 정석을 많이 푸니깐 나도
정석을 풀었고 정석이 개인적으로 내 맘에 들기도 했고.. 그리고 이때 딱히 수학공부법이라고 할게 없는게, 그냥 말그대로 정석풀고, 문제지풀고 이렇게 공부했거든..


그런식으로 진도를 수2까지 뺐어. 그런데 이때 정말 수학이라는 학문에 빠지게 되었어. 그래서 인터넷을 뒤지면서
putnam, imo, kmo, 등등 여러가지 경시대회 문제를 혼자 풀어대고, 나가지도 않을 경시대회 책을사서 풀고..
심지어 대학교 수학 학부서적까지 빌리거나 사서 보곤했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게 내 수학에 도움이 되었는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시간낭비였다고봐. 개인적으로 후회하는건 아니지만 후배들이 나와 같은 길을 걷겠다고하면 '수리 가형이나 잘해라'이렇게 말해주고싶어..


그리고 저런 학습위주의 수학을 해서 그런지 문제풀이에서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어.
바로 '실수'야.


수학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주했을지도 모르는 부분인데, 정말 이때부터 실수가 날 괴롭히기 시작했어.
수리영역에서 공부를하면서 그때까지 모르는문제는 단 한문제도 없었어. 그치만 그게 틀린문제가 한문제도 없다는 뜻은 아니였지 이건 고3에서 다시 자세히 언급해볼게


그리고, 고2때까지 딱히 외국어공부를 특별히 한적은 없는데, 나는 TEPS를 준비했어.
고3되기전까지만 공부하려고 했던 TEPS라서 단어를 좀 무식하게 외웠는데, 내가 단어외우는 방법은 이랬어
하루에 딱 외울양을 정해. 나는 300개였어. 이걸 수업시간이나 짬짬이시간에 계속 외우면서 다외웠다고 생각된
단어는 포스트잇에 적어서 책상위에 붙여놨어(뜻은 말고 pneumonia 이렇게 단어만) 계속해서 접할 수 있게.
그렇게 해서 다음날 학교에오고 포스트잇을 다시봐서 단어를 모두 아는 포스트잇만 책상에서 뗏어.
만일 확실하게 안외웠다면 포스트잇만 늘어나고 점점 힘들어지니깐 확실하게 외워야 되는거지. 이렇게 한달을 하니깐
거의 10000단어를 외울 수 있더라고


그리고 다른 영역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L/C는 반복과 꾸준함 만큼 좋은게 없어. 매일매일 55분씩 듣는거야.
시험전날까지. L/C는 들으면 들을수록 오르고 영어를 듣는데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시험은 쉬워져.
그리고 R/C는 항상 시간을 재고 문제를 푸는연습. 만일 점수가 700이 안된다면 기본기를 먼저익혀. 문법공부와 독해공부. 그때는 시험시간에 맞춰서 문제푸는게 아니고 한문제 한문제 꼼꼼하게 해석해야될때야. 그 이후부터는 실전같은 문제풀이. 책은 그냥 How to teps로 공부했고..


그리고 항상 모든 시험에 있어서 중요한건 실전과 같은 연습이라고 생각해.
수리 영역은 수리를 보는 시험이지 절대 수학을 보는 시험이 아니야. 수학을 잘하는사람 ≠수리를 잘하는사람 이라고 생각해. 물론 Teps도 마찬가지고. 항상 시간에 맞춰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해야되. 이게 가장 중요한거야. 공부를 열심히 하기만 한다고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게 아니고 그때 그 분위기에 맞춰서, 시간에 맞춰서 평소에 푸는 연습을 해두어야 시험장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그리고 나는 고2때는 공부량이 많은 편은 아니였어. 이때가 제일 틈틈히 시간을 많이써서(?) 놀았는데,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야자, 보충 다튀고 쓸모없는 기타과목수업이 많은 목요일 같은경우는 매일 점심시간에 땡땡이치고
피방가고 그랬어.. 대신 그 외에시간은 확실히 공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였지.


고등학교 3학년


난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을 족같이 보냈어. 독서실을 끊어놓고 엄마 핸드폰에는 독서실 문자를 스팸차단해놓고(문자열차단)
내가 번호를 바꿔서 보내면서 자유자재로 독서실을 드나들었지. 그렇게 겨울방학을 보내고보니
고3 모의고사에 들어와서 꽤나 충격적인 점수가 나왔어. 그게 수리였어. 아마 2갠가 틀렸었을거야..


그때부터 내가 내걸은 모토는 실수와의 싸움이였지. 이때부터 실전과같이 수리영역푸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어
100분을 딱 내걸고 긴장되는 분위기속에서 매일매일 하나씩 모의고사를 풀었어. 그리고 내가 실수를 하게되는 사고방식이 어떤건지 공책에 다적어놓았어. 예를들어 ●정적분할때 밑끝을 계산안함.. 이런식으로 말이야


흔히말하는 오답노트는 아니구, 내가 스스로 찾아낸 공부방법이라고 해야되나.. 이렇게 한달 하고나니깐 내가 자주 틀리는 부분과, 내가 문제가 있는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어. 신기하게도 실수를 하는 건 몇개의 포인트에서 자꾸자꾸 반복되고 있더라구. 그리고 내가 찾아낸 주된 문제점은,


'문제를 꼼꼼히 읽지 않고 푼다'


라는 점이였어. 이건 대다수의 학생들도 아마 나와같은 입장일 거라고 생각해. 나는 문제를 몇가지 수치만 보고 쉭넘겨서
이게 어떤문제다 내 멋대로 파악해버리고 바로 풀어버리는 타입이였어. 그래서 꼭 조건을 빠트리거나 내멋대로 문제해석을 해서풀었을 때가 있곤 했거든. 그래서 내가 제일 먼저 고친 습관이 '모든 문제를 밑줄치면서 읽는다'였어. 밑줄치면서 그냥 생각없이 읽는건 절대아니고, 조건에 동그라미 쳐가면서 밑줄치면서 읽었어.


