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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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는 거의 눈팅만 했었지 글은 거의 써 본 적이 없는데 잠이 오질 않아 이렇게 쓰게 됐습니다. 그냥 흔한 하소연 글일 뿐이에요. 속풀이할 곳이 없어 이 곳에서나마 조금 풀어보고자 합니다.
저는 올해 재수를 했던 학생입니다. 현역 때 놀기 좋아하는 성격에다가 자주 아팠던 허약한 체질이라 공부를 많이 하는 학생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학교에서 장학금도 타고 항상 모의고사보면 성적우수자로 불려갈 정도로 성적을 유지했었습니다. 지금 보면 참 신기해요. 지금 생각해도 참 공부를 안 했었는데 그렇게 봤을까요..ㅎㅎ
하지만 노력을 하지 않았던 탓인지 상대적으로 잘봤던 국영수에 비해 탐구가 폭망해서 정시로는 원하는 대학에 갈 성적이 나오질 않더라구요..(물론 상대적이에요 국영수 222 였습니다.) 그래서 집안에서도 저에게 거는 기대가 있다보니 재수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이 쯤에서 제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저는 집안에서 늦둥이 딸로 태어나서 정말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어요. 부모님은 물론 나이차 많이 나는 오빠까지 정말 이렇게 사랑받고 사는 아이가 있을까 할 정도로 많이 받고 자랐죠. 그런 저이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재수을 하겠다는 딸 또는 동생의 고집을 썩 좋은 형편이 아님에도 들어주셨어요. 그러기에 정말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한 것이지만 아무리 못해도 진짜 작년의 나에게 올해는 아무리 못해도 너보다는 훨씬 정말 훨씬 열심히 했다고 말해줄 수 있을 정도로 공부했습니다. 특기라고 생각해 거의 손을 대지 않았던 국어 공부 특히 문법은 거의 달달 외울 정도로 공부했던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영어도 정말 끙끙 거려도 어떻게든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이해하려고 정말 열심히 했고 사탐은 선지 직접 써가면서 달달 외웠습니다. 그래서 6평을 학원에서 성적우수자로 붙이는 명단에 들 정도로 성적이 나왔습니다.(아마 11212 였던 것 같아요) 다만 위에서 말했다 싶이 제가 자주 아픈 체질인데 9월에는 위염에 걸려 컨디션 난조로 성적이 좀 떨어졌었어요. 그래도 꾸준히 해서 막판에는 성적이 수직상승하여 모의고사를 치루면 전 과목에서 2개 틀릴 정도까지 점수가 나왔습니다. 상승세였어요.
그런데 이번 수능은 수학을 제외하면 정말 망한 점수가 나왔습니다. 탐구는 점수가 조금씩 올랐지만 박터지는 사문 법정(심지어 법정은 사설기관 예상 등급컷이 빗나가서 불이익을 받았습니다..)선택자였고 국어 영어는 난생 처음 받아보는 점수를 받았어요.
진짜 저를 위해서 엄마가 너무 고생하셨는데 너무 죄송하고 왜 다른 친구들은 적당히 해도 논술이든 뭐든 어떻게든 성대까지 가던데 왜 학창시절 당시 그 아이들 보다 더 공부를 잘했던 나는 이렇게 해도 안되는 걸까..왜 나만 이럴까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게다가 저는 기억도 안나는 애기 때 그게 다쳐서 애기 때부터 지금까지 그거에 관한 수술을 받아오고 있어요. 이렇다 보니 왜 남들은 안 다치고 안 아프고 잘만 학교다니는데 왜 나는 이랗게 안 풀릴까..싶어서 서럽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하루 펑펑 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적표를 받자마자 삼수 생각이 간절하더라구요. 그런데 재수로 심하게 데여서 쌩삼수는 겁이 납니다. 아버지도 극구 반대하시면서 차라리 그럴거면 고졸로 살면서 공무원 준비하라고 하시구요. 그래서 삼반수도 생각을 해보는 중인데 정말 모르겠습니다..그냥 아무 대학이나 가서 공무원 준비라도 해야하나 아님 학사편입을 알아봐야하나 이래저래 온갖 생각이 교차하네요..ㅠ
일단 일순위는 정시 최대한 알아보고 잘 써서 어느 대학이라도 들어가서 공무원 준비하기로 부모님과 합의는 했지만 사실 삼반수의 유혹이 떨쳐지지는 않아 착잡하네요...ㅠㅠ 지금까지만 우울하고 어떻게든 앞 길을 찾아가야 하는데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서 무섭기만 합니다. 그래도 제가 기운차려야 집안이 밝아지니 일어나면 밝게 있으려고 노력하려구요. 혹시라도 긴 글 다 읽어주긴 분들이 계시다면 하소연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좋은 하루 행복한 하루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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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게 있다면 한 번 더 도전하세요. 부모님을 설득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공무원 준비한다고 속이고서라도 삼반수 도전하세요. 평생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후회 속에 살 것 같으면 그래야 합니다.
안타깝네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고생하셨어요.
저는 고3때 점점 성적이 오르기 시작해서 9평부터 피크를 찍다가 수능 말아먹고 재수 시작했어요.
재수하면서도 점수는 계속 올랐고 실력에도 자신감이 붙었죠.
정말 열심히 했었는데 수능은 그걸 알아주지 않더라고요. 뭐 남들이 보기에는 분명 좋은 대학이지만 수능끝난 날 이불에 쳐박혀서 눈물도 흘렸죠..
미련도 많이 남았고 삼반수도 생각했지만 대학생활하다보니 느끼는 점이 많더라고요.
지금은 만족스럽게 학교 다니고 있습니다(비록 전공은 힘들지만요..)
우선 한숨돌리고 푹 쉬세요.
일단 대학가고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때도 확신이 선다면 부모님 몰래라도 삼반수 준비해보는게 어떨까요??
많이 힘드실텐데도 마음가짐이 참 보기좋아요. 얼른 털어버리고 웃으셨으면 좋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