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감자전 [691083] · MS 2016 · 쪽지

2016-11-17 16:25:14
조회수 484

수험생 헌정시) 등급컷 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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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등급컷 생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수험표 뒤 가답안을 다 헤일 듯 합니다.

 

수험표에 하나 둘 매겨지는 정답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등급컷이 너무도 다양한 까닭이요,

가답안을 밀려쓴 까닭이요,

헤아려봐야 모의고사와 다를 바 없을 까닭입니다.

 

1등급 하나에 기쁨와

2등급 하나에 안도와

3등급 하나의 아쉬움과

4등급 부터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문제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중학교때 미래의 학교였던 SKY의 이름과 하버드,프린스턴, 예일 이런 이국 학교들의 이름과 벌써 재수생이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노량진&', &'강남&', 이런 재수학원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대학들은 너무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궁금해

이 빗금표가 가득한 수험표위에

등급컷을 매겨보고

얼른 가방에 넣어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노는 그네들은

학창시절이 끝났음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학창시절이 담긴 졸업장위에도

자랑처럼 대학합격증이 무성할게외다.


ps. 자작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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