그리고 몇개의 포인트를 항상 시험시작전에 유념해가면서 그 포인트를 놓치는 유형의 문제가 나오면 긴장하면서 풀었어. 이런식으로 실수를 고쳐나가면서 나중에는 넘겨가면서 푸는 문제집있잖아? 그걸 푸는데 10회 모두 만점을 맞고 그런적도 있었어.물론 수능전까지 실수를 적는 노트는 계속 써나갔지.


그리고 언어영역 공부에 관해서인데, 나는 3년동안 언어영역 2등급이 나와본적은 없어. 그런데 3학년와서 안정적인 점수가 나오지 않기 시작했어. 그래서 내가 그때 공부한 방법은 이래.


먼저 내가 모의고사를 풀고 틀린영역을 구별해서 체크해둬. 예를들어 비문학과학/비문학사회/고전시가/... 이런식으로 영역별로 몇개의 문제를 틀렸는지 기록해. 그렇게 기록하다 보면 분명히 자기가 약한 부분이 있어. 그럼 그부분의 문제집을 사다가 (시중에 영역별문제는 넘쳐) 푸는거야. 그렇게 보완하고 또 보완해. 그리고 기본적으로 기출문제집(난 2번풀었어)이랑 EBS문제집 푸는건 잊지말구.


그리고 외국어영역은 계속 1개 틀리거나 다맞는 수준이다 보니깐 그냥 기출에 EBS몇권으로 되더라구..


과탐은 인강들었어. 과탐인강은 꼭 들어. 내가 3학년 들어가서야 인강을 처음 듣기시작했는데(시작이 백인덕), 과탐 인강만큼 좋은게 없더라구. 과탐 공부를 물론 혼자서도 할 수 있겠지만 인강을 들으면 포인트를 집어주니깐 훨씬 공부하기가 쉬워. 모르는 길을 가는거보다 어느쪽으로 가라고 가르쳐주면 가기 더 쉽잖아. 과탐이 그 영향을 다른 과목보다 많이받거든. 과탐은 그렇게 기출풀고 인강만 들어도 1등급 나왔어 나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다보니 6월모평때 좋은 점수를 맞았어. 이건 인증한적있으니깐 찾아보면 나올거야..
그런데 여기서 또 자만한게 실수였어. 자만하고 이때부터 다시 카오스의 시작이였어..카오스 악마의게임이야 카오스때매 조지는애들 정말많다.. 이때 애들이랑 PC방다녔는데 (어메이징PC방이라고 있어..) 어메이징PC에서 도원결의를 맺었지.. 우리는 다른날 다른시에 태어났으나 한날한시에 이 PC방에서 나가기로..


그리고 9월 결과는 처참했지.. 9월모의평가 하루는 충격으로 그냥 집에서 하루종일 누워있었어.
그치만 좌절하지는 않았어.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런생각을 했어. 독기를 품고 그 다음날부터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정했지. 기상시간 6시반에 취침시간 2시반쯤... 흔히말하는 4시간자고 풀공부, 고승덕모드에 들어갔어. 아마 내 인생에서 공부를 열심히한건 이때뿐일거야. 그 전까지만해도 놀면서 공부 잘한다는 소문이 돌았었는데 이때부터 내가 공부안한다는 소리는 아무도 못했거든.


이때 내공부방식은 먼저 학교에 가기전에 문제집을 하나 정해. 그 다음 학교에가서 언어 1교시 시간이 될때까지 문제집을 풀다가, 언어 1교시 종치는 시간부터 모의고사 시간표에 맞춰서 수능시험처럼 시험을 한번 보는거야. 하루에 한번. 이렇게 과탐까지 풀고(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아침에 정한 문제집을 풀어) 그다음 문제집 1권을 12시까지 다풀어. 만약 문제집이 너무많으면 과탐은 안 풀때도 있었어. 이렇게 하면 하루에 1권 문제집을 풀 수 있고 그다음 집에가서 자기전까지 오답을해. 물론 학교수업은 하나도 안들었어. 이렇게 하기전에도 안들었지만..


이렇게 수능전날까지 거의 매일 안빠지고 이 패턴을 반복했어.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방향은 아니지만 지금 서울대 의예과에 합격했지 ^^
어떤 방향이던, 지금 내 결과는 내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해. 어떤방식이더라도 흘린 땀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걸 다시한번 깨달았지.


모든 수기를 읽으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어.


하늘은 노력하는 자를 배신하지 않는다고.


나도 이말에 동의해. 니들이 이 수기를 읽던 안읽던간에 정말로 니들이 깨닫고 바뀌지 않는다면 변하는건 아무것도 없어.
공부법은 내가 찾아주는게 아니라 니들이 찾는거야. 마이클 조던이 너희들한테 농구를 가르쳐 준다고 너희들이 프로농구선수가 될 수 있는게 아니잖아?


중요한건 너희 자신이고. 수기를 읽으면서 나도 뭔가 변하고 나도 뭔가 노력해봐야겠다라고 조금이라도 생각한 사람있으면 이글에 댓글만 달고 얼른 컴퓨터 꺼서 공부해!


내일내일 미루다가는 정말 내일은 커녕 공부시작이 수능 일주일 전이 될 수 도 있어. 오늘부터 시작해
진정으로 땀흘려 공부한사람이라면 하늘이 절대 배신하지 않을거야. 너희들 대입에도 좋은 결과 있기를 빌게!


출처: http://cafe.naver.com/suga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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